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아침 나는 고대 유물을 찾기 위해 플로리다주의 한 강 아래로 스쿠버다이빙을 했다.
1시간 후 산소가 거의 다 떨어져 산소통을 바꾸러 보트로 돌아가야만 했다.
나는 수면으로 올라가 강물의 흐름을 힘겹게 헤쳐나가는 대신 수중으로 헤엄쳐 가기로 작정했다.
보트에 가까이 다가갔을때, 누군가가 얕은 물에 등쪽으로 철벅 떨어지는 것 같았다.
깜짝놀라 일어서보니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빤히 처다보고 있었다.
내가 그만 세례의식의 한가운데로 블쪽 솟아나왔던 것이다.
목사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주님은 누구나 증인되는 것을 환영하십니다. 우리 다같이 기도합시다."
기도가 끝나자 나는 조용히 잠수해서 그 자리를 떠났다.
강 하류로 25m정도 내려가서 다시 물 위로 올라와 돌아보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세례의식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10년이나 사용해서 물이 새는 접시닦는 기계를 남편이 고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기계를 모조리 분해한 뒤 아무리해도 다시 조립할 수가 없어 결국 수리공을 블러야 했다.
수리가 끝난 후 부품값과 수고비 청구서를 보니 모두 249달러나 되었다.
수리 후 기계를 처음으로 돌리는 순간, 부엌바닥으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남편이 호수를 이룬 부엌바닥을 내려다보더니 "화장지 한 다발만 줘" 했다.
"아니, 뭐 하실려구요?" 내가 물었다.
"이 많은 물을 화장지 한 다발로 닦아낼 수는 없어요."
"물을 닦아내려는 것이 아니야."
남편이 대답했다.
"울고 싶어서 그래."






비서인 내가 모시고 있는 여사장은 사람은 좋지만 일을 심하게 시키는 편이다.
하루는 사장의 부탁으로 휴대용 녹음기를 사러 가게 되었다.
그런데 점원이 하는 말이 남아 있는 제품의 종류가 얼마 되지 않으니 좀 기다렸다가 나은 걸로 사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좀 비꼬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
"우리 사장은 말예요, 우물 앞에서 숭늉 달라는 사람이에요.
성미가 보통 급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다음날 아침 사장과 마주쳤다.
사장의 말투는 차가왔다.
"앞으로 내 얘기를 하려거든 먼저 녹음기를 꺼 놨는지 확인하도록 해요."
하지만 놀랍게도 나는 해고당하지 않았다.






동네 십대 아이들이 '더 스트립(활주로)'이라고 부르는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신호등 앞에서 차를 멈췄다.
그 때 차 한 대가 내 옆에 와서 멈추더니 부릉부릉하고 요란하게 엔진을 공전시키고 있었다.
정지신호에서 그런 짓을 하다가 신호가 바뀌자마자 나이먹은 이 할머니를 제치고 잽싸게 달려나가는
젊은 녀석들을 늘 못마땅하게 여기던 나는 앞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이번에야말로 과속 좋아하는 이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별렀다.
신호가 바뀌자 나는 액셀러레이터를 있는 대로 밟으며 달려나가 다음 신호에서 멈출 때까지 그 녀석들을 앞질러 갔다.
그런데 뒤따라 오던 그 차가 내 곁에 멈추어 서길래 기분이 우쭐해져서 노려봤더니,
순찰차 안에서 경찰관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보난자 코르베츠"라는 자동차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나의 형 글렌이 전화벨이 울리자 수화기를 들고,

"보난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하고 말했다.
상대방은 영업시간을 물었다.
형은 9시에 문을 열고 정오부터 한 시까지는 문을 닫는다고 대답했다.
"아니, 12시에서 1시까지 문을 닫는단 말입니까?"
전화를 건 사람이 다시 물었다.
"네, 그 시간에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하거든요."
형이 대답했다.
"당신 농담하는거요?"
그 사람이 딱딱거렸다.
"여보세요. 우리도 먹어야 살지 않겠어요?"
형이 대꾸했다.
"원 별 이상한 소리 다 듣겠군 !"
그 사람이 소리쳤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점점 더 험악해졌는데 드디어 상대방이 전화를 잘못 걸었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서로 껄껄 웃으며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보난자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음식점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TV 영화 산업에서 함께 일해본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매력이 넘치고 협조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한번은 화장품 광고를 찍을 때 아주 신경질적이고 말이 많은 여자 인기 연예인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 여자는 머리에 수건을 쓰고 촬영세트에 도착했다.
아무도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자 그 여자는 자존심이 매우 상했다.
"믿을 수가 없어요." 그 여자는 점심시간 중에도 계속 푸념을 해댔다.
"사람들이 나를 감독의 여비서쯤으로 알더라니까요."
그 인기 연예인의 바로 맞은편에 감독의 여비서가 앉아 있었다.
그 젊은 아가씨가 말했다.
"나는 그 기분 알만 해요. 때로는 사람들이 내가 여배우인줄 알 때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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