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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스포츠 선수 역대 누적 수입 1위
[스포츠&머니]'운동화' 덕에 4조원 번 조던
스포츠 선수 역대 누적 수입 1위
나이키와 '에어 조던' 제휴 효과
유니폼을 벗은 뒤 본게임이 시작됐는지 모른다. 스포츠 선수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는 은퇴한 지 20년이 넘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62)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가 23일(한국 시각) 발표한 최근 1년간을 포함해 전현직 스포츠 선수들 누적 수입을 조사해보니 조던이 현역 시절과 은퇴 이후를 합쳐 41억5000만달러(약 5조9000억원)를 벌어 1위에 올랐다. 명목 수입은 30억달러 정도였으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실질 수입으로 계산했다.
2위는 타이거 우즈(40)로 27억9000만달러(약 3조9700억원)를 기록했다. 조던은 2024년 한 해 동안에만도 3억달러(약 4270억원) 수입을 올렸다.
<마이클 조던>
조던 주요 수입원은 스포츠용품 ‘에어 조던’ 시리즈다.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하면서 인기가 높은 선수인 그는 연봉으로도 1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챙겼지만 더 많은 수입은 ‘에어 조던’을 앞세운 나이키와 협업에서 나온다.
‘에어 조던’은 나이키가 조던과 손잡고 만든 브랜드로 스포츠 업계에서 역사상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평가받는다.
지금도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글로벌 히트 상품. 매출액 중 5%가량이 조던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노장 스타들도 갑부 스포츠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포르투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22억3000만달러), NBA ‘킹’ 르브론 제임스(40·18억8000만달러),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8·18억5000만달러)도 3·4·5위에 포진했다.
전설적인 골퍼 아널드 파머(작고·18억2000만달러)나 잭 니클라우스(85·17억5000만달러)는 현역 시절 명목 수입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한 금액으로 6·7위에 자리했다.
테니스 전설 로저 페더러(39)는 은퇴 이후에도 유니클로, 운동화 브랜드 ‘On’ 등과 제휴하면서 15억9000만달러(약 2조2600억원) 수입을 기록했다.
상위 50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여성 선수는 테니스 세리나 윌리엄스(44)였다.
4억8500만달러(약 6900억원)를 벌어 40위에 올랐다. 광고 계약 외에도, 세리나 벤처라는 펀드를 운영해 투자 수익을 올렸다.
50인 중 가장 많은 부자 선수를 배출한 종목은 농구(NBA)로 13명이었다.
다음은 골프(8명), 복싱(7명), 모터스포츠(7명), 테니스(5명), 축구(4명), 미식축구(4명), 야구(2명) 순이었다.(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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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0명' 바티칸은 어떻게 가톨릭 성지됐나?
[깨알지식Q] '인구 1000명' 바티칸은 어떻게 가톨릭 성지됐나
26일 장례 미사와 함께 영면에 드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조문하려는 전 세계인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위 기간 내내 낮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쏟았던 그의 삶이 조명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은 가톨릭 신앙 전반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 이틀 뒤인 23일 신자들이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대성당 앞 성 베드로 광장에 앉아 있다.>
‘바티칸’으로도 불리는 교황청은 면적은 창경궁과 비슷하고(0.44㎢) 인구는 1000명에 불과하며 이 중 800명이 가톨릭 관련 일에 종사한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시 안에 위치해 있지만 그 자체가 교황이 통치하는 주권국(바티칸 시국·The Vatican City State)이다.
이곳이 가톨릭의 심장부가 된 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자 초대 교황인 베드로의 행적과 관련이 있다.
예수 사후 로마로 와서 몰래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던 베드로는 당시 네로 황제로부터 로마 대화재를 일으킨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순교했다.
이후 300여 년간 기독교 박해가 이어졌다. 베드로를 비롯해 기독교인들이 집단으로 순교한 곳이 지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언덕이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가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했고, 베드로의 무덤 자리에 성 베드로 대성당이 건축됐다.
5세기 초에는 대성당 근처에 교황의 궁전이 지어지면서 전 세계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총본산으로 여겨지게 됐다.
교황청의 중심인 성 베드로 대성당과 성 베드로 광장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열쇠 모양으로 설계돼 있다.
열쇠는 바티칸 시국의 국기나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 ‘콘클라베(열쇠로 잠근 방)’ 등 가톨릭을 나타내는 다수의 상징들에서 사용된다.
이 열쇠는 과거 예수가 베드로에게 준 천국행 열쇠에서 유래했으며,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수단을 나타낸다.(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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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왜 둥그런 모자를 쓰나?
[깨알지식Q] 교황은 왜 둥그런 모자를 쓰나
지난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절차는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 과정에서 추기경 등 고위 성직자들이 착용한 둥그런 모자도 자주 눈에 띄었다.
생전 교황도 자주 쓰던 모자다. 이 모자의 이름은 주케토(zucchetto)로, ‘작은 바가지’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중세 가톨릭 교회에선 성직자에 서품되면 가운데 머리를 삭발해야 하는 관행이 있었다.
민머리만 남는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주케토를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삭발 관행은 1972년 교황 바오로 6세가 폐지했으나 주케토는 전통의 일부로 남았다.
교황은 흰색, 추기경은 주홍색, 주교는 보라색을 사용한다. 일반 사제는 검은색이다.
<2014년 8월 16일 충북 음성군 꽃동네의 태아동산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케토(zucchetto)를 쓰고 있다.>
이 밖에도 가톨릭 성직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모자를 착용한다.
사각형 꼭대기에 술이 달린 모자는 영어로 비레타(Biretta)라고 하는데, 작은 모자를 뜻하는 중세 라틴어 ‘비레툼’에서 왔다.
신임 추기경을 임명할 때 교황이 빨간 비레타를 씌워주는 장면이 유명하다 현대 대학의 일부 학위 모자가 이와 비슷한 형태다.
높은 오각형 형태의 주교관(主敎冠)은 라틴어로 미트라(Mitra)라고 한다.
머리띠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주교 이상 대주교·추기경·교황이 착용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주교관을 쓰고 안장됐다.
교황은 본래 왕관 세 개를 겹친 삼층관을 쓸 수 있다. 세속 군주의 권위와 비교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나치게 권위적 느낌을 주는 탓에 1978년 선종한 바오로 6세 이후 실제로 착용한 교황은 없다.(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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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교황이 묻힐 성모 대성전은 어떤 곳?
[깨알지식Q] 교황이 묻힐 성모 대성전은 어떤 곳?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언에 따라 로마 시내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성모 대성전)’에 묻힐 예정이다.
역대 교황은 대부분 바티칸의 중심인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묻혔지만, 다른 곳을 선택한 이들도 있다.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는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에 안장됐다.
성모 대성전엔 교황 일곱 명이 안장돼 있다. 1669년 선종한 클레멘스 9세가 가장 최근 사례다.
성모 대성전은 교황청이 직접 관할하는 로마 4대 성당 중 하나다.
올해 희년을 맞이해 바티칸을 찾는 순례자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의 관문 기차역인 테르미니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로 가까워 다른 성당에 비해 찾기도 쉽다.
성모 마리아(산타 마리아)에게 봉헌된 최초의 성당이다. ‘마조레(Maggiore)’라는 명칭엔 가장 중요하고 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로마 시내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모습>
성당 건설에 얽힌 전설은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들이 없어서 걱정하던 로마 귀족 조반니 부부의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눈이 내리는 곳에 성당을 지으면 소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고, 당시 교황 리베리오(재위 355~366)도 같은 꿈을 꿨다고 한다.
실제로 한여름인 8월에 에스퀼리노 언덕에 눈이 쌓여 교황의 지시로 성당 건축을 시작했다.
14세기 후반엔 아비뇽 유수에서 돌아온 교황의 임시 관저로 쓰였다.
이후 수차례 증·개축되면서 초기 교회(공회당) 양식에 로마네스크·바로크 양식이 혼합돼 건축학적 가치도 높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이 성당에 깊은 애착을 보였다.
2013년 교황 즉위 이후 틈틈이 이 성당을 찾아 성모상 앞에서 기도했고, 해외 방문 전후엔 빠짐없이 이곳에서 은총을 구했다.
수차례 인터뷰에서 “교황직에 오르기 전 일요일 아침마다 쉬던 곳”이라며 “(사후) 이곳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퇴원 후 바티칸으로 돌아갈 때도 이 성당을 찾아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언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육신이 부활할 날을 기다리며 성모 대성전에 안치되길 원합니다. 나는 사목 방문의 시작과 끝마다 이곳에 들러 기도하며, 나의 뜻을 원죄 없는 성모님께 맡기고, 그분의 자애롭고 모성적인 보살핌에 감사드리곤 했습니다.”(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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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 도박업체 없으면 EPL 축구팀 운영도 어려워
11구단 각종 도박업체 후원 받아
전체 절반 넘어… 매년 논란 가열
지난 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 제러미 몽가(16·잉글랜드)가 뉴캐슬전 후반 29분 교체 투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니폼이 동료들과 조금 달랐다. 가슴 쪽이 스폰서(후원사) 로고 없이 비어 있었던 것.
이는 레스터시티 홈 유니폼 후원사가 온라인 암호화폐 게임 플랫폼 비시게임(BC.GAME)이었기 때문이었다.
EPL 규정상 18세 미만 선수는 도박 업체(gambling) 후원사가 표시된 유니폼을 착용할 수 없다.
몽가는 이 때문에 당분간 텅 빈 유니폼을 입고 뛸 전망이다.
<지난 8일 레스터시티 몽가(오른쪽)가 스폰서(도박 업체) 로고 없는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다른 팀에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영국 BBC에 따르면 2024-2025시즌 기준 리그 20구단 중 절반 넘는 11팀이 도박 업체를 유니폼 후원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보다 3팀이 늘었다.
