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짜리 우리 아들은 당사자가 듣는 자리에서 그 사람에 대해 내게 꼬치꼬치 묻는 좋지않은 버릇이 있다.
그런 일로 자주 난처한 입장에 빠지곤 했던 나는 그애에게 그런 질문은 집에 가서 하라고 이르곤 했다.
어느 날 교외선 기차를 타면서 나는 그애에게 다시 그렇게 일러 두었다.
기차를 타고 얼마쯤 갔을 때 화장을 아주 짙게 하고 향수를 듬뿍 뿌린 여자가 우리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아들은 그 여자를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엄마 우리 이따 집에 가서 이 여자에 대해 얘기하자."
몹시 추운 날이었다.
남편이 자동차를 한 시간 동안 운전하며 집에 돌아와 보니 자동차 양쪽 문이 꽁꽁 얼어붙어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남편은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그때 마침 이웃집 남자가 나타났다.
"아니,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그가 물었다.
"네, 전 늘 체중에 신경을 쓰고 있거든요. 이 창문으로 빠져나갈 수 있으면 아직 괜찮은 거예요."
남편이 대답했다.
내가 있던 수녀원의 수련 수녀 한 사람이 외부와의 접촉이 없는 수녀원에서 마을로 나와 다른 수녀들과 일을 하게 되었다.
밖으로 나와 일을 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그 수련 수녀가 거지에게 수프와 과자를 나누어 주고 있는데
거지가 "수녀님은 내가 처음 보는 것 같군요" 하고 말했다.
"그럴겁니다. 저는 2년 동안 안에 갇혀 지냈었으니까요." 수련 수녀가 대답했다.
거지는 처음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더니 얼굴에 빙그레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런 소리 마슈. 날 놀리는거죠?"
집을 팔려고 내놓았더니,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올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허둥지둥 뛰어다니며 아이들의 장난감과 옷가지 등 지저분하게 늘어놓은 것들을 치웠다.
그런데 미처 다 치우기도 전에 초인종이 울렸다.
물건을 한아름 안고 어쩔 줄 몰라 쩔쩔매던 나는 침실의 벽장문을 열고 잡동사니들을 밀어넣은 다음 문을 닫아 버렸다.
집을 보러 온 부부를 안내하며 여기저기 구경시키다 보니 결국 침실까지 오게 되었다.
당황한 나는 벽장문을 가로막고 서서 그 사람들이 벽장은 열어보지 않기를 바라며 "여기가 침실예요" 하고 말했다.
남자가 벽장문을 가리키면서 "저건 뭐죠?" 하고 물었다.
"그 안은 뒤죽박죽예요."
내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여자가 머뭇거리며 벽장문을 열었다.
그러자 물건 몇 가지가 굴러 떨어졌고 여자는 얼른 뒤로 물러섰다.
그 여자는 벽장안을 구석구석 살펴보더니 일부러 크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좋군요 물건이 아주 많이 들어 있군!"
흔히 안개가 짙게 끼는 오리건 해안지방에 사는 우리 식구가 한번은 로키산맥으로 캠핑을 간 일이 있었는데
바닷가에서만 살던 우리로서는 훌륭한 기분전환이 되었다.
콜로라도주 매사버드국립공원에서 맞은 여행 첫날 밤, 하늘을 쳐다보니 그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빛나 보였고
별들은 바로 가까이서 반짝거리는 것 같아 마치 손을 뻗으면 닿기라도 할 것만 같았다.
우리 아들 셋은 모두 슬리핑백을 텐트 밖으로 들고 나가 별을 보면서 자겠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내외가 막 잠이 들려 하는데 막내가 제 슬리핑백을 끌고 텐트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왜 들어오니 ?"
우리가 물었다.
"밖이 춥던 ?"
"아뇨."
막내아이의 대답이었다.
"내가 너무나도 조그맣게 느껴져서요."
아버지가 보험회사에서 은퇴하실 날짜가 몇 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회사가 다른 주로 이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렇게 많은 나이에 다른 주로 이사해 가기가 싫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가 이사는 가더라도 지금 있는 빌딩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버지는 자신이 이 빌딩에 남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회사측에서는 남아있는 유일한 일자리는 건물 안에 있는 많은 꽃과 나무들에 물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몇 주일 동안 원예술 훈련을 받은 다음 그 일을 맡으셨다.
우리는 아버지가 갑자기 180도 변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실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새 명함을 찍어 가지고 오신 것을 보니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레이먼드 구스타프슨, 식물 관리자."
보석상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가끔 신랑이나 신부들이 결혼반지에 결혼날짜라든가 그밖의 기념이 될 만한 글귀를 새겨넣어
달라고 하면 그들의 청을 들어주곤 한다.
어느날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신부가 찾아와서 신랑에게 줄 결혼반지에 무슨 말을 새겨넣으면 좋을지 조언을 해달라고 했다.
"우리는 별로 로맨틱한 사람들이 못됩니다.
또 우리는 신랑의 생일날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에 신랑이 결혼식날을 잊어버릴 염려도 없구요."
그 여자가 말했다.
"신랑이 반지를 들여다보면서 기억해주었으면 할 만한 말이 전혀 없단 말입니까? "내가 물었다.
그러자 그 예비신부가 "아, 하나 있습니다" 하면서 그 말을 내게 일러주었다.
신랑이 끼게 될 반지에는 "도로 껴요 !"라는 말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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