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난 조카 앤드류는 백파이프 강습을 받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열의가 있었지만, 얼마 지나고부터는 엄마 캐시로부터 연습하라는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얼마 후 캐시는 앤드류가 문을 걸어 잠그고 몇 시간씩 열심히 연습하는 것을 보고 흐뭇해했다.
어느 날 저녁 위층으로 올라가던 캐시는 앤드류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귀에 익은 백파이프 소리를 듣고 기뻐했다.
그러나 캐시는 층계에서 아들을 만났다.
앤드류가 깜빡 잊고 테이프 레코더를 끄지 않고 방에서 나왔던 것이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네 살 된 조카의 금발 곱슬머리를 보고 한마디씩 했다.
어느 날 백화점에 갔을 때 점원이 그애에게 물었다.
“그 예쁜 곱슬머리는 누구에게서 물려받은거니?"
“엄마요." 조카가 대답했다.
그러나 그애의 엄마는 곱슬머리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애가 왜 그런 대답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야, 얘." 내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네 아빠에게서 물려받은거야."
그애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대답했다. “아니야. 우리 아빠는 지금도 곱슬머리인걸."
고층 아파트의 꼭대기층에 사는 친구네 집에서 동창 모임이 있던 날,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우리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저마다 한마디씩 불평을 하며 올라간 우리는 언제나처럼 점심식사를 주문해서 먹기로 했다.
음식이 빨리 배달되도록 하기 위해 모두 돌솥비빔밥을 시키기로 했다.
식사를 주문한 뒤 아무리 기다려도 음식이 오지 않아 식당에 확인전화를 해보니 떠난지 오래 되었다는 것이었다.
한참 만에 초인종이 울려 현관문을 열자 돌솥비빔밥이 가득 든 배달통을 양손에 든 아저씨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식식거리며 말했다.
“아니, 엘리베이터가 고장났는데 이 꼭대기층에서 돌솥 비빔밥을 시키면 어떻게 해요?"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투덜거리며 올라왔던 일을 모두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처제 패티가 어렸을 때 장인 장모는 패티의 가장 친한 남자친구인 로리가 집에서 자고 가도록 허락해주었다.
그러나 두 아이가 사춘기에 가까워지자 장인 장모는 이제 같이 밤을 보내는 것을 금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로리와 그의 가족이 놀러 왔을 때 마침 미스 아메리카 선발 대회가 방송되고 있어서 모두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패티가 부모에게 로리가 자고 가도 되겠느냐고 묻자 부모들은 이제 그 버릇을 고쳐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얼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미인대회 사회자가 한 후보의 치수가 36-22-36이라고 소개했다.
“로리, 저 숫자들이 뭐지?"로리의 엄마가 물었다.
로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94요" 하고 대답했다.
로리는 그날 저녁도 자고 갈 수 있었다.
논산훈련소의 한 훈련병이 양식 3년 이상 경력자는 육군본부로 차출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양식 경력자라고 나섰다.
육군본부로 배치된 다음날 인사장교가 그를 취사장으로 데리고 가서 말했다.
"자, 그럼 햄버그스테이크부터 만들어봐."
“못 만드는데요."
“양식 경력 3년이라며?"
“네. 굴, 도다리, 붕장어 등을 양식했습니다.”
한 미국인이 셋방을 얻으려고 어느 집으로 들어서서 마침 마당에 서 있던 할머니에게 물었다.
“방 있어요?”
할머니는 깜짝 놀라서 방에 있던 손자를 불렀고 손자와 미국인은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었다.
미국인이 가고 나자 할머니가 손자에게 말했다. "너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더니 미국인하고 얘기도 잘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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