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재에 당도한 대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돈다. 

 

오늘부터 3일간 걸어야하는 산길은 도상거리 53.7Km, 접속로를 포함한 전 산행거리는 60Km가 넘는다. 

더욱이 오늘 구간과 내일 구간에는 백두대간중 어렵고 힘들기로 첫째 둘째를 다투는 대야산과 희양산이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발품으로만 지나온 대원들에게는 암벽을 타고 내리는 것은 새로운 모험이고 도전이다.  

참가대원들은 상옥군, 웅길군, 철우군, 교윤군, 그런대로 정예들이다.  

오늘의 주행거리는 청화산( 984m ), 조항산( 951m ), 대야산( 930m )을 지나는 17.5Km 이다.

10시간 걸릴 것을 예상하고 어둡기전에 암벽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수지에서 6시 출발하고도

늘재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날씨는 맑고 기분은 더할나위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  

산행 채비를하고 유서깊은 늘재 성황당에서 사진들을 찍고  첫봉우리인 청화산으로 출발한 것이 9:20분. 

늘재의 표고 380m에서 청화산 984m까지 표고 600m를 치고 올라야 한다.  

시작부터 경사가 있고 제법 숨가쁘다.

 

 

 

 

 

성황당 옆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큰 나무가 몇 그루 서있고

 

 

 

 

 

그 옆에는 성황당의 유래 비석이 서있다.

 

 

 

 

산을 올라보면 처음 20분은 몸이 무겁고 숨도 가쁘지만, 30분 지나면 땀이 흠뻑 나며 가쁜 숨이 점차 잦아지고

몸과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이때 허파꽈리가 활짝 열리며 폐활량이 최대한 늘어난다. 

이것을 Death Point 라고 하는데 일종의 신체의 변곡점이라 할 수 있겠지.
산에서의 에너지원은 밥과 간식, 물, 그리고 공기다.    공기를 충분히 활용할지어다.
위 사진의 웅길군의 표정에 나타난 자신감으로 보아 Death Point를 막 지난것 같다.

 

 

 

 

 

 

드디어 청화산 정상에 도착.
지도상에는 2시간 소요로 표시되어 있는데 1시간 35분만에 올라왔다. 
첫 스타트 치고는 시간이 좋다.

 

 

 

 

 

 그런데 너무 심하게 몰아부쳤나 한 사람은 약간 맛이 가네.  갈길은 먼데...

 

 

 

 

 

 

 청화산을 지나 다음 산인 조항산(951m)으로

 

 

 

 

 뭐니해도 가장 즐거운 시간.   은근히 어부인들 반찬솜씨를 자랑하며...

 

 

 

 

 점심에 김치를 먹었드니 “김치~~~~”하고 잘도 웃네   

뒤 오른편에 멀리 속리산 천황봉(1058m)과 문장대가 보인다.

 

 

 

 

 이런 바위도 오르고

 

 

 

 

 

 

 철쭉밭도 지나고...

 

 

 

 

 조항산(951m) 정상에도착. 2:15분 이다.  4시간 55분이 걸렸다. 

행군이 쳐저 한시간 이상 지체되었다.     두사람이 번갈아가며 컨디션을 호소한다. 
처음 청화산을 오를때 너무 몰아부쳤나 보다.
      은근히 조바심이 난다. 
갈길은 먼데...   다음 땜방조는 수지에서 5시에는 출발해야 될 것 같다.

다음 코스는 고모령, 대문바위, 마귀할멈통시바위, 집채바위, 밀재, 대야산, 100m 암벽, 촛대봉, 불란치재,

곰넘이봉, 버리미기재까지 6시간반을 가야하는데 이 속도라면 7시간반이 걸려 10시 가까이 되어야 도착하겠다. 

그러면 12시간 이상을 걷는 셈이다.

 

 

 

 

고모령!  이곳 이정표에는 고모치라고 되어있네.  고개(상주 화북면과 문경 농암면 사이)가 꽤 높다.

 

 

 

 

햐!!!!    대간길에 이런 약수가 있다니.   얼음같이 찬물에 정신이 번쩍.

그 옛날 몽돌이가 부엉이 우는 새벽에 어머님과 이별하고 이 고개에 올라 울먹이며 이 샘물한잔 마시며

“ 비내리는 이 고모령을 언제 다시 넘어올고 ‘ 했겠지.

 

 

 

 

 자!    이제부터는 마귀할멈집을 방문합니다.   여기가 대문바위 이고요....

