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줄근한 사내가 담배가게에 와서 담배를 낱개로 열 개비만 팔라고 했다.
여점원은 낱개로는 팔 수 없다고 거절했으나 낡아 빠진 바이얼린을 들고 있는 그 사람의 남루한 옷차림을 보니
비싼 담배는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보다 싼 다른 담배를 한 갑 주었다.
값싼 담배를 받아 쥔 그 사내는, "제가 좀 볼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바이얼린을 좀 맡아 주시겠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리고 난 뒤 약 한 시간 뒤에 잘 차려 입은 신사가 와서 비싼 시가를 열 갑이나 사더니, "아니,여기서 바이얼린도 파시오?"하고 물었다.
"아니에요. 어떤 손님이 맡긴 건데 이제 곧 와서 가져 갈거에요".
신사는 좀 보자고 하더니 바이얼린을 꺼내서 켜 보기 시작했다
"야, 이거 정말 훌륭한 물건이군. 아마 1000달러는 족히 나가겠는걸.이걸 나한테 팔 수 없소?" 했다.
"안 돼요. 주인이 곧 와서 찾아갈건데요"
잠시 후 그 남루한 옷차림의 바이얼린 임자가 나타나자 여점원은 그에게 물었다.
"그 바이얼린 저한테 파실래요?"
"글쎄, 썩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내 밥줄인걸요."
"300달러 정도면 파실래요 ?"
바싹 달아오른 아가씨가 졸랐다.
"아,그럽시다. 좋아요."
가난한 예술가는 마지못해 승낙하고 300달러를 받아 쥔 다음 총총히 사라졌다
다음날 한 건 했다고 신이 난 그 여점원은 악기점을 찾아갔다
"10달러면 사겠소."
악기점 주인의 호가였다.
<수박훔치기>
어느 봄날 할아버지는 손에 무언가를 쥐고서 우리가 놀고 있는 풀밭으로 오셨다.
할아버지가 손가락을 조금 펴시자 조그맣고 예쁘게 생긴 제비가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와, 할아버지 ! 그걸 어떻게 잡으셨어요?" 하고 우리가 물었다.
"내가 창문을 열고 그 앞에 앉아 있는데 이 작은 놈이 지지배배거리면서 내 근처로 날아왔단다.
그리고 마구간 쪽으로 날아갔다가 돌아오더니 다시 내 앞에 얼씬거리더구나.
갑자기 이놈이 창턱에 내려앉길래, 손을 내밀었더니 놀랍게도 제 발로 손바닥 안에 날아들지 않겠니.
제비의 작은 심장이 팔딱팔딱 아주 빨리 뛰고 있었지. 나는 제비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았단다. 이리 와 보렴."
할아버지는 우리를 마당으로 데려가서 닫혀 있는 마구간 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셨다.
그리고는 마구간 문을 열고 주먹을 펼치셨다.
그러자 제비는 눈 깜짝할 새에 그 안에 있는 자기 둥지로 날아갔다.
거기에는 제비 새끼들이 짹짹거리고 있었다.
<수업시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슈퍼마켓 문밖.
거기에는 손님들이 물건을 쇼핑차에 싣고 나와 내려놓는 장소로 위에 차양을 친 곳이 있었는데,
어떤 사내가 자기 차를 주차시켜 그 자리를 몽땅 차치하고 있었다.
사내는 자동차 안에 앉아서, 한 여자가 꼬마 아이와 쇼핑차 두 대에 가득 실은 식료품을 자기 차에 옮기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광경을 유유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먼저 아이를 품에 안고 사내의 자동차를 빙 돌아 미친듯이 달려가서는 아이를 차에 태웠다.
그 다음에는 쇼핑차의 물건들을 날라다 실었는데, 봉지가 비에 젖어 터지는 바람에 하나하나 운반해야 했다.
마침내 온몸이 흠뻑 젖은 채 일을 모두 끝냈지만, 그 여자에게는 마지막으로 할 일이 한가지 남아 있었다.
손님들이 두고 간 빈 쇼핑차를 말없이 죄다 끌어다가는 사내가 버티고 앉아 있는 자동차 주위에다 겹겹이 바리케이드를 쳐 놓았다.
이제는 그 사내도 차가 빠져 나갈 길을 만들려면 도리없이 폭우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여자는 차를 몰고 가면서, 한방 먹은 그 사내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이었다
<술자리에서 관심있는 여자 넘어오게 하는방법>
몇 년 전에 나는 치과병원을 바꾼 적이 있었다.
처음 치료를 받으려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나는 의사면허증에 적힌 의사의 이름을 읽게 되었다.
그때 문득 40여 년 전 고등학교 시절에 같은 반을 한 똑같은 이름의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 아이 생각이 났다.
그러나 진찰실에 안내받아 들어서자 터무니없는 추측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머리에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이 쭈글쭈글하게 늙은 이 의사가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찰이 끝난 뒤 나는 의사에게 혹시 이 지방의 어떤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았느냐고 물어 봤더니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언제 졸업하셨나요?"
나는 또 물었다.
"1924년도 졸업입니다."
나는 깜짝 놀라, "그럼 우리 반이었군요"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하는 말이 "무슨 과목을 가르쳐셨죠 ?"
<슈퍼에서 변보는 엽기 아줌마>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벌어진 미시시피대와 루이지애나주립대학간 미식축구경기에서
미시시피대학이 24대0으로 대패하자 나는 너무 낙심한 나머지 귀가길에 제한속도를 넘긴 줄도 모르고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루이지애나주 교통경찰의 단속에 걸리게 되었다.
나는 운전면허증을 내 주면서 순순히 시인했다.
"속도위반을 했습니다"
경관은 내가 115km/h로 달렸다고 확인해주면서 조수석에 놓인 쌍안경과 미식축구 프로그램을 흘긋흘긋 쳐다보는 눈치였다.
"미식축구 때문에 기분이 상했나요?"
경관이 나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러자 경관이 잠시 안됐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꽤나 속이 상했겠군요."
'딱지도 떼지 않고 면허증을 돌려주다니. 이런 행운도 다 있네.'
나는 마치 횡재를 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경관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미시시피대학이 승리했다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경관이 대답했다.
"아마 선생을 들들 볶았을거요. 자,이젠 96km/h 이하로 달리세요."
<슴방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