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용 비행기 승무원인 나는 비행기가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승객들이 자리에 앉아 있도록 하기 위해 승객들과 승강이를 벌이곤 한다.
어느 날 나는 틀에 박힌 기내방송을 하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비행기 안에 남아 계시다가 기내 청소를 도와주실 분이 계시면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지기 전에 일어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백 사줄게>
어느 날 부동산중개업을 하시는 어머니가 상속받은 큰 시골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제가 말씀드릴 얘기 중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는데요.” 그 사람이 말했다.
“나쁜 얘기부터 해보시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그러죠. 집에 흰개미가 많습니다.”
“좋은 얘기는 뭔가요?”
“어디선가 라돈이 방출되어 개미를 죽이고 있지요."
<보안요원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는>
풋내기 경찰관인 나는 어느 날 밤 야간순찰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내 동료와 나는 동료 경찰관과 함께 최근 파괴 행위로 골치를 앓고 있던 고등학교를 둘러보았다.
우리는 창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는 건물로 기어 올라갔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소리를 죽여가며 실내를 가로질러 갔다.
바닥에 발이 끈적 끈적 달라붙고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철썩철썩 하는 소리가 났다.
마침내 출입구 까지 간 우리가 불을 켜고 돌아다보니 새로 페인트칠한 콘크리트 바닥에 우리 발 자국이 찍혀 있었다.
불량배가 들어간 것이 아니고 페인트칠을 하고 통풍을 시키려고 창문을 열어놓았던 것이다.
<불곰국의 상냥함>
엔지니어링 회사의 감독관인 남편은 여러 사업현장의 공정을 나타내는 건설현장 사진을 자주 찍는다.
어느 날 남편이 사진을 찾으러 사진관에 갔더니 점원이 어느 사진인지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남편이 회사 이름을 알려주자 여점원은 이렇게 말했다.
“아, 이제 생각나네요. 우리는 언제나 선생님의 사진을 ‘지저분한 사진’이라 부르지요.”
<불도저 같은 그녀>
어머니와 내가 병원에서 진료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소방관들이 여러 명 들것에 실려 응급실로 들어왔다.
그중 한 젊은이가 우리 옆 병상에 눕혀졌는데 병원 직원이 서류작성을 위해 그에게 의례적인 질문을 했다.
그가 소방관에게 전화번호를 물었을 때 우리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의 대답은 응급구조번호인 '911'이었다.
<상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