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인 내 친구 내외가 결혼 15주년을 기념하고자 외식을 하러 갔다.
삼페인을 마시다가 그들은 바로 옆 테이블에서 70대로 보이는 노부부간에 비슷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는 걸 보았다.
그 부부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반한 친구 내외는 자기들은 결혼을 한 지 겨우 15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고는

두 노인이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지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그 대답을 들으면 압도당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할아버지의 대답이 들렸다.
“실은 오늘이 우리가 만난 지 꼭 1주일이 되는 날이라 축배를 들고 있는 중이라오.”





엘로스톤국립공원과 그랜드티튼스 일대에서 비를 맞으며 진창길을 며칠 동안 돌아다니다가 산림경비대 막사에서

잠깐 쉬어 가기로 했다.
막사 앞에 여행자들을 위해 흑판에 백묵으로 써놓은 것이 보이길래 무슨 내용인가 해서 가까이 가 본 우리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전반적인 기상상태'라고 쓴 글씨 밑에 짤막하게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지난 주에 오셨더라면 좋았을걸'





우리 마을 연쇄점에서 실시하고 있는 판촉 콘테스트에 입상하기 위해 남편과 나는 열심히 일을 했다.
일한 보람이 있어서 우리는 2등을 했고 내슈빌까지의 여행티켓을 부상으로 탔다.
그런데 수선스럽기 짝이 없는 우리 일곱 아이들을 돌봐 줄 사람을 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의중을 떠볼 요량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어머니,저 있잖아요. 우리가 상으로 여행 티켓을 탔는데요 내슈빌에 가서 닷새 동안 지내다 올 수 있는거예요 !”
어머니는 한참 동안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니 이윽고 말문을 여셨다.
“그거 참 잘 됐구나. 여행을 벌써 갔다왔길 바란다 !"





십대인 우리 딸한테는 하루종일 전화가 걸려온다.
그애를 찾는 전화가 계속해서 여섯번이나 걸려 온 어느 날 나는 일곱번째 전화를 받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 여기는 데븐네 집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일곱번째로 전화를 했군요.

요즘 그애는 열번째로 걸려 오는 전화만 받기로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십대 아이들 특유의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내 유머가 잘못됐나 싶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여보세요 !” 하고 상대방을 불렀다.
그랬더니 저쪽에서 사무적인 음성이 들려 왔다.
“여기는 도서관입니다. 전에 신청하셨던 책을 찾아 놓았습니다. 열번째 전화가 걸려 오면 얼른 나오셔서 가져 가시기 바랍니다."





나는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부모 노릇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강의를 들은 일이 있는데

거기서는 아이들의 행실을 바로 잡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소개해주었다.
강의 마지막 날 강사가 몹시 피곤해 보이는 두 아이의 어머니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강의를 듣고 나니까 아이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다루는 데 도움이 되던가요 ?”
“웬걸요. 하지만 남편한테 시험을 해보니까 기가 막히게 효력이 있더라구요.”





난생처음 야생버섯을 따러 갔던 나는 한시 바삐 집에 가서 버섯요리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모처럼 애써 딴 그 버섯에 혹시 독이라도 있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돼서 군청 농산과 직원을 찾아갔다.
그는 버섯을 자세히 검사하더니 “예, 이건 먹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막 나오려는데 그가 나를 불러세웠다.
“하지만 말입니다, 나 같으면 우선 조금만 해먹을겁니다"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537)  (0) 2018.05.31
이런 일,저런 일 (536)  (0) 2018.05.23
이런 일,저런 일 (534)  (0) 2018.05.23
이런 일,저런 일 (533)  (0) 2018.05.23
이런 일,저런 일 (532)  (0) 2018.05.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