이를 두고 “전 세계 10~20대가 EPL 경기를 즐기는데 도박 광고에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희찬(29)이 몸담은 울버햄프턴 역시 베트남 온라인 카지노 플랫폼 디벳(DeBet)이 후원사라 황희찬 경기를 보는 한국 중고교생들이 호기심에 이 사이트에 접속할 위험도 있다.
EPL 원년인 1992-1993시즌에는 대부분 팀이 영국 기반 기업을 후원 업체로 뒀다.
박지성이 뛰던 2005-200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복 후원 기업은 영국에 기반을 둔 통신 기업 보다폰(Vodafone)이었다.
하지만 EPL이 글로벌화에 성공하면서 다국적기업들이 후원사로 대거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적극적 업종이 도박업이었다. 이번 시즌 EPL 개막 주말 동안 선수들 유니폼을 통해 도박 광고는 2만9000회 이상 노출됐다.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중소 구단들을 공략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등 재정이 탄탄한 구단은 도박 업체와 손잡지 않아도 된다.
대외 이미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후원 수입이 절실한 비(非) 인기 구단들은 고육책으로 도박업체들과 계약한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EPL 구단과 도박 업체 간 후원 계약 규모는 약 1억 3540만달러(약 1920억원)에 이른다.
도박 업체는 상위권 팀과 경기 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회사 로고를 노출시킨다.
영국에서 도박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업체도 있지만 이들은 EPL 인기가 높은 아시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논란이 많아지자 EPL 사무국은 2026-2027시즌부터 도박 업체 유니폼 광고 홍보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로고가 유니폼에서 경기장 전광판이나 훈련복 등으로 옮겨갈 뿐, 실질적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BBC는 “이런 현상은 단순한 유니폼 스폰서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와 도박이 맺는 위험한 동거의 현주소”라고 우려를 내비쳤다.(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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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날짜 어떻게 정했나?
[깨알지식Q] 부활절 날짜 어떻게 정했나
올해 부활절은 지난 20일이었다. 세계 각국의 기독교 교회에서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그런데 부활절은 어떻게 정할까.
<지난 2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토끼 귀 모양 머리띠를 한 아이들이 부활절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325년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개최한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됐다.
이 공의회에선 삼위일체론을 정통 교리로 선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짜를 ‘춘분(3월 21일) 이후 보름달이 뜬 이후 첫 일요일(주일)’로 명시했다.
성경에 유월절 즈음에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고 그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 부활했다고 되어 있어, 유대교 달력상 유월절과 비슷한 시기를 부활절로 정하기로 했다.
춘분은 겨울을 지나 낮이 점점 길어져(한국 기준) 낮·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을 뜻한다.
천문학적 춘분은 3월 20일 혹은 21일로 다소 변하지만 부활절을 정할 땐 혼란을 피하기 위해 ‘3월 21일’을 고정으로 쓴다.
다만 서방 교회(가톨릭·개신교)와 동방 정교회는 사용하는 달력이 달라 부활절 날짜도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동방 교회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6년에 제정했다는 율리우스력을, 서방 교회는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보정해 1583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3세가 제정한 그레고리력을 쓴다.
아울러 ‘보름달이 뜨는 날’ 기준도 천문학적 기준이 아닌 교회력을 따르기 때문에 실제와는 다소 오차가 있다.
이런 이유로 서방과 동방 교회의 부활절은 다른 날인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여러 변수가 겹쳐 같은 날인 4월 20일이 서방·동방 교회 모두의 부활절이 됐다.(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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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수로 추방된 이민자 돌아올 수 있을까?
[스피드 3Q] 美 실수로 추방된 이민자 돌아올 수 있을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테러리스트‘로 지목해 엘살바도르로 추방한 금속 기술자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29)를 놓고 미국 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합법 체류자 신분이었던 가르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실수‘로 추방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상태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지지층의 반(反)이민 정서를 방패막이 삼아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1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대 집회에서 한 시민이 실수로 추방된 킬마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송환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Q1. 가르시아는 누구고 왜 추방됐나?
베네수엘라 출신 가르시아는 10여 년 전 모국에서 범죄 집단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2019년 미국 법원에서 보호 체류자 지위를 얻어 합법적으로 메릴랜드주(州)에 살고 있었다.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그런데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을 개시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달 12일 가르시아를 텍사스 구치소에 구금했고, 사흘 뒤 ‘제2 관타나모 수용소‘로 불리는 엘살바도르의 테러범 수용센터 세코트(CECOT)로 추방했다.
가르시아가 외국 테러리스트이자 미국에서 활동하는 라틴계 갱단 마라 살바트루차-13의 일원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가르시아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이민자 200명 이상이 같은 이유로 추방됐다.
Q2. 트럼프는 논란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가르시아의 배우자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추방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냈다.
소송 과정에서 미 법무부는 “행정상 실수로 추방이 됐다”고 인정했다.
이에 연방 지방법원, 연방 대법원이 모두 가르시아 측의 손을 들어주며 송환을 촉구했다.
미 전역에서 열리는 반트럼프 집회에서도 “가르시아를 다시 미국 품으로 데리고 오라”는 요구가 거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가르시아가 미국 땅에서 평화로운 삶을 사는 시나리오는 없다”는 입장이다. 마땅한 이유는 대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오히려 엘살바도르 출신 불법 입국자에게 살해당한 미국 여성의 가족을 최근 공식 브리핑에 등장시키면서 ‘반이민’ 정서를 고조시키고 있다.
온갖 위법 논란에도 ‘추방은 정당하다‘는 논리를 고수하면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란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Q3. 사법부·야당이 제어할 방법은 없나.
가르시아 송환을 거부하는 미 행정부를 향해 워싱턴 DC 연방 법원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는 16일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이 법원 명령을 고의로 무시했다며 법정 모욕 혐의로 기소될 수 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크리스 밴홀런 민주당 상원 의원은 지난 17일 엘살바도르로 가서 가르시아를 접견했다.
트럼프는 이에 “가짜 미디어에 관심을 구걸하는 바보”라고 했다.
사법부의 조치에는 각종 법률 대응으로, 야당의 비판에는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겠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치를 위해 법원의 명령을 거스르며 무리를 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행태”라고 지적했다.(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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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22103]지자체장 허가를 받고 포획·사살할 수 있는 유해 야생동물은 꽃사슴을 포함해 19종으로
서울숲의 마스코트인 ‘꽃사슴’이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됐다.
도심 공원과 달리 지방·산간에선 개체 수가 지나치게 불어나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8일 “꽃사슴이 열매·나무껍질뿐 아니라 농작물도 먹어 농가에 피해를 일으키고, 자생식물을 고사시키거나 식생을 파괴하고 있어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자체장 허가를 받고 포획·사살할 수 있는 유해 야생동물은 꽃사슴을 포함해 19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던 토종 사슴은 ‘노루’ ‘고라니’ 등이었다.
‘꽃사슴’이 본격적으로 상륙한 건 1960년대부터다. 중국·대만·일본 등지에서 관상·사육 목적으로 수입됐다.
외모가 아름답고 온순해 동물원과 관광지에서 마스코트 노릇을 했다. 녹용 생산 목적으로 농가가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꽃사슴이 야생으로 나가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부 사슴 농장과 관광지에서 사육 꽃사슴이 탈출하거나 관리 부실로 자연 방사됐다.
꽃사슴은 번식력이 강한 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엔 늑대·표범 등 꽃사슴의 천적이 없어 자연 번식이 빠르게 이뤄졌다.
환경부는 꽃사슴 개체 수를 따로 공개하진 않고 있으나, 2010년대 들어 야생 꽃사슴으로 인한 농작물·산림 피해가 심각해지자 2015년 낸 자료에서 전국 개체 수가 1000여 마리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생태원이 작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꽃사슴 서식지인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 937마리, 인천 옹진군 굴업도에 178마리 꽃사슴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섬에만 1100여 마리의 꽃사슴이 살고 있는 것이다.
같은 사슴과인 고라니의 국내 서식 밀도는 1㎢당 7.1마리지만, 안마도와 굴업도의 꽃사슴 서식 밀도는 1㎢당 162마리와 104마리에 달한다.
안마도의 경우 최근 5년간 꽃사슴에 의한 농작물 피해 규모가 1억6000여 만원으로 추산된다.
또 꽃사슴에 기생하는 진드기에게 사람이 물리면 고열·두통·근육통 등에 시달리고 심하면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 있어 개체 수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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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지자체들 간 포퓰리즘 경쟁에 여러 교통카드가 난립한 상황”이라며 “교통카드를 통합해
서울시가 작년 1월 도입한 ‘기후동행카드’는 한 달에 6만2000원을 내면 서울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다.
지금까지 192만장 발급됐고 하루 평균 약 64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민 5명 중 1명이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은 셈이다.
작년 말 서울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의 서울시 정책’ 투표에서 1위로 뽑혔다.
그러나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서울시의 시름은 깊어진다. 문제는 돈이다.
작년 한 해에만 1741억원에 달하는 손실금이 쌓였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 종로구 한 해 예산의 3분의 1에 맞먹는 돈이다.
수도권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등이 경쟁적으로 각자 ‘교통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기후동행카드 손실 보전 등에 예산 1086억원을 쓴다. 경기도와 인천도 121억원과 26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도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단위 교통카드인 ‘K패스’를 운영하는 데 2374억원을 들인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 간 포퓰리즘 경쟁에 여러 교통카드가 난립한 상황”이라며 “교통카드를 통합해 비효율을 줄이고 시민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 코레일은 오는 6월 수도권 전철 요금을 150원 인상할 계획이다.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서울시는 2023년 독일의 ‘9유로 티켓’을 본떠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9유로를 내면 대중교통을 무제한 탈 수 있는 제도다. 현재는 가격이 58유로로 오르고 이름도 ‘독일 티켓’이 됐다.
