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지식 Q]햄 브랜드 ‘스팸’ 왜 쏟아지는 광고 대명사가 됐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중국·러시아 등이 각국 선거를 방해하려 사이버 여론 조작에 나섰다고 경고하며 이런 행위를 스팸(spam·광고성 게시물)과 캐머플라지(camouflage·위장)를 합친 ‘스패머플라지(spamouflage)’라고 했다. 
1937년 미국 식품사 호멜푸즈가 내놓은 통조림 햄 브랜드명인 스팸이 어쩌다 귀찮은 광고물을 뜻하게 됐을까. 
남아도는 돼지고기 부위를 가공한 스팸은 2차 대전 때 미군·영국군 등이 물릴 정도로 먹어 정크 푸드(싸구려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전후 경기 회복으로 스팸 판매가 줄자 호멜푸즈는 우편 광고를 뿌려댔고, 미 소비자들은 대량 광고물을 ‘스팸 메일’로 불렀다.

 

 

<'몬티 파이선의 날아다니는 서커스(Monty python's Flying Circus)' 스팸편에서 소개된 메뉴들. 대부분 스팸으로 채워져 있다.>

 

스팸이 정크 푸드와 대량 광고물의 대명사로 확산된 계기는 1970년 영국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선’의 TV 쇼다. 
‘계란과 스팸’ ‘계란과 베이컨과 스팸’ 등 스팸 일색인 메뉴판을 본 손님이 짜증을 내자, 바이킹 분장을 한 다른 손님들이 “스팸, 스팸, 스팸” 하며 지겹도록 노래하는 장면이 포인트다. 
엔딩 크레디트(자막)에 나오는 모든 제작진의 이름과 성 사이에도 스팸이 들어갔다. 
스팸은 20세기 후반 이메일(전자우편) 보급으로 ‘광고성 이메일’을 포함한 모든 광고성 게시물을 뜻하게 됐다.(240408)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스팸 설 선물 세트. 
한국에서는 CJ제일제당이 1986년 3월 호멜푸즈와 기술제휴를 체결한 뒤 이듬해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국내 생산을 시작하면서 스팸 대중화가 시작됐다. 
2020년 기술제휴 계약이 종료된 후, 상표권 계약만 갱신해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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