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3Q] 낙태는 어쩌다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됐나

 



낙태를 사실상 전면 금지한 지난 9일 미국 애리조나주(州) 대법원 판결로 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언론과 시민단체에서는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 판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할 정도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표심(票心)을 자극할 최대 변수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 난리가 났을까.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9일 낙태를 금지하는 160년 전 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전국적으로 낙태권과 관련한 논의가 불붙고 있다.>


◇Q1. 판결 내용은 뭔가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산모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고 낙태 시술자를 징역형에 처하는 과거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1864년 제정된 이 주법은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한다. 
이 법은 지난 1973년 미 연방 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내리며 효력을 잃었다. 
이에 애리조나에서도 낙태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2022년 보수화된 대법원이 49년 만에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애리조나에서는 과거 낙태를 금지했던 판결을 그대로 따라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준을 따라야 할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고, 이날 주 대법원이 과거에 만들어진 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Q2. 왜 논란이 되나

2022년 연방 대법원 판결 이후 주마다 낙태와 관련한 입장을 세웠다. 
현재 14개 주에서 낙태가 전면 금지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애리조나에서 나온 이번 낙태 금지 판결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이곳이 대표적인 선거 경합 지역이라는 점에 있다. 
바이든은 2020년 대선 때 애리조나에서 1만1000여 표 차이로 가까스로 트럼프에게 승리했다. 
승리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 중에서도 낙태 이슈에 대해서는 관대한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양당 후보가 현재 팽팽한 접전을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손꼽히는 경합 주에서 처음으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판결이 나오면서, 이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낙태에 관대한 민주당으로 쏠리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Q3. 바이든과 트럼프 입장은

판결이 나오자마자 바이든은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애리조나 주민들이 극단적으로 위험한 낙태 금지령 아래 살게 될 것이며, 비극적인 강간 또는 근친상간 사건에서도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게 된다”고 각을 세웠다.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의 반응이다. 
보수 성향인 그는 10일 ‘애리조나 판결이 너무 나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전국적인 낙태 금지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그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낙태 반대 입장에 서 왔는데 한걸음 물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8일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낙태는 각 주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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