서울시의 당초 구상은 기후동행카드를 경기, 인천 등으로 확대해 ‘수도권 교통 패스’ 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국토부, 경기, 인천은 서울이 주도하는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동참하지 않고 각자 패스를 내놓았다.
국토부는 작년 5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요금의 20~53%를 돌려주는 ‘K패스’를 출시했다.
한도는 60회까지다. 국토부는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사업이고, 우리는 K패스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교통카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서울시가 2023년 9월 사업 구상을 발표하자 경기도는 “2600만 수도권 교통 문제를 서울시가 일방 추진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후 서울시와 경기도는 수차례 실무 협의를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작년 2월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경기도가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오 시장이 경기도 탓을 하는 건) 정치적 행태”라고 반박했다.
결국 작년 5월 경기도는 자체 교통카드인 ‘더 경기패스’를 내놨다. K패스를 기초로 경기도민에게는 60회 환급 한도를 없애고 청년 할인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김포, 과천, 고양, 남양주, 구리 등 경기 지역 도시들과 개별적으로 협약을 체결하며 기후동행카드 적용 지역을 넓혀왔다.
예를 들어, 김포시민이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할 때도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있게 됐다. 해당 지자체들은 비용 일부를 분담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협약을 체결한 지자체는 전부 지자체장이 오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장이 민주당 소속인 지자체들은 서울시와의 협약에 소극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천, 안양 등에서 ‘우리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민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교통 복지 정책을 정치 논리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인천시도 I패스를 내놨다. 이름은 다르지만 경기패스와 거의 똑같은 방식이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교통카드 전쟁’을 벌이는 사이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서울시는 올해 기후동행카드 이용자가 더 늘어나 총 손실금 규모가 186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에 여러 차례 국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국토부의 K패스 예산은 지난해 1011억원에서 올해 2374억원으로 2.3배가 됐다.
각 지자체가 분담하는 비용을 제외한 국비만 그 정도다. 경기패스엔 121억원, I패스엔 26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인천의 경우 올해 석 달 만에 전체 예산의 37%를 써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하반기에 추경을 해서 예산을 더 태울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경쟁적으로 세금을 쏟아붓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제 도입한 지 1년이 넘은 만큼 성과를 비교·분석해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당장은 편리해 보이지만 결국 손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며 “‘수도권 통합 패스’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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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높아진 결혼 비용의 상당 부분이 과도한 식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통이 좋아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서울 서초구 A 예식장은 2021년 1인당 식대가 6만8000원이었다.
매년 쉬지 않고 오르더니, 올해는 1인당 9만7000원을 받고 있다. 4년 새 42.6% 인상한 것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메뉴는 그대로다.
23일 본지가 서울 주요 예식장 다섯 곳의 지난 몇 년 치 이용자 후기를 비교한 결과, 올해 식대는 2021년보다 40%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식’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0.4%·통계청)의 배가 오른 셈이다.
<서울 시내 호텔 결혼식장의 하객 식사석.>
높아진 결혼 비용의 상당 부분이 과도한 식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혼식 식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합쳐 ‘식대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식대는 예식 비용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하객 200~300명의 1인당 식대가 8만원이라면, 밥값으로만 1600만~24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결혼식 식대는 수백 명분을 선(先)예약하기 때문에 하객이 예상보다 적게 오더라도 돈을 다 내야 한다.
신혼부부와 하객들 사이에선 “갈수록 높아지는 식대에 비해 음식 질이 크게 못 미친다”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표준 계약서 도입’과 ‘공공 예식장 확대’ 등이 담긴 결혼·육아 지원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청년들의 결혼 비용을 최대한 줄여 ‘결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서울 강남구의 B 예식장은 2021년 1인당 식대가 6만2000원이었다. 그러나 2023년 7만7000원으로 오르더니, 올해는 8만8000원이 됐다. 4년 새 41.9% 오른 것이다.
서울 중구의 C 예식장도 2019년 5만~6만원 선이던 1인당 기본 식대가 지금은 6만5000~8만원이 됐다.
C 예식장 관계자는 “음료와 주류는 별도 계산하기 때문에, 손님 1명당 실제 비용은 10만원 정도로 보면 된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북에도 예식장 식대가 한 명당 7만~8만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다.
강남권은 식대가 8만~9만원을 넘어 10만원에 육박한다. 일반적 웨딩홀이 아닌 고급 호텔은 1인당 식대가 20만원을 넘어간다.
경기도 수원에서 결혼을 준비 중인 한 직장인은 “시설이 괜찮다고 생각한 한 예식장에서 식대 9만원을 불러 놀랐다”며 “알고 보니 3년 전 6만원이었는데 1년에 1만원씩 올렸더라”고 했다.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지난해 5만원대이던 식대가 올해는 6만원 중·후반대로 올랐다.
광주광역시에서 최근 결혼 준비를 시작한 예비 신부 정모(26)씨는 “1인당 식대를 5만~6만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상담하러 갔더니 7만~8만원을 불러 충격받았다”며 “작년만 해도 가장 저렴한 곳은 4만5000원짜리도 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5만원 아래 예식장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신혼부부들은 “예식장 비용은 ‘오늘’이 가장 싸다”며 “어쩔 수 없이 계약한다”고 했다.
웨딩홀이 정한 식사 제공 최소 인원인 ‘보증 인원’도 식대를 따라 올라가는 추세다.
보증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와도 신혼부부는 그만큼의 식대를 모두 내야 한다.
식장 규모에 따라 200~300명이 관례였는데, 최근 낮 시간 등 인기 있는 시간의 보증 인원은 적어도 250명 이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일부 예식장은 300명 이상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과도하게 ‘큰 결혼식’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비 신부 김모(36)씨는 “너무 크지 않게 적당한 규모로 결혼식을 치르고 싶었는데, 보증 인원이 200명 이하인 식장은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올해 초 결혼한 신부 조모(26)씨는 “당초 300명으로 보증 인원을 설정했는데, ‘손님이 좀 더 올 수 있다’고 하니 예식장에서 보증 인원을 50명이나 늘렸다”며 “실제로 더 온 건 30명이라 20명어치는 먹지도 않았는데도 돈을 냈다”고 하소연했다.
식을 몇 시에 하는지, 몇 월에 치르는지에 따라 식대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결혼한 신부 김모(29)씨는 “사람이 몰리는 인기 시간대에 예식장 대관료가 오르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음식 값까지 덩달아 높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서울 강남구의 한 예식장은 비수기인 오는 6월 계약분에서는 식대가 6만원대였지만 성수기인 오는 5월과 10월 계약분은 식대가 8만원 초반~8만원 후반대로 치솟았다.
이런 문제 지적에 대해 예식장 운영 업체들은 “지난 몇 년간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월 임차료 부담도 커졌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결혼·육아 공약으로 ‘스·드·메’ 서비스 거래에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고, 가격 표시제, 보증보험 가입 및 영업 보증금 제도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결혼 서비스 관련 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 구제 근거를 마련하는 ‘결혼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원·미술관·박물관·문화회관 등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정부가 운영하는 통합 예식장 신청 온라인 플랫폼도 갖출 계획이다.(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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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몽고)
[22100]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상위 10위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한국 여자 골프가 세계 무대를 호령하던 시절, 미국 현지 방송에서 선수 이름을 부르는 대신 “이번 주에도 ‘또 다른 한국 선수(Another South Korean)’가 우승을 차지했다”고 언급하곤 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절반 이상을 한국 선수가 휩쓸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세 대회 걸러 한국 선수가 차지하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었다.
그런데 22일(한국 시각)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상위 10위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지난주 9위였던 유해란이 3계단 밀려 12위로 내려가면서 한국 선수 ‘톱 10 실종’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고진영 11위, 김효주 13위, 양희영 16위였다.
<'박준석 사진전'을 열고 있는 박준석씨는 "2019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태극기를 활짝 편 고진영의 눈가에 맺힌 이슬을 보는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세계 1위는 넬리 코르다(미국)이며 2~10위는 지노 티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릴리아 부(미국), 해나 그린(호주), 인뤄닝(중국), 후루에 아야카(일본), 로런 코글린(미국), 에인절 인(미국), 찰리 헐(잉글랜드) 순이다.
미국이 4명으로 가장 많고 태국, 뉴질랜드, 호주, 중국, 일본, 잉글랜드 1명씩이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이 도입된 2006년 2월 이후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한 명도 없었던 건 2006년 6월 2주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희원이 11위에 올랐다. 이후로는 매주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물론, 세계 1위 선수도 가장 많은 5명을 배출했다.
2010년 신지애를 시작으로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과 박성현, 2019년 고진영 등 5명이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다음으로는 미국이 세계 1위를 4명 배출했다. 크리스티 커, 스테이시 루이스, 코르다, 부 등이다.
그 많던 한국 선수는 어디로 갔을까. 예고된 몰락이라는 평이다.
골프가 2016년 리우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고, US여자오픈을 비롯한 메이저 대회들이 상금을 대폭 늘리자 전 세계적으로 여자 골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골프를 취미로 접근하던 미국과 유럽 선수들이 LPGA 투어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다.
한국 여자 골프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일본과 태국이 여자 골프를 적극 육성하면서 급성장했다. 이제 이들 훈련량은 한국 선수와 다를 바 없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기가 높아진 한국은 개척 정신을 잊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협회는 선수들 해외 도전을 어렵게 하는 폐쇄적 정책을 펴고 선수들도 상대적으로 편한 국내 대회에 안주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 투어를 고루 경험한 신지애는 “무엇보다 세계 무대 도전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US여자오픈에 한국 선수 40여 명이 나갔다. 현지 언론에서 US 코리아 오픈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스무 명이 될까 말까 하다”고 했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JLPGA 투어는 10년에 걸쳐 선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엄격한 코스 세팅을 하고 있다”며 “일본 투어에서 뛰다가 LPGA 투어에 진출해도 바로 우승하는 선수들이 나올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상 부문 2위를 차지한 임진희는 “일본 선수들은 좀처럼 보기를 안 할 정도로 위기 관리 능력이 좋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직 잠재력은 남아 있다. 이날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00위 내 선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여전히 한국이었다. 한국은 28명, 미국은 17명이었다.
