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가정에서 자란 학생이라면 앞으로 대학 진학이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대학들이 저출생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입시 경쟁’ 부담을 줄여주고자 다자녀 가정 자녀들에 대한 입시 혜택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2026학년도 입시에서 ‘고른 기회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다자녀 조건 중 ‘소득 8분위 이하’ 기준을 없애기로 했다. 
고소득자라도 자녀가 셋 이상인 다자녀 가구 자녀라면 모두 ‘고른 기회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자녀가 셋이면 첫째, 둘째, 셋째 모두 해당 전형 대상자다.

 

 




‘고른 기회 전형’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저소득층, 농어촌 출신, 장애인, 탈북민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별도로 뽑는 전형이다. 대학마다 전체 모집 인원의 10% 이상 뽑아야 한다. 
일반 학생들과 경쟁하지 않고 해당 전형 지원자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입학이 수월하다.


디지스트 관계자는 “학령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만큼 정부의 저출생 극복 대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다자녀 가정 자녀를 고른 기회 전형 대상자에 포함했다”면서 “다자녀 가구에 소득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그런 취지에 안 맞는다는 지적이 많아서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지스트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고른 기회 전형 대상에 ‘다자녀’를 포함했고 그 결과 24명 중 4명(17%)이 다자녀 가정 자녀들이었다. 
2026학년도 입시에서 소득 기준이 폐지되면 더 많은 다자녀 가정 자녀들이 입학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희대도 내년도 입시부터 다자녀 가정 자녀들의 지원 조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올해 고른 기회 전형의 다자녀 기준은 ‘네 명 이상’이었는데, 2026학년도엔 ‘세 명 이상’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경희대는 원래도 다자녀 가정의 소득 기준 제한이 없었다.


정부 차원에서도 다자녀 가정에 대입 혜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고른 기회 전형’으로 다자녀 학생을 뽑는 대학은 총 51곳이다. 이런 대학을 확대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에 참석해 “대학들은 교육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자녀 가정 자녀의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다자녀 특별 전형’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출산위는 대학들의 동참을 늘리기 위해 대학들이 따르는 입시 가이드라인인 ‘2027학년도 대입 전형 기본 사항’에서 ‘고른 기회 전형 지원 자격 대상’에 ‘다자녀 가정 자녀’를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대학이 고른 기회 전형으로 다자녀를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소득에 상관없이 다자녀 가정 학생 모두에게 입시 혜택을 주는 것은 ‘특혜’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다자녀 학생들은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데 입시 혜택까지 주는 건 과도하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다자녀(세 자녀 이상) 가정 자녀들에게 소득에 따라 등록금 전액부터 연간 최대 135만원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다자녀 가정 혜택을 과도하게 늘리면 다른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의 입학 기회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카이스트는 2024학년도부터 고른 기회 전형으로 다자녀 가정 학생을 뽑았는데, 해당 전형 입학생 55명 중 21명(38%)이 다자녀 학생이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고른 기회 전형 입학생 가운데 다자녀 가정 자녀는 59명 중 25명(42%)으로 전년보다 늘어났다. 
기초생활수급자(11명), 농어촌 출신(11명), 차상위(4명), 다문화(4명), 한부모(3명), 국가보훈대상자(1명)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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