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부처

          정호승

 

 



경주박물관 앞마당

봉숭아도 맨드라미도 피어 있는 화단가

목 잘린 돌부처들 나란히 앉아

햇살에 눈부시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

조르르 관광버스에서 내려

머리 없는 돌부처들한테 다가가

자기 머리를 얹어본다

 

소년부처다

누구나 일생에 한번씩은

부처가 되어보라고

부처님들 일찍이 자기 목을 잘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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