올해 미 LPGA 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올해 초 29위에서 21위로 도약했다. 3주 연속 2계단씩 순위가 상승했다.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통산 3승을 달성한 방신실은 지난주 74위에서 10계단 상승한 64위. 방신실은 “세계 랭킹으로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는 등 젊은 선수들 생각도 바뀌고 있다.
KLPGA 투어는 올해부터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성적을 국내 대상 포인트에 반영하기로 하는 등 ‘국제화’ 방침을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도 공동 주관과 국내 선수들 출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LPGA 투어 중계권을 지닌 JTBC골프와 KLPGA 투어 중계권을 지닌 SBS골프 간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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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9]유튜브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보여주는 공론의 장이 되리라는 기대와 달리
천안에 사는 직장인 백강현(30)씨는 지난해 12월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반탄) 시위에 여러 번 참가했다.
이번 사태 이전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는 그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윤 전 대통령의 계엄에 관해 알아보려고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 2월 광주광역시 탄핵 반대 집회에서 만난 그는 “한국이 중국한테 먹히기 직전이란 사실을 유튜브에서 알게 됐다”고 했다.
그에게 유튜브 추천 목록을 보여달라 하자 10개 모두 ‘반탄’ 성향의 내용이었다.
반면 최근 서울 광화문 탄핵 찬성(찬탄) 집회에 참석했다는 30대 회사원 이진석씨는 탄핵 관련 정보를 구독 중인 ‘매불쇼’ ‘뉴스공장’ 등에서 얻는다고 했다. 찬탄 성향 채널들이다.
그는 “검색해서 다양한 유튜브를 보는 편”이라고 했지만, 그가 보여준 유튜브 추천 동영상 10개는 모두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거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게 호의적인 내용이었다.
<유튜브 시청 모습.>
23일로 첫 방송 20년을 맞은 유튜브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보여주는 공론의 장이 되리라는 기대와 달리 사용자를 점점 극단적 성향으로 밀어붙이는 증오와 선동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
유튜브 등 대다수 소셜미디어가 사용자가 극단적 견해에 중독될수록 매출이 늘도록 설계됐고, 이를 위해 알고리즘(자동 추천 프로그램)이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내용을 더 많이 보여주면서 생기는 문제다.
유튜브의 경우 매출 중 광고가 약 70%(2024년 기준)를 차지한다.
사용자가 중독돼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광고 수익이 늘어나는 사업 모델이다.
유튜브는 지난 20년 사이 시청자를 더 오래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해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동영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반복해 추천해 ‘사고(思考)의 양극화’를 유발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튜브 ‘영업 비결’인 영상 추천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은 대외적으로 철저히 감춰져 있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한쪽 성향 강화)’이란 말을 만든 시민단체 ‘무브온’의 일라이 패리서 사무총장은 한 강연에서 “의식적으로 진보와 보수 콘텐츠를 두루 보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내 콘텐츠가 진보로 기울어 버리더라”며 “알고리즘이 내가 진보 성향 콘텐츠를 클릭할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판단해 그쪽으로 밀어버린 셈”이라고 했다.
비교적 균형 잡힌 시청을 하려는 시청자라 하더라도, 아주 약간만 한쪽 편의 시청이 많을 경우 이를 알아차리고 그와 비슷한 동영상을 몰아서 추천하더라는 얘기였다.
본지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실제로 그렇게 작동하는지, 실험을 해봤다.
아무것도 시청하지 않은 ‘깨끗한’ 계정 두 개를 만들어 정치 관련 콘텐츠 열두 개를 시청했다.
보수·진보 성향 콘텐츠를 돌아가면서 보되 한 사람은 사이사이 보수 성향 콘텐츠를 두 개 더, 다른 사람은 반대로 진보 콘텐츠를 두 개 더 끼워 넣었다.
양쪽 정치 성향 콘텐츠를 7대5 정도로 비교적 균형 있게 돌아가며 시청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후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확인한 결과 진보 동영상을 두 개 본 사람의 상단 추천 영상 넷은 모두 진보 성향이었고, 보수 두 개를 더 봤을 경우에도 보수 영상이 넷 중 셋(나머지 하나는 정치 무관)을 차지했다.
약간의 균형만 깨져도, 알고리즘이 편향된 시청을 유도한 셈이다.
정재은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와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비슷한 사실을 확인해 최근 국제 학술지 ‘테크놀로지 인 소사이어티’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약 4년간 한국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 2만4000여 개에 댓글을 남긴 이용자 약 100만명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100만명 중 52만명은 진보 채널에서만, 44만명은 보수 채널에서만 활동했고 양쪽 성향 채널에서 두루 활동하는 사용자는 전체 3%(약 3만명)에 그쳤다.
자신이 원하는 소리만 듣게 되는 ‘에코 체임버(반향실 효과)’ 현상이 명확히 보였다.
정 교수는 “장기간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 최근 대통령 탄핵 정국 외에도 다양한 정치적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성향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유튜브가 추천해주는 영상의 공평성이 담보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편향 학습’을 피하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분노와 공포를 부르는 콘텐츠일수록 전염성이 강하다. 알고리즘이 이런 콘텐츠를 더 추천해 사용자 간 양극화가 심해지게 된다”고 했다.
극단 성향을 선호하는 유튜브는 사회가 더 분열될수록 구독자가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관련 영상을 중심으로 구독자 수가 급증한 한국이 대표적 사례다.
일부 정치 유튜브 채널은 조회 수가 기존보다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12·3 계엄 직전이었던 지난해 11월 보수 유튜브 채널인 ‘배승희 변호사’의 영상 조회 수는 1474만이었는데 지난달엔 4038만으로 늘었다.
진보 유튜브 채널인 ‘매불쇼’의 영상 조회 수도 같은 기간 2885만에서 6641만으로 증가했다.
두 채널의 내용은 탄핵과 관련해, 극과 극으로 다른 내용을 담았다.
정치 유튜브 구독자들의 극단적 성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본지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지난 2월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성인 남녀 1546명 대상)에선 응답자 11%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치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고 대답했다.
이 중 중도층은 7%만이 유튜브로 정치 이슈를 알게 된다고 한 반면 스스로를 진보·보수로 평가한 이들은 각각 15%, 14%가 정치 정보를 유튜브에서 주로 취득했다.
정치인들은 이런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명절마다 보수는 물론 극우 유튜버들을 위한 선물을 챙긴다”고 했다.
그는 “보수·극우 유튜버는 제도권 언론도 아니라서 음해성 발언도 스스럼없이 하곤 한다”며 “이런 이야기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면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튜브를 통한 정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전직 장관은 “과거엔 여의도나 광화문에 사무실을 내고 조직을 만든 뒤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정치를 했겠지만 요즘은 유튜브 채널이 정치 운동의 허브가 됐다”라며 “채널을 새로 만들어 키우면 시간이 걸려 구독자가 많은 채널을 인수해 ‘재개점’ 하는 방식이 유행”이라고 했다.
구독자 10만인 채널의 경우 500만~1000만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됐다고 한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유튜브는 가짜 뉴스든 선정적이든 불법만 아니면 상대 진영을 나쁘게 만들고 선동할 수 있는 구조”라며 “여기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양극화를 더욱 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정치인들이 이를 거르지 않고 편승하고 있다는 게 더욱 큰 문제”라며 “정치인들이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고 국민에게 유튜브 정보의 옥석을 가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250423)
☞필터 버블·에코 체임버
필터 버블(Filter Bubble):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일대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정치 활동가 일라이 패리저가 2011년 저서 ‘생각 조종자들’에서 쓴 말이다.
패리저는 인터넷 이용자가 ‘필터’에 거른 듯 편향된 정보의 ‘버블(거품)’ 안에 갇혀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메아리의 방’이란 의미로, 소셜미디어 등 이용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정보에만 노출돼 다른 견해를 불신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본래 방송사 등에서 잔향(殘響) 효과를 내려 인공적으로 메아리를 만드는 방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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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의 상징물은 왜 토끼와 계란일까?
[깨알지식Q] 부활절의 상징물은 왜 토끼와 계란일까?
20일은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축일이자 서양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부활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이날, 서양에서는 ‘이스터 버니(Easter bunny)’라고 불리는 토끼와 형형색색으로 꾸민 ‘부활절 달걀’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토끼는 부활절 전날 밤 예쁘게 꾸민 달걀과 간식거리, 장난감이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착한 아이들에게 나눠 주거나 집 안 곳곳에 숨겨둔다고 한다.
성경에는 나오지도 않는 토끼와 달걀이 왜 부활절의 상징이 됐을까.
<2023년 4월 부활절을 기념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일일 언론 브리핑에 '이스터 버니(Easter Bunny)'가 특별 출연했다.>
가장 유력한 설은 게르만족의 전통에 기독교 문화가 결합되며 생긴 풍습이라는 것이다.
고대 중북부 유럽에 거주하던 게르만족은 봄의 여신 ‘에오스트레’를 숭배했다.
전설에 따르면 에오스트레는 죽어가던 새 한 마리를 가엾게 여겨 토끼로 변하게 했는데, 이 토끼가 계속 알을 낳으며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졌다고 한다.
봄이 시작되는 4월 무렵 게르만족은 에오스트레 축제를 열었다.
