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안의 오페라 '노아의 홍수' 공연 티켓은 불티나게 팔렸다.
교회의 좌석은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일이 꼬이느라고 배역 중 한 사람의 종적이 묘연했다.
이 작품의 연출가인 젊은 부사제는 당황한 나머지 공연의 주목표가 그날 새로 설치된 음향장치의 비용을 각출하는 데 있음을 잊고 말았다.
갑자기 확성기를 통해서 교회 주변으로 울려퍼지는 부사제의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는 화가 잔뜩 나서 사제에게 씨근대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하느님은 뭘하고 계시지요 ?” 





제2외국어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교사인 나는 끊임없이 프랑스어로 된 소설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시를 암송해주고, 프랑스어로 지시를 내리면서 학생들이 프랑스어의 리듬과 흐름에 익숙해지도록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다 보면 나는 종종 목이 쉬게 된다.
그래서 나는 성대를 튼튼하고 부드럽게 하기 위한 교사들의 강습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정된 날 지정된 장소에 나가 보니 강습회가 취소되어 있었다.
강사가 후두염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우리 부부가 갓 결혼했을 때, 나는 부엌일에 별로 익숙지 못했고 남편은 집안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지하실에서 전기 사포(砂布)를 가지고 무엇을 닦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나는 이제 됐구나 했다.
나는 남편이 드디어 집안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가보다 생각하고 살살 계단을 걸어 내려가 남편이 사포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문틈으로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남편은 내가 방금 만든 초콜릿칩 쿠키의 불에 탄 부분을 전기 사포로 열심히 갈아내고 있었다. 





어느 날 내가 봐주는 네 살 먹은 사내아이가 자기는 곧 여동생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 아이의 부모들이 어린애를 더 갖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렇게 물어보았다.

“그래 그 여동생은 언제 갖게 될거니 ?"
“아빠가 그러는데 내가 내 침대에서 자기 시작하면 금방 갖게 된대요.”
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내가 소위로 임관해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 처음 중대 일석점호를 취할 때 있었던 일이다.
점호시간이 되자 긴장된 마음으로 책상 위에 벗어둔 전투모를 쓰고 행정반을 나섰다.
무사히 첫 점호를 마치고 돌아와 흐뭇한 마음으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전투모에는 중사 계급장이 달려 있었다.
그제야 점호 전에 책상 위에 내 전투모와 부소대장 전투모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는 것을 깨 달았다. 





남편이 일을 하다가 다쳐 병원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남편이 치료를 받고 대기실로 돌아왔길래 의사가 후속 치료를 어떻게 하라고 하더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남편은 정색을 하고 큰소리로 의사의 처방을 읽었다.
“힘든 일은 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 도움을 받으며 할 것. 그리고 부부관계는 하루에 두 번씩 가질 것.”
그러자 옆에서 남편의 말을 듣고 있던 한 남자가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
"그거 무슨 병이지 나도 그 병 좀 앓고 싶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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