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목) 내일의 마지막 대간 종주, 미시령 ~ 진부령 구간을 대비해서 속초의 대명콘도로 가는 날이다. 우리 나름대로 조촐한 자축연을 준비했고 진부령에서 골인하는 남편들과 기쁨을 함께 하기위해서, 그리고 필요한 음식과 차량 지원을 위해서 대원들의 부인들도 동행하기로 했다.
< 진부령에서 골인 할 남편과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서 동참하는 어부인들 >
그 외에도 백두대간 종주에 참가한 적이 있는 이무웅부부, 김만흥군, 이상수군, 처음에 지리산 종주에 참가한 정재명부부, 마지막 대간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참가한 윤덕용군, 최창호군 등 모두 19명이 모이기로 했다. 부산에서 하영수부부가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날짜가 할머니 제사와 겹쳤기 때문에 부득이 올 수가 없었다. 이무웅부부는 27일 진부령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17명이 4대의 승용차에 카풀을 해서 4곳에서 10시에 출발을 해, 양평 휴게소에서 집합했다.
< 막국수집에서 점심을 >
홍천을 지나 국도변에 막국수 집으로 들어가 막국수와 두부로 점심을 먹고 일행은 일단 미시령 휴게소로 가서 진입 들머리 확인부터 하고 대명 콘도로 가 체크인을 했다.
< 내일의 결전을 앞두고 미시령 휴게소에서의 망중한 >
방은 3개를 배정 받았는데 이런 모임에는 으레 방 크기와 코고는 사람, 안 고는 사람의 배치에
은근히 신경들을 안 쓸 수가 없다.
방 배정에는 지금까지 백두대간에서의 실적과 여러 모임에서의 실적이 반영되어 이루어 졌는데 비교적 공정하게 되었다는 후일담이 있었다.
< 속초에서 88 생선구이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유명한 집 >
여장을 풀고 우리는 속초 중앙시앙으로 가서 회를 먹으려고 했으나 여의찮아 생선구이집에서 생선구이를 먹었는데 1인당 만원 짜리 생선구이가 그런데로 괜찮아 포식을 했다.
< 저녁 후식으로 수박을 > 6/27(금) 백두대간 팀의 불문율, 4시 기상 , 4시반 식사, 이는 축하멤버가 있어도 어김없다. 11명의 등반 대원들과 차량 회수 전담 부인 3명이 3대에 분승을 해서 미시령 고개로 향했다. 차량을 회수할 사람이 부인네들 이라 그런지 오늘 따라 미시령 고개가 더 꼬불거린다. 내려올 때 엔진 브레이크를 쓰도록 주의를 주고는 했지만 무사히 가도록 신경이 쓰인다.
< 자 ! 우리가 올라가야 할 산은 저산 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도록 > 날씨는 맑고 선선한게 등산하기는 딱 좋다. 미시령 출발 05:20분. 신참 멤버들은 청계산을 올라가는 정도라고 인식하고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11명의 건각들이 일열로 올라가는 모습은 볼만했다. 정상에 가까워 지자 너덜길이 나타났다.
신참 멤버들은 엄청난 크기의 바위들을 타고 넘는데 당황한 감이 드는 것 같았지만 침착하게 잘들 나아간다.
너덜길과 경사도 차이 때문에 청계산 올라가는 것 보다 시간이 더 걸려 1시간 25분만에 상봉 정상에 도착했다. 06:45분.
첫 봉우리를 정복하고서 신참들은 조금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 멀리보이는 속초시와 동해 바다를 보며 백두대간 마지막 산행에 참여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잘들 걸어 고참대원들이 칭찬할 정도다.
다음 봉우리는 신선봉(1216m). 여기도 정상 부근은 너덜길. 신선봉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하산 도중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2명의 신참이 무릎 부근에 찰과상을 입었다.
신선봉을 지나자 하산길이 급격해져 여러곳을 줄을타고 내려와야만 했다.
다리에는 부상이 생기고 평소에는 해보지 못한 줄타기를 하자니 신참들은 바짝 긴장하는 것 같다.
< 대간령에서 휴식을, 절반 가까이 왔다 > 09:25분 대간령 도착.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고 아침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4시간 걸어왔고, 너덜길, 받줄타기,
절반도 채 못 왔는데 앞에는 높다란 산이 버티고 있고....
피로감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한다.