이 시기가 기독교의 부활절 기간과 비슷했고, 생명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토끼와 달걀이 부활절 문화와 자연스럽게 융화한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스터(Easter)’ 역시 에오스트레라는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달걀을 꾸미는 풍습에 대해서는 보다 기독교적인 해석도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초기 기독교도들은 달걀을 부활한 예수의 빈 무덤으로 여겨 신성시했고, 부활절이 돌아오면 예수가 십자가에서 흘린 피처럼 붉게 달걀을 물들이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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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년 설립 하버드대… 美보다 역사 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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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진보 색채를 개혁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맞서고 있는 하버드대는 미국 독립 선언보다 140년 먼저 설립됐다.
미국의 대학이 어떻게 미국보다 역사가 길 수 있을까.
현재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는 영국의 ‘매사추세츠만(灣) 식민지‘로 건너온 영국 청교도들이 1636년 성직자를 기르고자 설립했다.
성공회가 주류였던 영국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매사추세츠 일대로 건너간 청교도는 최다 2만명으로 추정된다. 하버드뿐 아니라 예일(1701)·프린스턴(1746)·다트머스(1769) 등 아이비리그 여덟 대학 중 코넬(1865)을 제외한 일곱 곳이 미국 독립 선언(1776) 이전에 설립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
설립 초기 하버드대는 ‘뉴 칼리지(New College)‘라 불렀다.
청교도 신학의 중심지였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이름을 따서 1638년에 도시를 케임브리지라 하기 전까지 ‘뉴 타운(New Town)‘이라 불렀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청교도 성직자 존 하버드 목사가 1638년 세상을 떠나며 재산 절반인 779파운드와 책 400권을 기부했고, 이듬해 그의 이름을 따 ‘하버드 칼리지‘로 개명했다.
하버드 목사가 기부한 금액은 매사추세츠만 식민지의 연간 세수에 맞먹었다고 한다.
1776년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고 나서 하버드대는 종교가 아닌 학문 중심 교육기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782년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으로 종합대학 자격을 갖춰 지금의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라는 명칭을 얻었다.
1886년 학생 예배 의무를 폐지해 종교 색채는 더욱 옅어졌다.(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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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개막된 일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이하 오사카엑스포)는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183일간 열린다.
유메시마가 일본어로 꿈을 뜻하는 유메(夢)와 섬을 뜻하는 시마(島·섬 도)가 합쳐진 꿈의 섬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인들조차 그렇다. 유메시마의 뜻이 꿈의 섬인 것은 맞지만, 한자는 ‘夢島’가 아닌 ‘夢洲’다. 島가 아닌 洲(섬 주)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에선 島가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을 뜻하는 반면 洲는 육지에 근접하거나 강에 있는 평평한 섬을 의미한다.
유메시마는 오사카시가 1970년대부터 바다에 산업용 폐기물 등 각종 쓰레기를 매립해 만든, 오사카항과 가까운 인공섬이기 때문에 후자를 쓰는 편이 정확하다.
洲는 통상 ‘스’라고 읽는다. 도쿄만에 인접한 도요스(豊洲)가 그렇다.
‘시마’로 읽는 용례는 드문데, 일본 역사서인 고지키·일본서기에 오야시마(大八洲)라는 표현에 등장한다. 커다란 여덟 개의 섬이란 뜻으로 일본국을 지칭한 시적(詩的) 표현이다.(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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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22098]한때 민주 시위의 구심점이던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는 많은 경우 권위주의 정권이
이집트 카이로에 사는 압달라 나세프(24)씨는 열 살 때인 2011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아랍의 봄(아랍권 민주화 운동)‘을 목격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몰려나와 30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민주화 혁명을 인파 가운데서 보았다.
나세프씨는 21일 본지에 “당시 사람들의 손엔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 어른들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보며 움직였다”고 기억했다.
이들 소셜미디어는 독재 아래 숨죽여 살았던 사람들을 광장으로 끌어냈고 무바라크를 결국 자리에서 몰아냈다.
<스마트폰 통해 퍼진 '아랍의 봄' - '아랍의 봄(아랍권 민주화 운동)'이 이어지던 2011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들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당시 억눌린 개인의 목소리를 전하며 주목받았던 소셜미디어는 최근 정치 권력의 선전 도구가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지금, 이집트는 권위주의적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상태다.
당시 ‘아랍의 봄‘에 동참했던 다른 국가들 중에도 그토록 열망한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한 국가를 찾기 어렵다.
한때 민주 시위의 구심점이던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는 많은 경우 권위주의 정권이 프로파간다를 심는 데 악용되거나 반정부 인사에 대한 검열·추적을 돕는 도구로 변질됐다.
열 살 때 강렬한 기억으로 팟캐스팅 진행자가 됐다는 나세프씨는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적 도구가 됐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도 검열을 두려워하며 방송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는 23일 세계 최대 동영상 소셜미디어인 유튜브가 첫 동영상을 공개한 지 20년을 맞는다.
세계 100여 국 사람들이 하루 10억 시간 이상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출범 초기 다양한 개인의 목소리에 큰 힘을 부여해줄 자유민주주의의 든든한 우군(友軍)이 되어 주리란 기대를 모았던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는 지난 20년 사이 빅테크 기업의 ‘돈 버는 알고리즘‘으로 굳어지면서 기대와 달리 사회 분열을 고착화시키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은 이후 이집트·리비아·예멘·시리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여러 국가로 확산했다.
이집트의 경우 2011년 1월 17일, 26세 여성 아스마 마흐푸즈가 유튜브에 올린 4분 30초 길이의 영상이 여러 소셜미디어로 전파되며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우리가 이 땅에서 존엄하게 살고 싶다면 25일 광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부패했습니다. 각자 다섯 명, 아니 열 명씩 데리고 타흐리르 광장에 모입시다!”
지금 보면 화질도 나쁘고 자막도 없는 조악한 영상이지만, 순진해 보이는 젊은 여성의 열정적 호소가 전파되면서 한 주 뒤 타흐리르 광장에 3만명이 모이게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소셜미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이런 모습에 감동해 2021년 정치 팟캐스트를 설립했다는 나세프씨는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도구였지만, 지금은 정치적 격변을 억누르는 감시의 도구가 됐다. 지금 이집트 정치범 대부분은 소셜미디어에 의견을 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된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글을 추적해 구속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하던 다양한 목소리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나세프씨는 말했다.
이집트는 무바라크 축출 후 민주적 선거로 2012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이듬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압델 파타 엘시시가 정권을 잡은 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집권 중이다.
문제는 권위주의 정부가 소셜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학습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엘시시 대통령이 헌법을 개정해 임기를 늘린 2019년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난 일이 대표적이다.
당시 유튜브 등엔 엘시시를 규탄하는 콘텐츠가 많이 올라왔다.
‘아랍의 봄‘으로 간신히 손에 넣은 자유민주주의를 영영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그러자 ‘불법 게시물‘로 신고됐다며, 인권 운동가나 언론인 등 반정부 목소리를 내는 계정이 무더기로 정지되기 시작했다.
후일 조사 결과 이는 이집트 정부가 동원한 유령 계정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반정부 콘텐츠를 대거 신고하면서 생긴 일로 밝혀졌다.
이들 유령 계정은 역으로 ‘우리는 시시(엘시시의 애칭)를 원한다‘, ‘내 대통령은 엘시시’ 같은 내용의 영상과 글을 대거 유포했다.
“반정부 시위에 나온 사람들이 스파이”라거나, “반정부 성향 유튜브에 올라 있는 시위 영상이 허위”라는 내용의 영상들도 그럴싸한 설명과 함께 널리 퍼졌다.
팔로어 10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유명인)를 정부가 포섭해 ‘반정부 언론의 배후에 영국 첩보 기관이 있다’ 같은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도 했다.
엘시시는 결국 개헌을 통해 2030년까지 집권할 길을 열었다.
튀니지의 인권 운동가 사미 벤 가르비아는 “많은 나라의 정권은 소셜미디어 사용법을 우리(민주화 시위대)에게서 배웠고, 이젠 우리를 공격하는 데 이를 사용하고 있다. 유튜브도 이를 방치한다”고 했다.
유튜브를 혁명의 지렛대로 삼았던 ‘아랍의 봄’ 당시 민주화 운동가 중 다수는 소셜미디어의 변질에 실망해 일찌감치 등을 돌렸다.
경찰 고문으로 사망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을 주도해 이집트 혁명의 상징이 됐던 와엘 고님(45)은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도구가 결국 우리를 갈라 놓았다”는 말을 남기고, 현재 소셜미디어 활동을 접은 상태다.
‘아랍의 봄‘을 계기로 국왕이 총리 선출권을 국민에게 넘긴 모로코 출신 자이드 무스타파 벨바기(36·컨설턴트)씨는 본지에 “‘아랍의 봄‘은 국영 미디어가 양산하는 뉴스만 접하던 중동의 시민들에게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매체를 경험하게 한 흥미로운 시기였지만 그 동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며 “권위주의 정권 자체가 소셜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이를 악용하면서 유튜브 등에 대한 환상도 깨진 상태”라고 했다.
벨바기씨는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이 (대립 중인) 이란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카타르를 비방하는 광범위한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인 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그는 “하룻밤 사이 카타르에 대해 독설과 비방이 엄청난 속도로 전파됐다. 이 같은 증오의 빠른 확산은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기 전엔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일방적 비방이 아무 통제도 없이 퍼져 나가는 모습에 공포를 느꼈다.
소셜미디어가 인공지능(AI)과 결합하고 정권이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고 했다.(250422)
☞아랍의 봄
2010년 12월 튀니지의 한 과일 행상이 경찰 단속에 반발해 분신한 일을 계기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反)독재 민주화 운동.
