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우의 쉬운 사진] (58) 밤하늘의 별 잘 찍는 법
입력 : 2013.07.04 04:00
차분히 기다리세요, 카메라가 별빛을 받아들일 때까지
- 렌즈 26㎜ㆍ셔터 스피드 64secㆍ조리개 f/2.8ㆍ감도 ISO1600ㆍ삼각대 사용. 2009년 10월 네팔 로체남벽 4950m 베이스 캠프에서 촬영.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시인 이해인은 '고개가 아프도록/ 별을 올려다본 날은/꿈에도 별을 봅니다'라고 노래했다.
그의 말처럼 이맘때 밤하늘은 아무리 고개가 아프도록 올려다봐도 싫증 나지 않는다. 오래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하늘 위 반짝이는 별도 늘어나는 것만 같다.
숨어 있던 별이 천천히 내 빈약한 시야에 들어온다.
내 눈이 밤하늘에 적응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그렇게 별을 보다 보면 이건 어쩌면 낚시와도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인내심을 가지고 오래 바라볼수록 얻는 게 늘어나니까. 그렇게 여름밤 우리는 종종 찬찬히 오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별을 낚을 수가 있다.
눈으로 보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별을 찍어보고 싶은 것이다. 밤하늘의 별을 카메라에 담는 건 쉽진 않지만, 그렇다고 복잡하지도 않다.
몇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별은 웬만해선 도심에서 찍기 어렵다. 인공 광원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에선 별이 찍히질 않기 때문이다.
한적한 숲, 깊은 산골일수록 별을 찍기 좋다. 달빛이 너무 밝아도 별이 잘 보이질 않는다. 보름달이 뜬 날이라면 별을 찍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해가 완전히 진 다음 찍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하자. 해가 저물고 1~2시간은 지나야 별을 제대로 찍을 수 있다.
둘째, 별은 똑딱이 카메라로는 찍기 어렵다. 미안하지만 이때만큼은 DSLR 카메라가 필요하다. 그리고 하나 더. 삼각대도 필요하다.
별을 찍으려면 노출이 확보돼야 한다. 멀리 총총히 박힌 별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그 적은 빛을 카메라가 오랫동안 충분히 받아들였다가 찍어야 한다.
셔터를 한 번 누르면 카메라는 대략 15초에서 30초 정도 그렇게 오래 빛을 받아들였다가 사진을 찍는다. 다시 말해 장노출이 되는 것이다.
이때 삼각대가 없으면 사진이 흔들리기 쉽다. 삼각대는 그래서 필수다.
셋째, 여분의 배터리도 꼭 필요하다. 셔터 한 번 눌러 사진을 찍는 데 15~30초씩 걸리니 배터리 소모가 빠를 수밖에 없다.
여분의 배터리를 준비해 가지 않으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넷째, 초점에 유의해야 한다. 자동초점(AF)보다 수동초점(MF)으로 설정해놓고 사진 찍기를 권한다.
멀리 빛나는 별은 워낙 작은 피사체라서, 자동초점으로 놓으면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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