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는 “영어를 하면 월급이 2배, 한국어를 하면 월급이 3배”라는 말이 있다.
베트남 정부는 작년 한국어를 제1 외국어로 지정했고, 베트남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 한국학과의 입학 커트라인은 2년 연속 만점을 기록했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늘면서 한국어가 취업 보증수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트라에 따르면, 하노이·호찌민·다낭 중심으로 한국 법인이 3234곳(2020년 기준) 등록돼 있다.
올해 6월 기준 삼성전자가 누적 기준 179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자하고, LG전자(71억달러)·효성(23억달러)·롯데(21억6000만달러) 등이 뒤를 잇는다.
미·중 무역 전쟁과 코로나 기간 봉쇄 정책으로 탈(脫)중국 기조가 강해지면서 베트남이 한국 기업의 ‘생산 기지’이자 새로운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426억달러 적자를 냈는데, 베트남과는 326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처음으로 흑자 1위 상대국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이달 하노이 떠이호떠이 신도시에는 해외 기업이 여는 첫 연구·개발(R&D) 센터가 생긴다.
삼성전자가 2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지하 3층~지상 16층 규모로 여는 연구·개발 센터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 거점을 넘어 동남아 최우선 전략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베트남 법인에 소속된 직원은 11만명으로,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판매한 휴대폰 10대 중 6대가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를 삼성이 책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베트남의 수출은 343억달러로 작년보다 18% 증가했고, 연말까지 69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베트남에 33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2월엔 삼성전기가 타이응우옌성에서 생산하는 인쇄 회로 기판과 휴대전화 부품 생산을 늘리기 위한 9억2000만달러 투자를 포함해 올해만 11억8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1995년 베트남에 진출한 LG그룹은 2015년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 산업단지에 LG전자 생산 단지를 조성했다. 부지 약 80만㎡로 축구장 112개 크기다.
LG디스플레이·이노텍·화학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는 2028년까지 베트남에 1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저렴한 인건비로 우수한 노동력을 조달할 수 있고, 현지 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내년 3300억원을 투자한 하노이 떠이혹 신도시에 복합 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열고, 호찌민시에서는 총사업비 9억달러 규모의 복합 개발 사업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과 오피스, 호텔, 아파트가 들어선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8월 말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을 만나 “베트남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추가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효성그룹도 지난 2007년부터 18억달러를 투자해 연 매출 4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스판덱스 공장과 타이어코드 공장은 효성의 글로벌 생산 기지 중 단일 공장으로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소비 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1998년 진출해 270여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GRS의 롯데리아는 맥도널드·버거킹을 제치고 베트남 패스트푸드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CJ그룹도 계열사 8곳을 통해 식품·물류·엔터테인먼트 같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1997년 진출한 CJ제일제당은 베트남 김치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CJ CGV 역시 베트남 멀티플렉스 1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은 복숭아 맛, 요구르트 맛 같은 베트남 한정판 제품 등을 내놓아 작년 역대 최대인 매출 3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드라마로 익숙해진 떡볶이·오뎅·삼각김밥 같은 한식을 내세운 편의점도 잘나가고 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해 남부 호찌민 지역에서만 200여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최초 4년간 법인세 면제, 교육 비용 지원, 토지 임대료 할인 같은 혜택을 제안하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내고 있다.(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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