튀니지·이집트·리비아 등에서 정권 교체를 이뤄냈지만, 대부분 국가가 다시 극심한 혼란에 빠지며 전반적으로 실패한 개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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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7]나무는 수십 년 후를 바라보고 심어야 하기에 산불 복원을 위한 인공 조림 시 지역별 여건을
올봄 영남 산불을 키운 원인으로 불에 잘 타는 소나무 위주의 조림이 지목됐다.
온난화 여파로 한반도 기후는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해가고, 극단적 건조와 홍수가 빈발함에도 산림 정책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영남의 상흔은 자연 복구와 인공 조림을 병행해 지워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무는 수십 년 후를 바라보고 심어야 하기에 산불 복원을 위한 인공 조림 시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필요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18일 본지가 환경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산림청 ‘산림 분야 기후변화 적응 시행 계획’, 기상청 ‘2050 탄소 중립 대응 전략’ 등 정부 보고서를 종합해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생태계 변화와 현재 산림 구성의 문제, 향후 조림·수종 전략 등을 분석해보니 한반도 안에서도 지역의 지형적·기후적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나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林)이 아니라 해당 지역만의 ‘지역림’이 필요한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도시 숲’의 부재로 인한 열섬 현상과 짙은 미세 먼지가 문제로 꼽힌다.
2022년 서울 동작구에 내린 시간당 141.5㎜의 집중호우처럼 홍수도 발생하고 있다.
해안가에 방풍과 모래 날림을 막을 목적으로 해안 방재림을 조성하듯 도시에는 이런 요소를 고려한 ‘도시 방재림’이 필요한 것이다.
적합한 수종으로는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이 꼽힌다. 잎이 넓어 그늘을 제공하고, 침엽수보다 활엽수가 탄소 흡수력이 좋으며 경관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산악 중심인 강원도는 겨울철엔 한랭 건조해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여름철엔 집중호우가 내린다.
현재 강원도 산림은 ‘낙엽송’이라 불리는 일본잎갈나무 위주의 단순림이라 병해충과 산불에 취약하다.
이에 기존 낙엽송과 함께 졸참나무, 서어나무 등 활엽수를 심어 ‘산불 완충림’을 조성하는 것이 과제다.
굴참나무, 단풍나무 등 산불에 강한 나무들을 심어 ‘방화림 띠’를 조성할 필요가 있고, 산불이 난 후 인공 조림을 할 때는 빠르게 활착되는 물푸레나무 등을 심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도는 산지와 평지의 중간 형태 지형인 구릉지가 발달해 있다.
옴폭 파인 지형이라서 여름철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남풍(南風)이 그릇 안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봄철 서풍(西風)이 백두대간을 넘으면 ‘푄 현상’에 의해 고온 건조해진다.
이 일대가 아열대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참나무시들음병, 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병해충 저항성 수종인 느티나무, 이팝나무, 팽나무 등을 조림해야 한다.
또 아열대 수종인 감탕나무, 남방계 수종인 동백나무 등을 미리 심어 아열대 전환을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륙 중심인 충청도는 겨울 한파와 여름 폭염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이다.
달라진 기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기후 적응형 수종이 필요한데 대표적으로 아까시나무, 밤나무, 졸참나무 등이 있다.
이렇게 활착이 빠르고 산림 황폐화를 방지하는 수종을 혼합해 심어야만 큰 홍수에도 견딜 수 있다.
충청도는 2022년과 2023년 연이어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전라도는 평야와 구릉지가 대부분이라 농사에 적합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남쪽에서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방풍림과 하천림의 필요성이 크다.
농경지 경계 조림 형태로 팽나무, 가시나무 등 방풍 효과가 있는 수종을 심고, 하천·습지 연계 조림으로 버드나무, 느릅나무 등 습지 적응 종을 더 심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아열대 기후에 진입한 제주도는 기존 난대 수종인 동백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등을 많이 심어 난대림을 보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한라산 고지대에선 한대성 수종의 감소에 대비해야 하고, 중산간 지역에는 보호림을 확대해 제주만의 색깔이 지워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온난화에 따라 짧은 기간 꽃가루를 많이 뿜어내는 삼나무를 대체할 활엽수도 탐색해야 할 시점이다.
임치홍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는 “숲을 단조롭게 만드는 단순림 인공조림에서 벗어나 미래의 기후·기상 변화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식재 결정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2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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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6]결혼식장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부부들은 마이크로 웨딩으로 눈을
정하늬(34)씨는 작년 9월 2년간 연애했던 당시 남자 친구 최정호(29)씨와 결혼했다. 식은 따로 올리지 않았다.
정씨는 “1시간도 안 걸리는 결혼식을 위해 1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결혼식을 못 열었던 직장 선배들이 잘사는 모습을 보고 ‘식을 안 올려도 되겠다’는 용기도 얻었다.
부부는 청첩장 대신 온라인 결혼 알림장을 만들었고,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자세하게 알렸다.
아낀 예식비로 미국 신혼여행을 갔다.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공원 산장에서 보낸 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고, 신혼여행을 떠난 날은 결혼기념일이 됐다.
<결혼식 생략, 웨딩사진만 찍고 신혼여행 - 정하늬(오른쪽)·최정호 부부는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 노을공원에서 30만원에 웨딩 사진을 찍었다.
신부는 15만원짜리 원피스에 운동화, 신랑은 30만원짜리 정장을 입었다.>
정씨처럼 결혼식을 아예 안 올리는 이른바 ‘노 웨딩(no wedding)’을 선택하거나, 100명 미만인 스몰 웨딩 수준을 넘어 아예 20명 미만의 하객만 초대하는 ‘마이크로 웨딩’을 선택하는 신혼부부들이 나타나고 있다.
결혼 예식 문화가 정형화·상업화됐고, 결혼식 비용도 치솟자 아예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혼하는 것이다. 양복과 웨딩드레스 대신 청바지와 원피스만을 입고 식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윤지수(36)·김재현(30)씨도 올해 초 결혼식 없이 결혼했다. 대신 부부는 5만원을 들여 청첩장을 만들어 지인 그룹별로 식사 모임을 알렸고, 부부가 좋아하는 일본 술을 들고 가 대접했다.
지인들도 결혼식에 온다는 마음으로 꽃과 선물, 축의금을 준비해 왔다. 결혼 과정은 양가 상견례와 친척들 인사 두 번, 지인 모임 9번으로 마무리됐다.
윤씨는 “야외 웨딩홀을 예약까지 했었는데, 찍어낸 듯한 예식과 하객들과 30초씩 인사하는 결혼식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소중한 사람들을 초청해 맛있는 음식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우리만의 결혼식을 올릴 수 있어 더 좋았다”고 했다.
김현석(38)·박고운(32) 부부도 지난 2월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하며 ‘부부의 연’을 허락받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했다.
결혼 과정에서 필수로 꼽히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도 생략했다. 대신 10박 11일 일정으로 이탈리아·스페인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축구를 좋아하는 부부는 여러 도시를 돌며 도시마다 축구장 탐방을 했다.
김씨는 “예식 준비에 사용할 비용과 에너지를 신혼여행에 투자했다”며 “아내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김현석·박고운 부부가 지난달 3월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축구장에서 찍은 사진.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으로, 두 부부는 예식은 생략했지만, 대신 유럽으로 '축구 신혼 여행'을 떠났다.>
결혼식을 아예 생략하는 것은 아쉽고, 결혼식장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부부들은 마이크로 웨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도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조하정(29)씨는 “우리 부부 잘 살라고 주는 축의금을 일면식도 없는 웨딩 업체에 쓰는 게 아까웠다”고 했다.
6개월 후 미리 사 놨던 아파트에 입주해야 했는데, 그 사이에 예약 가능한 예식장을 찾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조씨는 부모님과 형제 등 직계가족 딱 12명만 불러 부부 포함 총 14명으로 마이크로 웨딩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총 277만원이 들었다. 대신 6박 7일 일본 신혼여행에 700만원을 투자했다.
노 웨딩, 마이크로 웨딩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더 만족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객 21명만 모아 작년 10월 결혼한 김채린(29)씨는 “보통의 결혼식은 신랑·신부와 하객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 마이크로 웨딩을 해 보니 하객 반응이 한눈에 들어왔다”며 “서로 눈을 맞추며 이야기도 더 길게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작년 4월 직계가족 10명만 모아 마이크로 웨딩을 한 김혜리(29)씨는 “일반적인 결혼식을 한 친구들은 하나같이 ‘너무 정신이 없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며 “마이크로 웨딩으로 돈을 많이 아꼈을 뿐 아니라 가족들과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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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22095]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 리그 1위를 달리는 리버풀은 AI 물리학을 전술에 적극 활용
1997년 체스 그랜드 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는 인공지능(AI) 딥블루에 패배했다. 바둑계 ‘인간 대표’라 불리던 이세돌은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에 무릎을 꿇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AI는 체스와 바둑 같은 마인드 스포츠를 넘어 몸으로 직접 부딪치는 종목까지 세를 넓히고 있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선 이미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산하 시티 풋볼 그룹에서 6년간 데이터 담당을 맡았던 리 무니는 미 매체 뉴욕타임스를 통해 “AI는 지난 150년간 치러진 모든 축구 경기보다 더 많은 축구 경기를 24시간 만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고 같은 기계 학습(머신 러닝), 심층 학습(딥 러닝)을 통해서다.
무니는 “어떤 팀과 경기를 앞뒀을 때, AI에 선수들 플레이 스타일과 개별 선수들 장단점을 학습시키면, 수백만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 필승 전술을 찾아낸다”며 “감독들은 자리를 걸지 않고도 다양한 실험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한국 시각) 리버풀 중앙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EPL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현재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 리그(EPL) 1위를 달리는 리버풀은 AI 물리학을 전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버드대 입자물리학 박사 학위를 가진 윌 스피어먼은 리버풀 분석(research) 총괄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스피어먼은 박사 시절 무질서해 보이는 입자들이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규칙을 찾아내는 연구를 했다.
