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진의 세기를 표현할 때 '규모'와 '진도'는 어떻게 다른가?
     아이티 지진보도를 보면 지진의 세기를 표현하면서 '규모'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전에 사용하던 '진도'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규모는 진앙에서 발생한 당초 에너지의 크기, 진도는 지진이 도달한 지면에서 사람이 느끼는 흔들림의 정도


   지진의 세기를 나타낼 때 쓰이는 '규모(magnitude)'(강원도 평창군도암면에서 2007년 1월 20일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파를 분석하고 있는

   기상청국가지진센터 직원들)는 '리히터 규모'로도 불립니다.
   1936년 미국의 지진학자 리히터(Richter) 박사가 캘리포니아의 지진 자료를 바탕으로 지진이 분출하는 에너지의 크기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 시초입니다.
   규모는 영문 약자 M으로 표기하는데, 산출 공식은 'M=1.73×logΔ+logA-0.83'입니다. 여기서 Δ=진앙거리(Km) A=√(NS²+EW²)이며 A는 북남(NS)과

   동서(EW) 간 최대 진폭 합성 값의 로그함수입니다.
  

   다소 복잡하지만 규모는 이처럼 지진의 '절대적'인 세기를 표현한 값인 반면 진도(震度·seismic intensity)는 '상대적'인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규모가 지역에 관계없이 측정되는 지진의 강도(에너지)인 반면 진도는 지진으로 인해 사람이 느끼는 진동의 정도나, 건물이 입은 피해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지진의 발생지점(진앙)으로부터의 거리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수치가 달라집니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더라도 지진의 발생 지점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에 따라 지진의 진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지진이 지하 10㎞ 이내에서 발생했다면 서울 도심의 땅이 갈라지고 저층 건물은 무너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진도 8 정도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이 지진이 지하 100㎞ 깊이에서 발생했다면 건물이 어느 정도 흔들리면서 사람들은 가벼운 진동을 느낄 뿐 별다른 피해는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진도로 표현하면 진도 3 또는 4 정도가 됩니다.
   요컨대 지진의 규모는 절대값이지만, 진도는 거리나 관측지점의 지질 특성, 건물이 흔들리는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값인 셈입니다.
  

   세계 지진 전문기관들은 규모와 지진의 상관성을 단순화시켜 표현하기도 합니다.
   기상청 지진감시센터에 따르면, 규모 1.0~2.9의 약한 지진은 진도 1 상황에 해당돼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진동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통상 강진으로 분류되는 규모 6.0의 지진일 경우엔 진도가 8~9에 해당돼 일반 건축물이 부분적으로 붕괴되거나 무거운 가구가 뒤집히고,

   땅에 금이 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지요.
   규모 7.0 이상일 때는 진도가 10 이상이 돼 최악의 경우 지표면이 뒤틀리는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진다고 합니다.
  

   기상청 지진감시과 유영규 사무관은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지진의 세기를 '규모'로 발표해 왔지만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참고 자료로 진도 수치도 함께 제공해 왔는데, 이는 세계 각국 지진기구도 비슷한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아이티 강진의 경우 규모로는 7.0이었는데 진앙의 경우에는 진도가 10 정도로 강했고, 진앙으로부터 100㎞ 정도 떨어진 지점은

   진도 8~9 정도의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1001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