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래브라도종 사냥개인 벤슨을 산책시키고 있던 나는

우리 쪽으로 한 부부가 세 마리의 스코틀랜드 테리어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았다.
조그마한 세마리의 개들은 벤슨을 에워싸고는 앙앙거리며 짖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 걷다가 뒤돌아 서서 외쳤다.
"벤슨, 빨리 와. 넌 이미 아침을 먹었잖아 ?"
"그랬겠죠." 남자가 대꾸했다 "하지만 얘들은 아직 아침식사 전이거든요."



<수박 데낄라>



이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나는 이사짐센터에서 온 대형트럭의 운전석에 끼어 타게 됐다.
그런데 우리집에서 기르는 덩치가 엄청나게 큰 검은색의 그레이트데인종 개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임시변통으로 우리집에서 타던 픽업트럭을 이사짐 트럭 뒤에 매달고 그 픽업의 운전대에 개를 앉혔다.
그런데 큰 길을 한참 달리는데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리길래 뒤를 돌아보니

우리 개가 그 큰 앞발을 클랙슨에 올려 놓은 채 짖어대고 있었다.
그래서 트럭을 길가에 멈추게 하려고 하는데 어떤 차가 옆으로 다가오더니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이거 봐요. 아주머니 ! 개를 먼저 보내지 그러세요 !"



<시계>



정장을 하고 참석해야 할 파티가 있어서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마침 쓰레기통과 자루걸레를 치워야겠다 싶어 들고 내려갔다.
그런데 그때 현관에서 초인종 소리가 나길래 자루걸레와 쓰레기통을 든 채 문을 열어주었더니

밖에 서 있던 어떤 젊은이가 내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집사람하고 제가 이 근처에 집을 한 채 살까 했는데 집을 청소할 때도 모두 그런 복장을 해야 한다면 이 동네에선 살 생각이 없는데요.” 



<독일의 기술력>



우리는 뉴욕주 북부에서 나이 많은 수녀 두 사람이 살던 헌 집을 한 채 샀다.
겨울이 금방 닥치게 되자 그 집의 벽체에 단열재가 안 들어 있는 게 좀 걱정이 돼서 얘기를 꺼냈더니

남편은 "그 노인들이 여기서 그렇게 오랫 동안 견뎌왔는데 우리라고 못 견딜 게 뭐 있어 !” 하며 자신만만해했다.
11월에 들어서 기온이 영하 20도로 급강하한 어느 날 밤 자다가 깨어 방안을 둘러보니 벽에 성에가 잔뜩 끼어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 그 노수녀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겨울철에 어떻게 난방을 했었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그들과 몇 마디 얘기를 주고 받더니 전화를 끊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지난 30년 동안 겨울이 되면 따뜻한 플로리다주로 가서 지냈대.” 



<묘기>



내 친구 한 사람은 개의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떠벌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바쁜 가운데에서도 리빙스턴이라는 자기집 개에게 운동을 시키기 위해 매일 개를 끌고 나가 달리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친구의 몸매가 그리 날씬한 편이 아니어서 나는 그의 말을 곧이 들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내가 긴 언덕길을 따라 조깅을 하고 있는데 자동차 한 대가 천천히 내 곁을 지나가고 있었다.
차 안을 보니 내 친구가 앉아서 열심히 사이드 미러를 들여다보고 있었고 차 옆에는 튼실하게 생긴 리빙스턴이 헐떡거리며 따라가고 있었다. 



<신기한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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