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일이다.
하루는 남미에서 이민온 어떤 젊은이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도서관의 이용방법 등에 대해 설명해 주었더니 그는 놀랍다는 듯이 책들이 가득 꽂힌 서가를 바라보았다.
“여기 있는 이 많은 책들을 모두 공짜로 읽을 수 있다는 얘깁니까 ?” 그가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는 가까운 의자에 가서 앉더니 이렇게 말했다.
“자,읽을 준비가 됐으니 첫번째 책을 갖다 주시겠어요 ?”
<과자 먹기 달인>
우리 가족이 운영하는 미술용품 가게에서는 고객들이 가지고 오는 필름도 인화해 준다.
한번은 손님과 가게 종업원이 사진 인화문제로 말을 주고 받고 있었다.
필름을 보니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찍혀져 있는데 그중 아주 좋은 부분을 전신주가 가로막고 서 있었다.
손님이 종업원에게 이렇게 우겨댔다.
"이거 봐요. 필름을 뒤집어 놓고 인화하면 전신주 뒤에 있는 풍경이 나올거 아뇨 ?”
<레슬링 경기중 독사에 물려 사망>
남편이 담당구역을 돌며 우편배달을 하다 보니 많은 우편함이 쓰러져 있거나 망가져 있었다.
운전 부주의로 그렇게 됐거나 아니면 누가 일부러 망가뜨려 놓은 것 같았다.
그런데 아주 오래된 우편함 하나만은 어디 한 군데 상한 곳이 없이 깨끗했다.
남편은 그 우편함에 우편물을 넣어 주고 그 자리를 뜨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이유를 알았다.
남편이 자동차 백미러를 통해 보니, 한 할머니가 우편함 앞으로 와서 그것을 뽑아 어깨에 둘러메고
유쾌한 걸음걸이로 자기 집 현관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수류탄 투척>
내가 일하는 애완동물가게에 어떤 남자가 들어서더니 열대어들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내가 도울 일이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새로 결혼한 아내가 붕어를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내가 여기저기 어항을 안내하며 보여주는 데 그가 갑자기 소리쳤다.
“저기 한 마리 있군 ! 저기 저놈으로 한 마리 줘요 !”
내가 머리 위에 반점이 드문드문 있는 큼지막하고 느릿느릿한 금붕어 한 마리를 그물로 떠내니까
그 남자는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색시가 이걸 좋아하겠군 ! 늘 먼젓번 마누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어했으니까 !”
<안경 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
주일학교에 딸린 유치원의 보모 노릇을 하고 있는 내가 어느 날 십계명에 대한 얘기를 막 끝내고 나서
어린이들에게 집에서 지키는 규칙이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지금 얘기한 십계명 이외에 집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으면 얘기해 보세요.”
교실 안은 잠시 잠잠하다가 어떤 여자아이가 손을 들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전화응답기에 손을 대지 말지어다 !”
<히틀러 선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