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의 일본인과 40년 전의 미국인들처럼 이제는 중국 부자들이 경매·와인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세계 양대 경매 회사인 영국 소더비(Sotheby's)의 윌리엄 루프레히트(Ruprecht) 회장의 말이다.
루프레히트 회장은 지난 3일 소더비의 홍콩 경매에 앞서 "중국 부유층의 적극적인 경매 참여로 올봄 경매 총액이

13억홍콩달러(약 1880억원)를 넘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작년 봄의 소더비 경매 총액은 6억9100만홍콩달러(약 1000억원)였다.


  

하지만 실제 경매 실적은 루프레히트 회장의 예상을 훨씬 능가했다.
와인·귀금속·미술품·골동품 등 2400여점의 경매 총액이 20억홍콩달러(약 2900억원)에 이르면서 각종 기록이 쏟아졌다.
8일까지의 소더비 경매에서 청(淸)나라 건륭제가 이름을 붙인 '태상황제(太上皇帝)'란 이름의 백옥 도장은

9586만홍콩달러(약 139억원)에 낙찰돼 세계 도장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8세기에 청나라 황제가 착용하던 '동주조주(東珠朝珠)'란 목걸이는 6786만홍콩달러(약 98억원),

'부귀만수(富貴萬壽)'란 글씨가 새겨진 청나라의 3층짜리 에나멜 보석상자는 2754만홍콩달러(약 40억원)에 낙찰돼,

각각 목걸이와 소형상자 경매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경매 첫날인 3일, 샤토 페트뤼스 와인 769병은 100% 낙찰됐다.
낙찰액은 4968만홍콩달러(약 72억원), 1병당 평균 936만원인 셈이다.
한 중국인은 보르도산 와인 2만상자를 한 번에 선점하기도 했다.
소더비측은 "분야별로 최고가를 기록한 예술품이나 시계, 골동품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인이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후룬(胡潤)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1000만위안(약 16억5000만원) 부호는 약 87만5000명,

1억위안 부호는 약 5만5000명, 10억위안 부호는 약 1900명, 100억위안 부호는 약 140명이나 된다.
이들은 도대체 얼마나 쓸까.
'선라인'이라는 보험회사를 운영하는 류이첸(劉益謙), 왕웨이(王薇) 부부는 작년 가을 건륭제의 옥좌(130억원)와

'비비드 핑크' 다이아몬드(약 124억원)를 각각 소더비와 크리스티(Christie's)의 홍콩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홍콩의 미술잡지 '아트 오브 아시아' 4월호는 "류씨 부부가 지난해에만 경매시장에서 사들인 총액이 10억위안

(약 1650억원)을 넘고, 최근 3년간 경매로 30억위안어치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은 702억원. 부부가 한국 전체 낙찰 총액의 2배 이상을 쓴 셈이다.(1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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