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강남권 일대 피부과 등 미용 관련 병원이나 치과 등 일부 의료기관에서 환자나 고객들에게 프로포폴을 이용한 마취 치료를 적극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20분 안팎 걸리고, 약간의 통증만 동반하는 시술이나 치료를 받을 때도 “아프지 않게 해준다”면서 30분 이상 걸리는 수면 마취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의료 기관이 프로포폴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한 피부과에서 미용 상담을 받은 최모(32)씨는 “수면 마취를 해서 전혀 아프지 않게 피부결이 좋아지는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200만원을 내고 5회권을 결제했다. 
이 병원 홈페이지에는 5~10분이면 끝나는 시술에 대해서도 “10만원만 더 내면 자면서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한다. 
실제 이 병원에 전화로 문의했더니 “레이저를 사용해 통증이 있는 시술은 수면 마취를 하는 게 더 낫다”며 “마취할 때 프로포폴을 사용하고 있어서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강남구 또 다른 병원에서는 아예 수면 마취와 각종 시술을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수면 마취로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아예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시술이 모두 달라서 일주일에 몇 번씩 오는 환자들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병원들 다수가 수면 마취를 진행할 때 중독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프로포폴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2일 수면 상태로 시술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병원 30곳에 문의했더니 그중 29곳이 마취 약물로 프로포폴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중 한 병원에 중독성 등을 물었더니 “소량만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고, 환자들 대부분 푹 자고 일어난다”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의료진 입장에서 “환자가 수면 상태인 게 편하다”는 이유로 수면 마취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치과는 “임플란트 시술을 하거나 사랑니를 뽑는 경우, 충치나 신경 치료를 할 때도 수면 마취를 하면 아프지 않아 좋다”면서 “환자도 의사도 불편하기 때문에 수면 마취를 하는 게 낫다”고 했다. 
강남 한 치과의 상담 직원은 “최근 수면 마취를 시작한 치과들이 늘고 있는데, 환자들 사이에서 인기라 예약이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병원 대부분이 중독성이 강한 프로포폴을 수면 마취 약물로 사용하면서도 경각심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마취과 전문의는 “프로포폴은 소량만 사용해도 사람에 따라 이상황홀감(euphoria), 회복감 등이 나타나 쉽게 중독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대부분 병원이 마취과 전문의를 두지 않고 투약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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