좀 쉴만 하면 "5분전", "3분전" 하며 걷기를 채근하고..... 또 얼마를 올라가야 할지..." 하며 대간길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 같다. 선두 뒤를 따르던 신참이 "어이, 이 길 맞나?" 하고 물어온다. 그러나 앞에 분명히 길은 있고, 병풍바위에서 지나오는 길은 이것 하나 뿐이지 않은가. 선두는 "이 길이 맞으니 그냥 따라와" 하고는 계속 20여분을 진행한다. 이때 충언군이 이 길이 이상하다며 브레이크를 건다. 둘은 지도를 보고 나침반을 보고 능선을 살피고, 한동안 법석을 떨다가 병풍바위로 후퇴를 하기로 했다. 병풍바위에서 다시 지도를 보아도 꺾이는 각도가 둥그스럼 하고, 바위를 지나는 것 같이 표시가 되어있어 길을 찾지 못하다가, 병풍바위 정상으로 올라오던 길을 살펴보니 정상 못미쳐 오른쪽으로 리번들이 많이 달려있지 않은가. 11명이 올라오면서 1m 옆의 오른쪽 리번을 아무도 못보고 지나치다니..... 거의 한시간 정도를 알바(헛걸음질)를 했으니 모두가 사기가 말이 아니다. 길을 제대로 찾아 마산(1061m)으로 가는 길을 걸으니 얼마나 넓고 편한지....마산 도착이 13:30분.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모두들 좋아라 한다.
30분 정도를 내려오니 알프스 리조트의 리프트가 보이고 리프트를 따라 내려오니 리조트 건물에 들어섰다. 리조트는 한창 리모델링 중이다. 자세히보니 무웅군의 부인이 아닌가. 뒷좌석에서 일어난 무웅군과 반갑게 악수를 하고 나누어주는 시원한 맥주를 맛있게 나누어 마셨다. 우리는 다시 최종 목적지인 진부령으로.... 밭을 지나고, 임도를 지나고, 군부대를 지나고..... 충언군은 이쪽 길이 불투명 하다고 별도의 산행기를 준비해와 선두와 같이 길을 찾아 나서는데 그 정성이 정말 대단하다.
구불구불 돌아 드디어 진부령 미술관 앞으로 내려섰다. 15:30분 도착
그곳에서는 우리 부인네들이 손에손에 수박이며, 꽃한송이와 기념 모자 한개씩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일행들은 도착하는 대로 열열한 환영을 받으며 사진 촬영을 하며 입들이 활짝 찢어졌다. 그곳에는 정민군도 와 있어 프랜카드를 펼쳐들고 우리를 맞아들이고 있었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와주다니 참 고맙다.
잠시 우리는 어우러져 사진 촬영을 한후, 다시 대명콘도로 가서 목욕후,
5시부터 12층 대연회장에서 성대한 자축 파티를 가졌다.
대장의 인사말과 각자의 소감들이 있었고 오늘이 있기까지의 부인들의 내조에 감사하는 말들이 오고 갔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고 나니 오늘 "쫑"파티의 경비는 이상수회장이 산우회 경비로 정리해 주겠다는
고마운 말씀이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6시 30분경 파티가 끝나고 우리들은 각자 승용차로 서울로 집으로....
[1] 시작한 동기 하게 되었고, 종주 마지막날 웅길군의 한마디, " 우리가 지리산 종주를 했으니 백두대간도 해보자."는 말에 현우군이 "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지."하고 동조를 하자 모두가 "그러면 해보자." 하고 겁도 없이 의기투합 했고, 이때부터 충언군이 부산 하영수군으로부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2] 경과 북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법 등을 가르쳐주었다. 시작하는 날에 알바를 하고 중간에 2번, 끝나는 날에 알바를 했으니 총 4번의 알바를 했다. 인솔해와서 지원산행을 해주기도 했다. [3] 장비 처음에는 고도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중간에 웅길군의 미국에 사는 아들이 아빠 친구 전원에게 고도계 한개씩 선물을 해 주었으나 사용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해 기회를 놓친것이 아쉽다. 개인 장비로는 우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1000원 짜리 비닐 우의를 입고 덤비다가 한쪽 팔이 떨어져나가는 수모를 격기도 했다. 개인 스틱은 사구려(목동제)에 의존하다가 부러지고 해서 몇 번씩 새로 구입하기도 했다. [4] 감회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 소설이란 무엇인가?" 하는 내용의 글을 배운적이 있다.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하고 재미가 있어 읽다 보면 끝날 무렵엔 소설은 간데 없고 그 자리에는 커다란 작가의 얼굴만 남아 있다, 처음에는 산을 오르는 재미, 다음 산은 어떻게 생겼을까? 얼마나 힘들까? 하는 호기심과 재미로 다녔고 친구들과 진지한 소리, 헛소리,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또 듣고 하는 재미로 다녔는데, 이제 백두대간을 끝낸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백두대간이 인생의 삶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부상을 당하면 서로 치료를 해주고,알바를 하지않기 위해 모든 사람이 협력하고, 등등 바로 삶 그 자체다. 백두대간을 끝내면서 정말 아쉽고 서운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생각이 든다.
