자동차를 고치느라고 정비공장에 가서 몇 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정비가 끝난 다음에 보니 갈아 끼운 부품을 담은 주머니를 비롯해서 플라스틱이나 쇠로 만든 물건들이 내 차 바닥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모두 주워 들고는 정비책임자한테 가지고 가서 다짜고짜로 따졌다.
“당신네 정비사가 내 차안에다 이 따위 물건들을 잔뜩 어질러놨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요 ?”
내가 화를 내자 책임자는 부품을 살펴보더니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주머니에 있는 것들은 팔걸이하고 볼트, 와셔같은 것들이군요. 그리고 여기 이것들은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벽돌이고,
이 두 개는 장난감 군함인데 나머지는 애들이나 봐야 알만한 물건들이로군요.”
플로리다주에 있는 디즈니 월드의 에프코트 센터를 둘러 보면서 우리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디즈니의 능력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이 물건 저 물건 만지면서 가격표를 비교해 보는 동안 우리는 마치 프랑스에 와 있는 것 같은 환상에 빠져 들고 말았다.
그런데 나하고 함께 갔던 친구가 물건 하나를 집어들더니 요리조리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를 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선 더 싼 것 같지 않니 ?”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소파에 몸을 던지며 탄식했다.
“누가 날 좀 침대까지 데려다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말과 동시에 십대인 우리 아들과 기골이 장대한 그애 친구 두 놈이 달려들어 내 양어깨와 다리를 들어 올렸다.
꽤 무게가 나가는 편인데다 축 늘어진 나를 침실까지 떠메고 가는 동안 아이들은 적잖이 헐떡거리며 끙끙댔다.
나를 내려놓고 방에서 나가며 지쳐버린 한 녀석이 내뱉는 소리 : “휴우 ! 두 번에 나눠서 옮겼어야 하는건데 !”
뚱뚱해지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했으나 중년에 접어들면서 나는 몸무게가 약간 더 늘어난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저녁 너무 꽉 끼어서 잘 올라가지 않는 바지를 입으려고 낑낑거리다가 남편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가 빨리 할머니 , 할아버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할머니들이 뚱뚱하다고 해서 누가 관심이나 갖겠어요 ?”
그러자 남편의 대답 : “할아버지들이지.”
뉴욕시에서 살다가 뉴햄프셔의 시골로 이사온 뒤 우리 내외는 새로운 농촌환경에 적응하려고 열심이었다.
가을이 되자 나는 단풍나무에서 단 즙을 뽑기 위해 단풍나무 몇 그루에 구멍을 뚫고 즙을 내기로 했다.
필요한 연장을 구해 온 나는 나무 한 그루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경험이 없어 일은 잘 안 되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구멍을 뚫은 후 막 물통을 매달려는 순간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촌로(村老)한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내 일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 보고 서 있었다.
물통을 다 매달고서 자랑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자,어떻습니까 ?”하고 물었다.
“잘했구만. 느릅나무에다 칼집을 내놓았으니.” 촌로의 말이었다.
깊은 산속으로 사냥을 갔는데,날씨가 몹시 춥고 폭풍까지 불어서 우리는 이틀 동안 캠프 속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드디어 하늘이 개자 우리는 어서 사냥을 나가고 싶었지만,우리를 안내하던 사람은 하루 더 기다려야 된다고 고집했다.
아무리 졸라도 안 되길래 우리는 그럼 우리 끼리라도 가겠다고 나섰다.
더 이상 그렇게 멍하니 앉아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좋습니다." 안내원이 말했다.
“정 그렇다면 안 말리겠소. 한데 혹시 길을 잃거든 직경이 80cm쯤 되는 쓰러진 나무를 찾아서 , 그 위에 올라타고 엎드려들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의아하게 생각한 한 친구가 그렇게 하고 있으면 구조될 때까지 몸이 따뜻하게 보존되느냐고 물으니까, 그 안내원 가로되,
“체온이 내려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죠. 그렇게 하고 있어야 나중에 우리가 당신네들을 찾아 말에 실을 때 말등에 꼭 맞아 싣기가
쉽기 때문이죠"
우리는 군말 없이 캠프에서 더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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