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한 사람이 꽤 이름있는 투자금융회사 사람들에게 중요한 회사 합병 제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시카고에 갔다.
그 친구가 막 얘기를 시작하려는데 전기공 한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와 사다리를 걸쳐 놓더니 전등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회사의 한 여비서가 내 친구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죄송합니다. 저 사람을 불러 오느라고 며칠 동안 애먹었습니다. 말씀하시는 데 방해가 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친구는 알겠다고 하면서 설명을 계속했다.
그가 막대한 금액을 언급하자 전공은 놀랍다는 듯이 휘파람을 불었다.
내 친구는 위 쪽을 올려다 보고 눈을 흘기면서도 얘기를 계속했다.
끝으로 그가 예상되는 상당한 액수의 이익금에 대해 언급하자 그 전공은 "야아 !” 하고 탄성을 질렀다.
내 친구는 한껏 약이 올랐지만 이번에는 수 백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합병에 소요되는 금액을 얘기했다.
전공의 입에서 또 "아아 !" 하는 탄성이 나왔다.
몹시 화가 난 그 친구는 전공을 밖으로 내쫓아 달라고 요구했다.
전공은 그제서야 사다리에서 내려오더니 모자를 벗고 내 친구를 얼싸안았다.
그들은 10년 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했던 대학동창이었다.
그 대학동창과 그 회사 직원 몇 사람 덕분에 그가 장난삼아 제시한 아이디어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어떤 소년이 우리 집 문을 두드리더니 그동안 봐오던 신문의 구독신청을 갱신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제 신문을 볼 시간도 없으려니와 최근에는 현관에 와 있는 신문을 곧 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형편이므로

신문을 그만 보겠다고 했다.
그 소년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그러면 말입니다, 제가 직접 쓰레기통에 넣어 드리겠습니다." 





내 친구가 어느 날 생일선물로 새로 받은 물건 때문에 몹시 들뜬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그 선물은 시계를 겸한 크고 둥근 귀고리였는데 시간도 잘 맞았다.
그 친구는 사무실의 직원들에게 그 선물을 자랑했다.
그날 점심 시간에 그 친구가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있는 데 어떤 남자가 들어오더니 시간을 물었다.
내 친구는 활짝 웃으면서 그 남자 앞으로 바싹 다가서서 똑바로 얼굴을 바라보더니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자기가 시계 귀고리를 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남자는 눈이 휘둥그래지며 더듬더듬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떴다.
그제서야 내 친구는 귀고리 시계가 둘 다 책상 한가운데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전화를 받느라고 귀고리를 때어 놓은 것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양로원에서 나와 교대 근무하는 여자는 항상 무슨 일에든 고맙다는 말을 잘한다.
어느 날 밤새 진눈깨비가 많이 쏟아졌는데 이튿날 아침 그 여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찍 출근 했다.
나는 놀라서 어떻게 그렇게 일찍 올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우리 집이 여기서 몇 백 미터밖에 안되거든요. 그래서 엎드려 기다시피 엉금엉금 왔어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새벽 6시에 찬 진눈깨비가 내리는 속을 엉금엉금 기어서 고개를 넘어온 게 뭐가 그렇게 고맙다는거예요 ?” 하고 내가 물었더니

그 여자는 젖은 코트를 벗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깜깜해서 아무도 날 보는 사람이 없지 뭐예요 !”




 
치과병원에 가서 배관 고장을 수리해 준 다음 경리 아가씨에게 청구서를 주었더니 우편으로 수표를 붙여 주겠다고 했다.
그때 그 아가씨의 책상에 놓인 조그만 팻말이 눈에 띄었다.
나는 얼른 그것을 집어서 아가씨에게 보여주었다.
그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진료가 끝나면 곧 치료비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병원을 나설 때 내 손에는 수표가 쥐어져 있었다. 





비행기 두 대가 동시에 공항에 접근하는 것을 보고 항공관제사가 무전연락을 했다.
“델타 270기,이스턴 425기,당신네들은 공항으로 부터 같은 거리에 있다. 누가 먼저 착륙하겠는가 ?"
델타의 기장이 얼른 머리를 써서 이렇게 말했다.
“델타,자네가 먼저 내려라.”
이스턴의 기장은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자기가 보기좋게 당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576)  (0) 2018.08.22
이런 일,저런 일 (575)  (0) 2018.08.18
이런 일,저런 일 (573)  (0) 2018.08.18
이런 일,저런 일 (572)  (0) 2018.08.14
이런 일,저런 일 (571)  (0) 2018.08.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