이를 축구에 도입했다. 입자를 선수로, 공간을 그라운드로 치환한 셈이다.
EPL 한 경기에서 추출하는 패스와 슈팅, 태클 등 각종 자료는 150만개가량. 스피어먼이 만든 모델에 이를 대입하면 특정 상황에서 결과가 나온다.
리버풀 선수 앤드루 로버트슨이 왼쪽 하프라인 부근에서 오른쪽 측면에 있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를 향해 긴 패스를 시도한다.
공의 도달 예상 시간은 2.8초. 최대 속도, 가속도, 출발 반응 시간 등 요소를 모두 반영한 결과 아널드가 공을 제어할 확률은 약 87%로 나타난다.
이어 아널드가 골대 앞으로 띄운 공이 다르윈 누녜스에게 연결된다면 득점 확률은 32%, 무함마드 살라흐라면 41% 정도다.
이런 분석을 통해 공격 전술을 정리해 승리 확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코너킥 전술은 알파고를 만들었던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짠다.
연구진이 고안한 택틱 AI는 EPL 3개 시즌 동안 이뤄진 7176개 코너킥 자료를 학습하고 리버풀 선수들 키와 몸무게 등 정보를 분석해 최적 코너킥 전술을 마련해 준다. 기존 전술에서 뭘 수정해야 할지도 알려준다.
구단 운영에도 개입한다. 스페인 축구 팀 세비야는 전처럼 서류 수십 장을 보고 머리로 분석하는 대신, AI에 대고 ‘케빈 더브라위너(벨기에 축구 스타) 같은 선수를 찾아줘’ 또는 ‘연계를 잘하는 최전방 공격수를 알려줘’라고 말하면 이 조건에 맞는 전 세계 유망주와 현역 선수들 명단을 나열한다.
EPL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은 지난해 11월 고참 스카우트들을 대거 정리하고 AI 데이터 분석 중심으로 체계를 개편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는 선수들 몸 관리에 AI를 도입했다.
선수들 혈액 샘플을 통해 수백만 개의 면역세포를 각각 읽어내고, AI로 해석해서 개개인 ‘염증 점수’를 매긴다. 이를 통해 근육 통증이나 부상 가능성을 초기에 포착할 수 있다.
알베르트 문데트 혁신 허브 총괄은 “AI가 당장 어떻게 이길지만 고민하던 걸 넘어 구단 핵심 자산인 선수들 몸을 지키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다른 유럽 명문 축구 팀들도 AI 열풍에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
첼시는 지난 2월 AI 박사 학위를 보유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를 데이터 담당 자리에 앉혔다.
애스턴 빌라는 2021년 축구 리서치·전략 책임자에 런던대(임피리얼 칼리지) 물리학 박사 출신 아르자브 트리베디를 선임했다.
축구마저 결국 ‘AI 싸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도 나온다.
리 무니는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그들은 할 수 있는지에만 집착했고, 해도 되는지는 고민하지 않았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지금 축구계 상황을 묘사하는 듯하다”고 했다.(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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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4]국내에선 자막 선호도가 높긴 하지만, 외국어 콘텐츠의 한국어 더빙도 꾸준히 제작되고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총 18개 언어로 더빙(dubbing·다른 언어로 재녹음)이 제작됐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부터 할머니·할아버지까지 전 연령이 함께 보기 위해 더빙을 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남미 지역에선 넷플릭스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스페인어·포르투갈어 더빙으로 즐기고 있다.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더빙의 세계를 살펴봤다.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원피스’ 실사판 드라마는 과거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루피 목소리를 연기했던 강수진 성우를 섭외해 한국어 더빙판을 제작했다.>
한국에선 ‘더빙파’보다 ‘자막파’가 많지만, 국가별로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OTT는 더빙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의 경우, 평균 10개 이상 언어로 더빙한다. 제작 기간은 평균 3~5개월.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더빙 제작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말 브라질 마라냥주의 한 쇼핑몰에서 천여명의 팬이 모여 ‘폭싹 속았수다’의 마지막회를 함께 감상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드라마로 인기를 끌며 브라질 포르투갈어 더빙판으로 많이 시청됐다.>
특히 대사가 많거나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작품에서 더빙판 만족도가 높다.
넷플릭스 더빙팀 관계자는 “‘피지컬 100’ ‘흑백요리사’ 같은 한국 예능은 정보량이 많고 말도 빠르기 때문에 더빙판이 훨씬 몰입도가 높다는 해외 시청자의 피드백이 있었다”면서 “‘오징어 게임’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처럼 등장인물이 많고 장면 전환이 빠른 드라마도 더빙으로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디즈니·아마존 등 전 세계 OTT를 고객사로 둔 글로벌 1위 자막·더빙 기업 아이유노에 따르면, 자막과 더빙의 제작 비율은 85대15.
더빙은 자막에 비해 최소 3배, 많게는 10배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더빙에 투자하는 이유는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혜석 아이유노 고객 운영 부문 이사(VP)는 “어린이나 고령층은 자막판으로 감상했을 때, 자막 크기나 속도로 인해 콘텐츠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화면에 집중하지 않고 더빙판을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국가별로 자막 대 더빙 선호도는 확연히 다르다.
2022년 모닝컨설트 조사에 따르면 독일(76%)·이탈리아(73%)·프랑스(61%) 등 유럽 국가는 더빙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미국(36%)·한국(25%)·중국(25%)은 더빙보다 자막을 더 선호했다.
한국어에 비해 프랑스어나 독일어는 문장이 길고 구조가 복잡해 더빙판이 보기 편하다는 분석도 있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애니메이션 시장도 크고, 극장·방송용으로 외화 더빙도 꾸준히 제작해오면서 더빙 문화가 발달했다.
오혜석 VP는 “한국에선 외국어 학습에도 관심이 많아, 원어를 듣고 자막으로 이해하면서 언어를 배우려는 경향도 높은 편”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자막 선호도가 높긴 하지만, 외국어 콘텐츠의 한국어 더빙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핍의 살인사건 안내서’ ‘위쳐’ 등 해외 작품도 한국어 더빙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16년 만에 부활한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의 한국어 더빙 성우로 1990년대부터 월레스 목소리를 연기했던 유해무 성우를 섭외해 호평을 받았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언어 장벽은 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AI를 활용해 외국어 더빙 음성과 배우의 입 모양을 일치시키는 기술까지 개발됐다.
다음 달 미국 전역에선 AI 기업 플로리스가 더빙을 맡은 스웨덴 영화 ‘워치 더 스카이스’가 개봉한다.
스웨덴어로 말하는 배우의 얼굴에 영어로 더빙한 성우의 입 모양을 합성해 배우가 영어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톰 크루즈가 한국어로, 이병헌이 프랑스어로 연기하는 모습을 볼 날도 멀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AI 더빙 시장은 지난해 9억8000만달러(약 1조3900억원)에서 연평균 17.8%씩 성장해 2029년 22억3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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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22093]이제는 케이블카뿐 아니라 출렁다리, 모노레일, 전망대 등이 전국에 넘친다
최근 제주도에서 ‘한라산 케이블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에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하면서다.
2016년 1585만명이던 관광객이 지난해 1376만명까지 줄어들자 내놓은 타개책이다.
한라산 서쪽의 영실계곡과 백록담 근처 윗세오름을 연결하는 노선 등이 거론된다. 도의회는 올 상반기 중 주민 설문 조사도 할 계획이다.
당장 오영훈 제주지사가 반대 입장을 내고 나섰다. 그는 “케이블카를 짓느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이 훼손되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운행 중인 케이블카는 총 40개. 케이블카 수가 늘어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전남 목포의 목포해상케이블카(왼쪽 사진)는 지난해 25억6000만원 흑자를 냈지만 경남 하동의 하동케이블카(오른쪽)는 11억6000만원 적자를 냈다.>
전국이 케이블카로 들썩이고 있다. 현재 전국 40곳에서 운영 중인데 추가로 추진 중인 케이블카가 20곳이 넘는다. 사업지마다 찬반 갈등으로 시끄럽다.
서울시는 작년 9월 ‘남산 곤돌라’ 착공식을 열었으나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근처에서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과 환경 단체 등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남산 케이블카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였다. 양측은 법원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선 “서울시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개통 시기가 2026년에서 2028년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산 곤돌라는 지하철 명동역과 남산 정상을 연결한다. 케이블카와 비슷하지만 캐빈의 크기가 작고 속도가 더 빠르다.
현재 남산에는 산 중턱과 정상을 오가는 케이블카가 1962년부터 운행 중이다. 지하철역과 먼 데다 주차 공간도 좁아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정한 개인이 60년 이상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한다는 논란도 있다.
강원 양양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작년 6월 착공했지만 환경 단체 등이 여전히 양양군청 등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오색 케이블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강원 지역 1호 대선 공약이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해 “도내 6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관령, 울산바위, 치악산 등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만든 강원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최근까지도 존치와 철거를 두고 지자체와 환경 단체 등이 갈등하다가 지난달 계속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해발 1300m를 오르내린다. 2023년부터 작년까지 정선 인구의 10배인 40만명이 탔다.
전문가들은 “케이블카 하나로 지역이 활성화되는 건 20년 전 얘기”라며 “연계 관광지나 교통망을 갖추지 않으면 세금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케이블카만 놓으면 관광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했다.
2021년 개통한 전남 해남·진도 명량 해상 케이블카는 작년에 23억9000만원 적자를 냈다. 개통 당시 연간 100만명이 탈 것이라 예측했지만 탑승객이 매년 20만명도 안 된다.
2022년 개통한 경남 하동군 하동 케이블카는 3년간 누적 적자가 38억원에 달한다. 두 곳 모두 주변에 묶어서 둘러볼 관광지가 부족하고 교통도 불편하다.
