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1학년 시절 청진기 사용법을 처음 배우던 때의 일.
학생들이 청진기를 사용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충분히 익히자 선생님은 그들을 병실로 데리고 가서
비정상적인 심장에서 나는 불규칙하고 무딘 고동소리를 식별하는 실습에 들어갔다
첫번째 환자는 아름다운 금발 아가씨였는데 학생들이 떼지어 들어가 자기를 실험대상으로 삼는데도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이 금발 미녀에게 좋게 보일까 몹시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첫번째 재수좋은 학생이 조용히 미녀 앞으로 다가가서 청진기를 가슴에 대고 열심히 귀를 기울이자 다른 학생들은 모두 부럽다는
눈치로 지켜 보곤 방안은 고요해졌다.
한참 있더니 그 미녀 아가씨는 ‘애개, 이 형편 없는 풋나기야’ 하는 눈치로 생글생글 웃으며 아직 학생의 목에 매달려 있는
청진기 귀걸이를 들어 학생의 귀에 갖다 끼워 주었다.
내가 헌 차를 몰고 출근하던 때 나는 아침마다 라디에이터에 물을 가득 채워야 했다.
그러다가 12컵들이 전기 커피포트가 그 일에 꼭 맞는 크기임을 알고는 매일 아침 일찍 차 앞뚜껑을 열고 커피포트에 담아 온 물을 붓곤 했다.
어느 날 아침, 우리 아파트 바로 옆집 창문으로 아직 잠이 덜 깬 남자가 내다 보는 게 눈에 띄었다.
그가 창문을 열고 막 말문을 열려기에 내가 가로막았다.
“괜찮습니다. 도움이 전혀 필요치 않습니다. 아침마다 하는 일이거든요.”
그러자 그 사람아 말하기를 : “건 알아요. 그런데 그 라디에이터는 커피를 블랙으로 마십니까, 아니면 크림과 설탕을 탄 걸 좋아합니까 ?”
여러 달째 교제를 해 오면서 샘의 마음이 진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샘은 유난히 수줍은 사람이어서 프로포즈를 할 용기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럴 즈음 그이 어머니가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그 자리에는 그이네 집안이 모두 참석했고 시골에서 오신 아저씨 내외분도 계셨다.
다음날 샘은 자기 숙부 내외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참 좋으신 분들이던데요” 했다.
그러자 그이는 “숙부와 숙모도 당신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시던 걸. 우리가 언제 결혼할거냐고 묻기까지 하시더라구.”
그리고는 잠시 있다, “그럼 언제라고 대답해 드릴까 ?” 했다.
몇 해 전 일이다.
사촌누이 캐서린이 양초를 잔뜩 꽂은 생일케이크를 들고 큰 어머니 방으로 들어갔다.
큰어머니는 “얘, 그게 뭐냐 ?” 하셨다.
“어머님 생신이잖아요. 오늘로 아흔 세 살이 되신거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마라. 내 나이가 그렇게 많을 리가 없다 !”
“어이구, 어머님. 저도 벌써 일흔이 넘었는걸요.” 캐서린이 말했다.
그 말에 큰어머니는, “흥, 그거야 네 사정이지” 하시더라고.
결혼 6개월을 앞둔 약혼시절 그이는 나를 '가족들에게 인사시키는'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연세가 아흔 다섯이었던 그이 할머니는 상냥하고 매우 정정하셨는데, 한 가지 귀 어두운 사람이 대개 그러듯이 말씀하실 때면
목청껏 큰소리로 하셨다.
내가 거실에서 할머니의 아들딸 손자들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 할머니는 그이를 한구석으로 데려가더니 조심해서
작게 낸다는 것이 그래도 여전히 큰 목소리로, “얘야, 적정할 것 없다. 네가 그 먼젓번 처녀와 찍었던 사진들은 내 진즉 치워 버렸느니라”
하셨다.
유럽행 전세비행기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내 앞에는 몸집이 큼직한 부인네가 있었다.
항공사 직원이 여느 때와 같은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체중은 요 ?”라고 물었다.
“80kg인데, 왜 그러시죠 ?” 여인이 되물었다.
“비행기 연료소비량을 계산하기 위해 섭니다.”
여인네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몸을 수그리고 귀엣말로 속삭였다.
“그럼 10kg 더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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