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화초가꾸기에 취미가 있으신데 비록 가꾸는 법이 다소 엉터리라 해도 아버지께선 그러려니 하셨다.
어느 날 오후 어머니는 용설란을 TV수상기 바로 앞에 갖다 놓았는데 그곳은 햇빛이 잘내려 쪼이는 곳이었다.
방으로 들어오시던 아버지 , TV 수상기를 가로막고 버티고 앉은 용설란을 보시며 공명스레 한 마디 하셨다.
“이 꽃이 야구구경을 좋아했음 좋겠군"
<미군의 거북이 흉내>
미국에 와 사는 쿠바인인 피트와 알고 지낸지도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내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 ?” 피트가 물으며 "마침내 미국시민이 되었다구 !”하고 자랑했다.
그거 잘된 일이라며 축하를 하자 피트가 하는 말,
“난 말야, 형편없는 영어를 하는 쿠바인으로 내 자신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부터는 스페인어가 유창한 미국인이 된거라구.”
<남친이 우리집에 온댄다>
우리 이웃집 양반은 미식축구라면 사족을 못써서 열성파 축구팬을 꼽으라면 단연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매주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이면 으례 TV수상기 앞에 진치고 앉아 경기 시작 킥오프부터 경기가 끝나 마지막 호각을 불 때까지 꼼짝않는다.
추수감사절날 아침,우리 집에 놀러 온 그의 열 서너살난 딸이 부엌에서 “언제 다 되지 ?” “언제쯤 먹게 되느냐구 ?”
칠면조 요리가 되어 나오길 눈이 빠지게 기다리며 우리 애들에게 재촉하는 것 같았다.
나는 집에 놀러 온 꼬마 손님께서 무안해 하지 않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너의 집은 언제 저녁식사를 하니 ?”
이웃집 아이는 미국의 모든 축구과부와 축구고아들을 대변하는 듯한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전반전이 끝난 휴식 시간에요.”
<신나는 병맛 놀이>
실로 오래 간만에 우리가 이 집으로 이사온 날을 기억해 내면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내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축하합시다. 여보 ! 우리가 이 집으로 이사온지도 만 일년이 됐군 그래.’’
"아니에요.” 아내가 대꾸했다.
"내일이란 말에요."
"어째서 내일이란 말야 ?”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내는 또박또박 “우리가 이사온 날은 우리 결혼기념일 바로 다음 날이었다구요”하는 것이 아닌가.
<윗통벗고있는데 여성이 나타나면>
자동차로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워낙 지루해진 우리 집 일곱 아이들은
지루한 시간을 좀 잊어 보려고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대형트럭을 적발하기로 했다.
매연차량은 곧 눈에 띄어 우리 아이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손짓 몸짓으로 항의했지만
매연차 운전사들은 무슨 영문인지 못알아차리고 그저 손을 흔들고 지나갔다.
그래서 맏아이가 종이에 '공해'라고 써 매연차량 운전사가 보이게끔 들어 올렸다.
한 운전사가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교통신호에 걸려 기다리고 있는 우리 차를 뒤쫓아와 유리 창 밖으로 조그만 머리들이 올망졸망 나와 있는
우리 스테이션웨건 옆에 바짝 대고는 급히 휘갈겨 쓴 다음과 같은 표지를 치켜 올리는 것이었다. :'인구 과잉'
<인형 알바의 연기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