전국 곳곳에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잘나가던 케이블카도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
2008년 개통한 경남 통영 케이블카는 2017년 140만명이었던 탑승객이 2023년 42만명으로 줄었다. 개통 초기 한 해 200만명이 몰렸던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2023년 120만명이 탔다.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초기엔 경쟁자가 없었지만 이제는 케이블카뿐 아니라 출렁다리, 모노레일, 전망대 등이 전국에 넘친다”며 “지역에 맞는 관광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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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결혼식을 하기 너무 어렵다”고 토로하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예비 신부 박모(30)씨는 내년 초 결혼식을 목표로 이곳저곳을 알아봤지만 아직 예식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예식장은 상담 예약을 위해 정확한 날짜와 시각에 문의할 것을 요구해 전화 연결조차 쉽지 않았다.
예비부부가 친구들까지 동원해 수십 통 전화한 끝에 상담 예약에 성공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아봤던 예상 금액보다 1000만원 이상을 더 요구받자 예약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후 서울 내 예식장 5곳을 더 알아봤지만 대부분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이 마감됐다며 ‘내년 하반기 예약분은 언제 신청이 가능할지 미정’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제는 결혼 준비에 지친다”며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최근 박씨처럼 “결혼식을 하기 너무 어렵다”고 토로하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 시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치면서 20% 급감했던 예식장 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 예식장은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 2019년 890곳에서 지난해 714곳으로 19.8% 줄었다. 최근 예식장이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최근의 결혼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경기도 수원의 한 결혼식장.>
예식장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예식홀 대관 비용은 코로나 발생 후인 2021년 896만원에서 올해 1401만원으로 56.4% 치솟았다(결혼 정보업체 듀오의 매년 설문 조사).
코로나로 예식장들이 타격을 받기 전 가격 수준(2019년·1345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예비부부들은 고질적인 예식장 관련 정보 부족에 고통받고 있다.
예식장 대관료와 식대 등 복잡한 예식 비용을 비롯해 예약이 가능한지 여부, 언제 예약 신청이 열리는지 등 전부 예식장 측이 정보를 틀어쥐고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상황이다.
예비부부 사이에서 ‘교통 편리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 서울 여의도의 한 웨딩홀은 현재 내년 6월까지 모든 예약이 끝난 상태다.
내년 7~12월 예약분은 언제 신청이 가능할지 미정이다.
이 예식장 관계자는 “오는 6월 말 이후 내년 하반기 예식장 예약이 가능해질 것 같다”며 “웨딩홀 인스타그램(소셜미디어)을 잘 보면 공지가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돈이 있어도, 없어도 결혼식장 잡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신모(31)씨는 “‘가성비’가 좋다는 한 예식장에 어렵게 상담 예약을 잡아서 방문했지만, ‘이미 1년 반 후까지 예약이 다 찼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곳저곳 알아보니 예식비가 비싼 특급 호텔은 상황이 좀 나은 편이고, ‘중급’ 정도의 웨딩홀은 정말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했다.
정해진 예산 범위에서 식을 올리려는 예비부부들은 교통이 편하고 식사 등이 무난해 선택 가능한 예식장은 몇 곳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식과 함께 학회·콘퍼런스 등 행사도 진행하는 호텔이나 컨벤션홀에서는 장기 고객이 될 수 있는 기업·기관 행사를 예식보다 선호한다고 한다.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은 예식 성수기인 내년 4월 단 이틀만 웨딩 예약을 받았다. 이 호텔 관계자는 “기업 행사 예약을 먼저 잡고, 남은 기간 예식 예약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 상승으로 예식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예식장 사정에 맞춰 쫓기듯이 결혼하는 이들도 일부 있다.
지난해 말 결혼한 이모(30)씨는 “당초 작년 10~11월 결혼을 하려고 ‘가성비’가 좋다는 한 웨딩홀에 여러 차례 예약을 시도했지만 식장을 잡을 수 없었다”며 “해가 넘어가면 예식 가격이 또 오를 것 같아 가능한 날짜로 제시받은 12월에 허겁지겁 식을 올렸다”고 했다.
예식 비용은 꽃과 액자 장식 등 각종 옵션에 따라 가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문제는 예식 비용 등 조건을 예비부부들이 미리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식장은 결혼 시즌(계절)·요일·시간대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항목별 요구 금액이 복잡하다.
게다가 ‘사전 상담’을 위한 예약을 잡기조차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예비부부들이 예식장 정보를 찾아 소셜미디어 후기를 찾아 헤매거나 먼저 결혼한 친구에게 귀동냥을 하지만, 막상 상담해 보면 “잘못된 정보”라는 답을 들을 때가 많다.
이에 대해 예식장 관계자들은 “코로나 시기 결혼식이 줄줄이 취소되며 폐업한 곳들을 중심으로 최근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일부러 가격을 올려받거나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결혼식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 결혼 적령기 청년들 사이에선 신(新)연애 풍속도 등장했다. 예비 신부 정모(29)씨는 지난해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 친구와 연애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서울 강남구의 한 웨딩홀을 예약했다.
함께 웨딩 박람회에 들렀다가 자연스럽게 결정했다고 한다.
정씨는 “1년 정도 연애를 하고 나서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2~3년 후에야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며 “6개월 전에만 취소하면 계약금을 돌려준다고 해 부담도 없다”고 했다.
‘만에 하나 연애하다 헤어지면, 예약은 그때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결혼식장 선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청혼의 트렌드 역시 바뀌었다. 청혼하고 결혼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식장 예약, 스튜디오 촬영 등 결혼 준비 과정을 다 마치고 나서 예식 직전에 청혼하는 경우가 많다.
청혼이 “나랑 결혼해 줄래”가 아니라, “나랑 결혼해 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정부는 예식장 정보 공개 등 대책을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바뀐 건 거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주요 결혼식장·웨딩플래너 업체와 서비스 가격을 자사 홈페이지나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공개하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만, 14일 현재 참가격을 통해 가격이 공개된 결혼식장은 단 1곳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하는 곳이 아직 많지는 않다”며 “앞으로 참여 업체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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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한국이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설계 기술을 수출한다.
한국이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설계 기술을 수출한다.
1959년 미국의 지원으로 연구로를 도입해 원자력 기술의 첫발을 뗐던 한국이 66년 만에 미국에 역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연구로는 차세대 암 치료 의약품 생산 등에 쓰여 세계적으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이 수출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열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대와 차세대연구로 초기 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왼쪽 세 번째부터 문 초이 미주리대 총장, 토드 그레이브 미주리대 이사회 의장,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임인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 대학교와 출력 20MW(메가와트)급 신규 연구로 건설 사업의 초기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소형 모듈 원전)의 선두 미국 기업인 뉴스케일을 비롯해 6개 국제 컨소시엄을 제친 것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1000만달러(약 142억원)이고, 설계 단계가 진행될수록 수출액이 늘어난다.
연구로 건설을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약 10억달러로 추정되며, 건설 계약 등은 차후에 선정된다.
이번 수출은 한국의 원자력 기술과 연구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 수출이 원자력 산업 분야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면, 연구로 수출은 연구·개발(R&D) 분야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계약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민감 국가 지정에도 한미 양국의 과학기술 협력은 이상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향후 연구로 구축 과정에서 양국의 원자력 기술 교류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미주리대는 현재 미국 대학 중 최대 규모인 10MW급 연구용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로에서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루테튬-177’이 생산되는데, 미국에서 유일하다.
이를 활용해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내보내 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대표적이다.
미주리대에 따르면, 이곳의 연구로에서 생산된 의료용 동위원소로 암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인원이 2023년 한 해 동안 160만명에 달했다.
이에 미주리대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0MW급 연구로의 국제 경쟁입찰을 발주했다.
이번에 한국 컨소시엄은 미국 뉴스케일, 아르헨티나 인밥 등 6개 컨소시엄과 경쟁해 계약을 따낸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 컨소시엄이 계약한 초기 설계는 원자로 본격 설계에 앞서 건설 부지 조건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분석하는 단계다.
임인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약 6개월간 초기 설계를 수행한 뒤 추가 협의를 통해 개념 설계와 기본 설계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단계까지 계약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 설계와 핵연료 공급을, 현대엔지니어링은 종합 설계와 사업 관리 등을 맡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기술 수출이 한국의 원자력 R&D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농축 핵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원자력연구원의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 기술을 핵심으로 꼽았다.
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술은 핵연료의 농축도를 낮추면서도 촘촘하게 배치하는 식으로 원자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핵무기로 악용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을 막는 핵심 기술이다.
미 정부가 핵 비확산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 같은 한국만의 기술이 계약 체결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향후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세계 54국에서 연구로 227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 161기가 40년 이상 된 노후 연구로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20년간 연구로 30~50기의 신설·대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로 1기당 건설 비용이 2억~10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십조원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또 연구로는 차세대 암 치료제는 물론이고 전력 반도체 소재 생산, 신소재 개발 등에 폭넓게 쓰여 세계적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번 계약은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연구로 수출 선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청신호"라며 "우리가 기술 우위에 있는 핵연료 공급, SMR 수출로 성과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기술 수출이 민감 국가 관련 우려를 일정 부분 불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15일 미국 에너지부는 한국을 민감 국가 명단에 포함했다.
에너지부는 미국 원자력 연구의 산실로 꼽히는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 등을 산하에 두고 있어, 한미 간 원자력 기술 협력에 지장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주한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14일에 미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연구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민감 국가 지정 이후에 이번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며 “국내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250418)
☞연구용 원자로
우라늄 등 핵연료를 핵분열시켜 의료·산업·과학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성자를 생산한다.
원전과 달리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규모는 작지만 섬세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세계에서 연구용 원자로를 자력으로 설계·개발한 국가는 약 10국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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