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로 가기 위해 나는 1-15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나는 미라마로드로 나갈 생각이었는데 잘못해서 미라마 해군 비행장으로 나오고 말았다. 
비행장의 정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차를 돌릴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자동차 창문을 내리고 경비병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정말 여기 오고 싶어 온 게 아니에요."
그러자 젊은 수병이 내 눈을 들여다보며 대답했다. 

“부인,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베트남 판랑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을 때 나는 가끔 기지내 극장에 가서 영화구경을 하곤 했다. 
한번은 극장 앞에서 줄을 서 있는데 베트콩의 박격포 공격이 시작되었다. 
극장에 들어가려고 차례를 기다리던 병사들이 모두 땅바닥에 엎드렸다. 
나는 재빨리 엎드려서 벙커를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이봐, 친구! 지금 줄에서 벗어나면 자리를 빼앗기게 돼!"
나는 상황을 살펴본 뒤 얼른 방향을 돌려 줄로 돌아갔다.

 

 




제2차대전 당시 나는 레이티섬에 주둔하고 있었다. 
그 지역은 안전한 곳이었지만 가끔 적병이 우리의 식량저장소에 잠입하려고 기도하곤 했다. 
한번은 미군 사병으로 위장한 적병이 점심을 타먹으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줄에 끼어 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취사병이 그를 발견하고 배식대 밑에 있던 권총을 꺼내 겨눈 다음 마침 근처를 순찰하고 있던 헌병을 큰소리로 불렀다.
상황이 끝난 다음 우리는 그 취사병에게 어떻게 적병을 알아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한번 음식을 타간 후 불과 1분도 안돼서 다시 타러 오는 걸 보고 우리 부대 병사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지."

 

 




신병훈련소에 도착한 첫날, 버스에서 내린 우리 신병들은 소리를 질러대는 훈련교관들을 마주 대하게 되었다. 

우리는 보급품을 지급받고 기합을 받으며 한나절을 보냈다. 
5분밖에 안되는 식사시간이 끝났을 때 미시시피주에서 온 신병이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한테도 이 모양으로 대하니 적에게는 오죽할까?”

 

 




한국의 오산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 일요일 아침, 아침을 먹으려고 식당에 가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카운터 뒤에 서 있는 취사병의 표정이 우울해 보였다. 
내가 음식을 주문하니까 취사병이 계란을 어떻게 해주길 원하느냐고 물었다. 
되도록 그를 편하게 해주려고 나는 명랑한 목소리로 “자네 편한 대로 해주게” 하고 말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계란 두 개를 집어서 내 쟁반 위에서 깨뜨리더니 쟁반을 내게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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