 

 

 

 

 여기가 할멈이 살았다는 집채바위.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이층 양옥집보다 더 크네.

저기가 통시바위(경상도 친구들이 아닌 서울놈들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롱?).  
그래도 통시까지 갖추고 문화생활 했네.   왓다메 저 통시좀 보소.  

발디디는 양쪽 디딤돌 높이가 30m, 디딤돌 간격이 10m. 

가만있자, 그러면 저 디딤돌을 밟고앉은 할멈의 사타구니 간격은????  

현기증이 난다. 과연 마귀 구먼.

자자! 카메라 양반, 어서 저 통시나 찍으쇼.  뭐라고?  필림이 잘못 됐다고?   젠장.

 


통시 밑 저아래는 채석장이 흉물스럽구나.   

할멈의 배설물이 굳어서 된 바위를 캐서 돈을 벌고있으니 배설물을 황금으로 바꾸는 할멈의 재주는 역시 마귀.

 

 

 

 

 이러구러 밀재까지 왔네.  오후 4:50분.

여기서 대야산을 올려 치받아야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암릉으로 가득찬 산세를 보며 대원들이 기가 죽는것 같다.

 

 

 

 

 이런 암릉과 바위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줄에 매달려 올라가기도 하고 ...
좌우지간 땀을 빼면서 열심히 한시간 동안 올라갔드니...

 

 

 

 

드디어!   대간꾼들 이라면 몽매에도 잊지못하는 그 대야산( 大耶山 930m )에 도착했다.
시각은 5:55분.  밀재에서 표고 260m 밖에 안되지만 가파른 바위산이라 한시간만에 올라온 샘이다. 
7시간반을 걸은 상태에서 한시간 만에 올라왔다면 괜찮은 편이다. 

기어올라 오는데 지팡이도 거추장스러워 메고있는 폼이 마치 특공대원들 같다.

                                 

한시간만 지나면 어둑어둑 할텐데 ... 

자, 서두르자.  오늘의 하이라이트 100m 수직 암벽을 내려가야 하니까.

나침반 꺼내서 방향을 다시 확인하고, 신들매 다시 조이고, 지팡이는 울러메고, 옷 매무새 다시 보고,

사탕하나 물고, 오줌 한번 더 누고....    출발이다.


정상을 50m쯤 내려오니까 길이 약간 오른편으로 휘면서 절벽아래로 밧줄이 늘어져있다. 

밧줄이 5단계로 나뉘어져 있어 전체로 보아 족히 100m는 넘게 내려왔나 보다.  
절벽이 가파르기는 해도 그다지 어려운
암벽은 아닌 것 같아 내심으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갈길을 찾아가는데 표시리번은 잘들 붙어있다.  

리번을 믿고 촛대봉으로 올려칠 길이 나오리라 생각하며 얼마를 더 내려오니 오른편 계곡에서 물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야! 이번 대간길에는 자주 물을 만나다.”고 생각하고 물을 마시고 세수도하고
시원한 물을 만끽하며

촛대봉 오름길을 찾아나서는데 이게 갈수록 계곡이 넓어지며 물의 양도 많아지는게 아닌가.  

 

 

 

 

이상하다고 여기며 주위를 살피는데 “피아골”이라는 팻말이 보이는게 아닌가. 

부랴부랴 지도를보니 아풀사! 백두대간길에서 벗어나 용추계곡속으로 들어가고 있구나.

이를 어쩌지?  시각은 6시40분.  계곡속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해서 곧 랜턴을 켜야할 지경인데....  

남은 거리와 시간을 보니 다시 대야산을 올라가 제대로 대간길을 간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고 그대로 계곡속을

하산하는데 용추계곡이라,

대간길을 놓친 섭섭한 마음을 달래주기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넓고 깊은 계곡에 큼지막한 바위들,

풍부한 수량, 좌우의 짙은 숲.. 그대로 선경 이다.

설악산 천불동 계곡과도 견줄만한 경치를 대장의 실수로 엉겁결에 만난 대원들은 순식간에 비경에 빨려들어

큰바위에 들어눕기도 하고, 세수도하고, 그야말로 즐기면서 대간 한후 가장 좋은 경치를 보면서 기분이 좋단다.  

 

 

 

 

대야산을 출발한지 한시간 40분동안 계곡속에서 노니다가 입구에 있는 돌마당 식당에 도착한 것이 오후 8시. 

9:20분에 늘재를 출발하여 11시간 40분을 걷고 오늘의 여정을 마쳤다.


                                               < 2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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