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머리색깔을 바꾸기로 작정하고 염색을 했는데 다홍색으로 나오자 매우 언짢아했다.
이런 사실을 가족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안된 어느 날, 딸이 차고에서 넘어져 코밑에 흉한 상처가 생겼다.
그때 5살짜리 손녀가 함께 병원에 가게 되었다.
상처를 꿰맨 뒤에 상처부위가 어떻게 보이느냐고 딸이 손녀에게 물었다.
"엄마가 코를 보면 머리색깔은 걱정이 안될거야. "
손녀가 대답했다.
삼촌은 집에서 기르는 앵무새가 몸이 아파 아무 것도 먹거나 마시려 하지 않자 그 수다장이를 수의사에게 데려갔다.
진단 결과 아무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수의사는 집에서 그 새의 기분을 상하게 할 만한 일이 혹시 일어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삼촌은 텔리비젼을 수리하러 보냈다고 대답했다.
"그걸 빨리 찾아오시오." 수의사가 지시 했다.
과연, 텔리비전이 돌아오자 앵무새의 식욕도 되돌아왔다.
아들 데이비드가 16살이 되면서 바깥출입을 제멋대로 하기 시작했다.
그 후 1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자정까지는 집에 돌아와야 한다고 아들 녀석과 골치아픈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런데 아들의 17번째 생일이 돼서야 비로소 그 아이의 기분을 알게 됐다.
식구들이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서 가족 사진첩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나는 데이비드가 출생할 당시를 회상하는 얘기를 꺼냈다.
그때, 데이비드가 자기 출생증명서를 보고 있다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흠, 신장55cm 체중3.2kg. 11시 52분 출생. 그렇지 ! 지금도 그때 생각이 나는군, 세상에 나와서 벽에 걸린 시계를 봤더니
집에 갈 시간이 8분밖에 남아 있지 않더란 말야. "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 상대방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한번은 아내가 휴가 겸 출장을 떠나는 나의 짐을 꾸려 주고 있었는데, 아내는 오래 입기는 했지만 아직도 멀쩡한,
내가 좋아하는 셔츠를 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 셔츠는 낚시할 때 입어야 한단 말야" 하고 우겼더니 아내는 "좋아요,그럼 낚시할 때만 입는거예요"하며
그 옷을 넣어 주었다.
여행중 어느 도시에서 나는 가방을 열고 그날 저녁에 입으려고 내가 좋아하는 셔츠를 꺼냈다.
그런데 그 셔츠에는 이런 쪽지가 붙어 있었다.
"이 셔츠는 입지 못해요. 이 옷은 낚시할 때만 입기로 했잖아요? 그렇죠, 여보?"
아들이 새 모이통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근처에 있는 야생동물보호센터에 전화를 걸어 새 모이통을 어떻게 만들면
이상적인지 물어 보았다.
보호소 직원이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일러주면서 "이번 일요일 오후에 아드님과 같이 한번 들르시죠.
아드님은 파충류와 양서류동물에 대한 소개 프로그램을 구경할 수 있고 선생님은 우리가 싸게 팔고 있는 새 모이통을
구경하실 수 있으니까요" 하고 권하는 것이었다.
무료한 일요일 오후를 메울 수도 있고 아울러 아들의 부탁도 들어줄 수 있게 돼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불쑥 생각없이 "그것 참 일석이조(一石二鳥)가 되겠군요" 하고 덧붙였다.
저쪽에서 잠시 잠잠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기서는 되도록 그런 말은 쓰지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름을 절약하기 위해 순번으로 차를 바꿔 타며 함께 출퇴근을 하는 그룹 중에서도
우리는 비록 재능있는 화학자이면서도 건망증이 있는 '로이드' 때문에 골탕을 먹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제법 오래된 동아리였다.
그가 운전을 하는 날에는 늘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생겼다.
그런데 엔지니어인 아더가 약 3개월간 출장근무를 하게 되자 불편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고 따라서 우리는 운전 순번을
다시 조정해야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건망증이 있는 '로이드'는 그 후 몇 주 동안 '아더'의 집 앞에 차를 세우고 경적을 눌러대며 기다리는 것이었다.
'아더'가 집에 없다고 일러주었지만 막무가내였다.
결국 알려줘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다음부터 '로이드'가 아더의 집앞에 차를 세우면 뒤쪽 차문을 열었다가
다시 쾅하고 닫아 버렸다.
그러면 로이드는 아더가 탄 줄 알고 다시 출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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