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가 콤프튼 머켄지가 자기의 가난했던 작가 초년생시절을 회상하며 한 이야기.
하루는 역시 아직 무명작가로서 끔찍이도 가난하던 D.H. 로렌스에게 다 망가진 고물 타자기를 빌려준 적이 있었다고.
“우리 두 사람 다 타자기의 리본을 살 돈이 없었어요.
리본의 검은 부분은 누더기가 돼 버렸기 때문에 로렌스는 원고를 전부 붉은 부분으로 칠 수밖에 없었죠.
그것으로 그는 「차탈레이부인의 사랑」을 쳤는데,
나는 가끔 혹시 그 붉은 글자가 소설의 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 생각해 볼 때가 있죠."





발칸반도의 어느 나라 국가원수는 자기 얼굴을 그려 넣은 새 우표를 국민들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화가 난 나머지 우정장관을 불러서 그 이유를 추궁했다.
"그 까닭은 국민들이 우표를 봉투에 붙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니, 우표 붙이는 게 무엇이 그렇게 어려워 ? "
그 국가원수가 따지며 우표 한 장에 침을 발라서 봉투에 붙여 보였다.
"문제는," 우정장관이 말했다.
"사람들이 우표의 앞쪽에 침을 뱉거든요."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영국의 윔리엄 조단은 기사 작위를 받았고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국제연맹이사회 의장에 피선되었고 또 15년 동안 런던에서 뉴질랜드 고등판무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는 서민적인 면모를 그대로 간직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 별로 이롭지 못한 이야기도 곧잘 했다.
"한번은, " 그는 늘 하는 식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오클랜드의 어느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을 모아 놓고 연설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환자 한 사람이 걸어 나가면서 말했습니다.
‘저따위 허튼 소리는 지겹도록 들었어.'
나중에 그 병원 원장이 내게 이렇게 말합디다.
 ‘입원한 후 처음으로 그 환자에게 맑은 정신이 돌아온 것은 공교롭게도 의원님이 연설할 때였습니다.'"





영국과 영국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미국배우 마턴 게이블이 영국 남부 서리지방에 있는 어느 훌륭한 저택에서

주말을 보내고 와서 한 말 :
"마굿간도 아주 완벽했고, 값 나가는 가축과 공작새들도 있었고,정원이 끝없이 넓은 아주 훌륭한 곳이었지요.
그 집에 가저 처음 아침을 먹게 되었는데, 하인이 '홍차를 드릴까요, 커피를 드릴까요, 아니면 우유를 드릴까요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내가 홍차를 마시겠다니까, '녜, 그럼 실론산으로 드릴까요, 중국산으로 드릴까요, 아샘산으로 드릴까요 ?'하고

묻는 거예요.
내가 실론산을 마시겠다고 하니까 하인이 이번엔 '우유를 넣어 드릴까요, 크림을 넣어 드릴까요, 레몬을 넣어 드릴까요?'하고

묻지 않겠어요?
그래서 내가 마지막으로 ‘우유!'하고는 이젠 더 질문이 없겠지 생각했죠. 그런데 하인이 또 묻는거예요.
‘저시우유로 드릴까요, 권시우유로 드릴까요, 홀스타인우유로 드릴까요 ?'하고 말예요."





평소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특히 혼자 차를 몰고 갈 때에는 노래를 잘 부른다.
그러다 교차로에 와서 설 때는 남들이 들을까 봐 그치지만.
그런데 지난번 석유파동 때의 어느 날, 켈리포니아에 있는 우리 집 부근에서 차량들이 잔뜩 밀려 있을 때였다.
헨델의 메시아 중 「주의 영광」 합창부를 목청껏 부르고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내 노래에 도취되어 계속 부르고 있었다.
나의 떨리는 메조소프라노에 맞춰, 우렁찬 바리톤의 노래소리가 들려 왔을 때에야
비로소 모든 차들이 온통 멈추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 웨건 안에 탄 젊은 성직자가 얼굴을 쳐들고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이윽고 그 차 뒷좌석에 앉은 교회 성가대원인 듯 싶은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힘차게 후렴을 받았다.
그러자 트럭에 가득 타고 있던 멕시코계 날품팔이꾼들도 콧소리로 멜러디를 따라 불러 감동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노래를 끝낸 우리는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감에 빠져 있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오른쪽 저 멀리 주유소에서 끈기있게 기다리던 차량 대열에서 「아바나길라」의 첫 소절이 튀어나왔다.
우리도 그들과 합세하여 노래를 부르자 맨 먼저 노래를 시작한 텁석부리 청년이 낡아빠진 폴스바겐에서 튀어나와

자연발생적인 삶의 축제를 지휘했다.
모두들 합세했다.
목사와 성가대윈들. 날품팔이꾼들. 오도가도 못하고 선 자동차 속의 사람들, 주유소 앞에 줄지어 있는 운전사들과 나.
그러다가 교통이 점차 트이자 기쁨에 넘친 목소리로 계속 노래를 부르며 우리들은 각자 자기 갈 곳을 향해 떠났다.





어느 날 밤 내가 친구 몇 명을 태우고 쇼핑센터를 막 출발했더니 순찰차가 불을 번쩍이면서 따라왔다.
내가 차를 길 옆에 세우자 경찰관은 운전면허증을 보자고 했다.
그때 나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있었지만 운전면허증의 사진에는 안경을 끼고 있었다.
경찰관은 운전면허증의 사진이 나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몸을 내밀며 말했다.
"콘택트렌즈의 효과가 대단하죠? "
경찰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 것 같군요. 전조등도 켜지 않고 운전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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