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
김창균
돌아돌아 강진 어디쯤이었던가
청대 숲에 든 적이 잇다.
그때, 그때였지
그대의 손마디와 내 손마디가 서로를
아슬하게 잡고 걸었던 오래된 길
손 잡고 걷는 길은 늘
한 사람의 마음을 접는 것이어서
마디마다 힘주어 산 저들의 속을 닮아
마음 주는 사람은 속이 궁글고
많은 가지 중 하늘 택해
중심을 잡는 저들 앞에 서서
내가 선택해 걸었던 길들을
되짚어본다.
한 번 금 가면
발끝까지 쪼개지는 마음과
휘지 않는 말들도
내 앞에 앉혀보는 저녁
끄끝내
당신의 손마디가 아프게 부푸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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