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서 난생 처음으로 경로우대카드를 사용하려고 계산대로 가면서 자신이 할인카드를 가질 만큼 나이가 많다는 사실에

기분이 언짢았다.
그래서 나이 예순의 할망구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쾌한 일인가를 혼자 중얼거리자 계산대 여직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이란 기분에 달렸지요.”
“그래 바로 그거예요,아가씨. ” 내가 맞장구쳤다.
“아직 나는 아주 젊은 기분이거든.”
그러자 그 여직원은 계산대 뒤에서 풍선을 하나 꺼내 내밀었다.
나는 웃으면서 받아들고 보통 때보다 더 가벼운 걸음걸이로 걸어나왔다.





얼마전 우체국에 갔다가 그곳 게시판에서 별난 벽보 하나를 보았다.
“우체국 주차장에서 잃어버린 작은 왕뱀을 찾습니다.
우리집 애완동물로 사람을 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찾아 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바로 그 아래에 누군가 몹시 무서워 벌벌 떨며 쓴 글이 보였는데 그 내용인즉 : “왕뱀 주인께, 왕뱀을 찾은 다음엔 찾았다는 공고를

꼭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우리 부부가 대학생이었을 때 일.
우리는 자그마한 아파트 방에다 놋쇠 제품과 대나무로 장식하고 심지어 기름 입힌 종이우산까지 가져다 놓는 등 온통 동양정취가 물씬

풍기도록 꾸며 놓곤 타이에서 온 이웃 젊은 부부에게 방 구경을 시켰다.
하지만 그들이 킬킬 웃어대는 바람에 우리는 당황했다.
그 타이사람 부부가 자기네 아파트 방문을 열고 자기들이 꾸민 실내장식을 구경시켜 주었을 때 가서야 그들이 웃어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방은 하나에서 열까지 아주 옛날 미국풍으로 꾸며져 있었으니까. 





내 친구에겐 눈이 나쁜데도 남들이 보기 싫어할까 봐 안경을 안 쓰는 누이동생이 있다.
그것 때문에 얼마 전에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어린이와 약물오용에 관한 TV특집프로에서 자녀를 잘 살펴 보라는 말을 듣고 그 여자는 두 딸애의 방을 뒤져 보기로 했다.
그런데 글쎄 한 서랍에서 노란 알약이 나오는 게 아닌가 !
뭔가 글씨가 적혀 있었으나 자기 눈으로는 읽을 수가 없었다.
옷장에서도 또 다른 알약이 나왔다.
그 여자는 걱정이 되어 근처 약국에 달려가 마음을 조리며 물었다.
“이 약이 무슨 약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약제사는 약을 보고 그 여자를,그리고 다시 약을 들여다 보더니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부인,놀라게 해 드리고 싶진 않지만 이 노란 알약은…’’ 하곤 잠시 뜸을 들이더니 “새알 초컬릿이군요. 그리고 이것은 입 안의 냄새를

없애 주는 박하입니다” 했다. 





몇 해 전 내가 출근할 때 늘 같은 버스를 타는 사람들 가운데 특수교육을 받으러 가는 두 명의 저능 소년 소녀가 있었다.
정박아를 위한 달리기대회가 열릴 것을 알게 된 운전사가 어느 날 그 아이들도 대회에 참가하는지 물었다.
“네, 경주에 나가고 싶지만요, 우린 아파트에 살아서 연습할 데가 없어요’’라고 소녀가 대답했다.
그 다음날 아침이었다.
운전사는 그 어린이들이 타는 정류장에 버스를 세우고 문을 열어 주더니 그들이 미처 타기 전에 이렇게 외쳤다.
"저 모퉁이 까지 나하고 경주하자 ! ” 꼬마 둘은 격려의 경적을 울리며 구르는 버스를 뒤쫓아 보도에서 뛰며 따랐다.
한 구역쯤 지나서야 그들이 아침 운동으로 기쁨에 상기된 채 버스에 올랐다.
꼬박 2주간 매일 이렇게 반복됐으며 승객 모두는 코치가 되어 너나할 것없이 시간을 재는 등, 이런 저런 조언을 하느라 열을 내게 되었다.
대회가 있은 다음날 아침 우리 단골손님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그 재치있는 운전기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두 어린이가 50m경주에서 제각기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포틀랜드에서 내 조카딸은 지나는 차에 편승할 양으로 길모퉁이에 서 있었다.
그때 누더기를 걸친 노인네가 오더니 "아가씨, 25센트 없수 ?” 했다.
내 조카딸은 주머니를 뒤져 그 돈을 꺼내 그에게 주려했는 데 그는 돈 받기를 거절하며 이렇게 말하더라고.
"됐소. 나한테 30센트 있으니 그것과 합치면 아가씬 버스를 탈 수 있을게요. 젊은 여자가 남의 차에 편승하는 것은 위험해요.’’
그러면서 자기 돈을 건네 주더니 지척거리며 걸어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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