[5] 멤버들의 이모저모 1) 대장 정충언
책임감이 투철하고 치밀한 계획과 기획을 잘해서 모든 대원들이 편안하게 산행을 할 수있게 해 준다. 자그마 하지만 다부진 체격에 누구 못지않게 산을 좋아하고,운동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오기도 있지만 안으로는 정말 따뜻하고 다감한 친구다. 완벽하고 깔끔한 성격이라 몇 번씩 전화하고, 확인하고 일이 매끄럽게 풀려나가기를 바라고, 조금이라도 비꺽거리는 일은 못 참는 성격이다. 2) 선두 방교윤
그 체격에 어디서 그런 강단있는 힘이 나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친구다.
어려서부터 구덕산을 뛰어다닌 기초 체력은 있지만 산에만 가면 "질주 본능"이 발동해서 나이도 잊고 앞선 사람을 제쳐내지 않으면 안되는 성격이다.
나름데로 주행주법과 호흡법을 꾸준히 개발해서 속도는 가히 "공비"수준급이다. 지난 6/14일 용마 산악회 100회 산행을 한라산으로 갔을 때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18.3Km, 높이 1950m 한라산을 5시간 반만에 40년 후배인 57회들과 같이 주파하고, 일주일 후 설악산을 2일간 종주, 또 일주일 후인 6/27일
하루 마지막 백두대간을 하고도 꺼떡 없는 친구다.
이런 친구를 선두를 맡겨놓으니 좌우 살피지도 않고 냅다 올라가기만 하니 4번씩이나 알바를 시켰나보다.
3) 2번 주자 조현우
과묵하고 느린듯 하면서도 비오듯한 땀방울을 흘리며 끊임없이 주행해 나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조금씩 역량을 키워나가는 도사같은 사나이.
가파른 산길을 씩씩거리면서 쉬지않고 그 큰 덩치를 밀어붙이는 모습은 마치 탱크가 돌진하는 것 같다. 무릎이 아파 몇 번 포기하고 싶은 것을 강철 같은 의지로 극복해 내는 의지와 책임감의 사나이, 정말 좋은 친구다.
4) 4번 주자 최웅길
백두대간 길을 사전에 철저히 예습을 해와서 역사적 사실이나 코스의 난이도, 주의 할 점등 해박한 지식을 거침 없이 �아내는 보배같은 친구. 고집불통의 친구. 그런가 하면 차를 타고 오고 가는 사이나 휴식 시간에는 능숙한 말솜씨로 좌중을 휘어잡고 웃기기도 하고 "지리산 종주를 마쳤으니 이젠 백두대간을 해보자."라는 말과 같이 럭비공 같이 튀는 착상에 우리 5명이 2년 가까이 이렇게 죽을 고생을 했는데 또 어디로 착상이 발상을 할지? 5) 5번 주자 박철우
소탈하고 꾸밈없이 직설적이고 화끈한 성격 그대로 화술도 화끈해서 언제나 우리를 즐겁게 해준 고마운 친구. 소탈하고 강단있는 체구와는 달리 먹는 것은 전혀 아니게 까다로운, 불가사의 한 친구다. 등산을 전혀 모르다가 테니스 황제의 체격 때문에 발탁된 이후, 운전도 잘하고, 농담도 잘해 초반에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는 온 산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얘기를 해서 부산 친구들은 웅길군과 더불어 "쌍나팔 스테레오"라는 6) 마지막 주자 이상옥
언제나 과묵하고 침착하며 넓은 호수 같이 잔잔한, 그러면서도 내면에 풍기는 넘볼 수 없는 그 무엇이 느껴지는
학 같은 친구.
그러나 절대로 도도하지 않고 인간미가 넘치는 호감이 가는 친구다.
언제나 대간의 후미를 맡아 마무리를 깨끗하게 해치우는 솜씨가 든든하게 느껴진다.
건강을 걱정하여 얼마간 공백을 비웠을 때는 후미가 허전하고 바람이 빠지는 느낌이었는데
컴백한 이후로는 그렇게도 반갑고 든든할 수가 없었다.
이상의 정규 멤버 외에도 초기에 3번 참가한 이무웅군, 중간과 최종회에 3번 참가한 김만흥군과 이상수군, 처음 지리산 종주와 최종회에 참가한 정재명군, 지리산 종주에 참가하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던 정기태군이 많은 동기회 친구들, 부산의 여러 친구들....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2008. 6. 27. 경남중.고교 17산우회 백두대간팀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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