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디폴트와 모라토리엄은 어떻게 다른가?
두바이가 사실상 디폴트를 선언했다는 보도에 이어 그리스와 포르투갈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디폴트는 무슨 뜻인가요? 또 모라토리엄이란 말도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A: 디폴트는 빚 못 갚게 된 상태, 모라토리엄은 빚 상환 연기 선언
두바이(높이 828m로 세계 최고 높이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의 국영 기업인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선언했다',
'디폴트(default)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국내외 보도가 있었습니다.
디폴트와 모라토리엄이 함께 쓰이면서 두 단어의 차이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디폴트는 빚을 갚지 못하게 된 상태, 즉 '채무(債務)불이행 상태'를 의미합니다. 기업이나 은행, 국가 모두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기업이 채권 발행이나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돈을 빌려다 썼는데 나중에 만기에도 갚을 돈이 없게 되면 "디폴트에 빠졌다"라고 표현합니다.
부도에 직면한 상태이지요.
반면 모라토리엄은 빚 갚을 능력이 없어서 빚 상환(償還)을 연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채무 상환유예(猶豫)'이지요.
보통 국가가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빚 갚을 시간을 벌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긴급 발표를 통해 해외 채권자들에게 알립니다.
지난해 사태의 경우 두바이 정부가 갑작스런 발표를 통해 국영회사인 두바이월드의 채무를 2010년 5월 말까지 6개월 동안 동결해 달라고
채권자들에게 요청한 바 있습니다.
두바이월드의 경우 국가는 아니지만 두바이가 세운 국영기업이고, 두바이 전체 채무(800억달러)의 70%가 넘는 590억달러의 빚을 두바이월드가
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모라토리엄 선언을 통해 채무조정에 나선 것입니다.
모라토리엄은 일반기업에게 통용되는 용어가 아닙니다.
사기업들이 느닷없이 빚을 나중에 갚겠다고 발표하고 채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어느 누가 돈을 빌려주겠습니까.
사기업은 빚을 갚기가 힘들게 될 경우 보통 주거래은행과 협의해서 빚 상환일정을 늦추는 방식을 취합니다.
모라토리엄이 선언되면 해당 국가와 채권자 간에 빚을 언제 어떻게 갚아나갈지를 협의하게 됩니다.
반면 모라토리엄 선언국은 대외 신인도가 크게 떨어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80년대 초에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이 무더기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들 국가는 화폐가치가 크게 떨어져 나랏빚 상환 부담이 커지자 채무조정을 위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습니다.
1998년에 루불화 가치가 폭락했던 러시아도 모라토리엄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디폴트나 모라토리엄을 겪지 않았습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했지만 IMF(국제통화기금)에서 195억달러의 긴급자금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후 고환율로 수출이 잘 되어 달러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외환위기를 극복했습니다 (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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