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팅에 호기심을 느낀 나는 초보자 코스에 등록했다.
우리를 맡은 열성적인 강사는 기회만 있으면 스케이팅이 건강에 아주 좋다고 말하곤 했다.
우리가 뒤꿈치로 제동하는 연습을 오랫동안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강사는 거리에서 조깅올 하는 사람을 가리키면서
"저 위에 있는 저 사람 보이지요? "하고 말했다.
"저렇게 달리면 관절에 얼마나 심한 충격이 가해지는지 아세요? "
"그렇지만 저 사람은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순 있지요."
지친 한 수강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배가 제법 부른 나를 남겨둔 채 남편이 집을 잠시 떠나 있게 되자 나는 부모님댁에 가 있기로 했다.
저녁시간을 친구 몇몇과 함께 지내고 싶었던 나는 집을 나설 때
아버지께서 결혼 전에 내게 하시곤 했던 말씀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는 "술은 마시지 말아라.이제 아기 엄마란 걸 잊지 말아야 된다" 하시더니 또 이렇게 덧붙이셨다.
"자아,나가서 즐겁게 지내렴."
황야에서 캠핑여행을 한 배낭여행자들이 연방산림청에 보내온 의견들 :
"길을 새로 내야 한다. 오르막길은 가능하면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벌레와 거미가 너무 많다. 이런 해충이 없도록 소독을 해줄 것."
"꼭 도보여행을 하지 않고도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리프트 시설이 필요하다."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가 길 어귀에 있었으면 좋겠다."
"산에 바위가 너무 많다."
"코요테들이 밤에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 성가신 짐승들을 몽땅 없애 버렸으면 좋겠다."
마지막 학기에 친구와 나는 병리학 강의를 듣게 되었다.
어느 날 무심코 친구와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고 있을 때 사람들이 잔디밭에 들어가는 것을 아주 싫어하시는
병리학 교수님이 창문을 통해 우리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음을 직감했다.
우리는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그날 병리학 수업시간 내내 친구와 나는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수님보다 먼저 튀어나가려는 친구를 꼭 잡고 나는 이렇게 조용히 말했다.
"뒷모습을 보이면 안돼."
고등학교때 나는 내 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한번은 학교 수영장 감시원으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
나는 그때까지 그 사람 옆에 가까이 서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 사람의 키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데이트 하는 날 저녁이 되자 나는 굽이 높은 하이힐 한 켤레와 굽이 낮은 구두 한 켤레를 꺼내놓고
오빠한테 그 사람이 오면 얼른 나가 보고 이층으로 뛰어 올라와서 어느 쪽 신을 신어야 할지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마침내 그 사람이 와서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초조하게 기다렸다.
오빠가 뛰어 올라오더니 말했다.
"얘, 맨발로 나가야겠다."
아이들이 집에서 법석대는 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개학하는 날.
두 아들이 학교에 간다고 나간 후 나는 남편의 출근준비를 돕고 있었다.
잠시 후 벨소리가 나더니 큰아들이 다시 들어와 빠뜨린 준비물을 챙겨갔다.
연이어 작은아들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아코디언을 들고 후다닥 뛰쳐나갔다.
남편이 나가면서 말했다.
"드디어 개학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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