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반 시절에 나는 두 명의 친구와 집 하나를 세내어 함께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길잃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집 현관에 나타나자 나는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하면 주인을 찾아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동네에 고양이를 찾는 포스터가 붙었는지 살펴봤니 ?”
“네,엄마"
“동네 아이들에게도 물어봤구 ?”
“네"
“신문 광고도 냈니 ?”
“네. 이제 어떻게 하죠 ?”
“그럼 이름을 지어주렴.”
그로부터 5년이 지나고 두 번이나 이사를 했지만 대퍼딜은 아직도 나와 함께 살고 있다. 





나는 사람들의 생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니가 늘 내게 전화를 해서 다가올 어떤 사람의 생일을 알려주곤 한다.
그러나 어느 날 내가 언니와 전화로 얘기를 나누다가 “나 언니 생일카드를 예쁜 걸로 샀어” 하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며칠 후 언니가 내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얘,너 그 생일카드 내일까지는 부쳐야 돼. 안 그러면 내 생일이 지나 간 다음에 도착하게 될거야."





내가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고 있을 때 였다.
한 지방도시를 통과하다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나를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이렇게 소리쳤다.

“야,줄무늬 팬티다 !”
순간 난 얼굴이 확 달아올라서 얼른 바짓가랑이를 살펴보았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나는 의아해하며 계속 달려가다가 다음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서 있는데 옆에 서 있던 차에 탄 아저씨가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 빨래가 잘 마르겠군.”
그제서야 나는 내가 빤 속옷을 배낭에 매달고 시내를 누비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엌에 도배를 하려고 도배지를 사온 나는 어서 도배를 시작하고 싶어서 좀이 쑤셨다.
이튿날 식구들이 모두 나가자 나는 도배를 시작했다.
남편이 돌아올 때쯤 부엌은 밝은 색깔의 도배지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부엌에 들어온 남편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아니 어떻게 된거야 ? 전구를 새로 갈아 끼웠나 ?”





우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가는 사촌과 유럽으로 가는 그의 가족들을 전송하기 위해 뉴욕의 케네디국제공항에 갔다.
T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삼촌은 여행에 지친 사람처럼 보였는데 혼자 남아서 짐을 지키게 되었다.
삼촌 옆에는 디즈니 월드에서 산 실물과 아주 흡사한 장난감 개가 놓여 있었다.
근처에 앉을 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었으므로 삼촌은 벽에 등을 기대고 맨바닥에 앉은 다음 장난감 개 옆에 모자를 벗어놓고

금방 잠이 들고 말았다.
우리가 돌아와서 잠든 삼촌을 깨워보니 그의 모자에는 마음씨 착한 여행자들이 던져준 동전이 꽤 많이 들어 있었다.





누이동생은 대학 학비에 보태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화장품 파는 일을 하기로 했다.
누이동생은 곧 남자들에게 화장품을 팔려고 해봤자 공연히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번에 화장품을 팔러 나간 동생은 젊은 남자가 문을 열어주자 이렇게 물었다.
“안주인 안 계세요 ?”
그 남자는 동생을 찬찬히 바라보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잠깐 기다리세요. 신청서 한 장 갖다 드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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