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 바로 옆의 농장집 부인처럼 알뜰한 살림꾼은 이 세상에 둘도 없을거다.
애들 옷을 직접 다 만들어 입혔고 빵도 사다 먹지 않고 집에서 굽고 농사가 바쁠 때는 트랙터도 손수 운전하고
넓은 채소밭과 화단도 가꿨다.
자녀들이 크자 교회에서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행사가 있을 때는 오르간도 치고 임시로 학교선생 노릇까지 했다.
어느 날 저녁, 그 집으로 놀러가서 보니 식구들이 농장에서 일을 마치고 식사하러 몰려올 시간인데
부인은 그제서야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부인은 잽싸게 프라이팬을 불에다 얹고 양파를 썰어 넣었다.
구미 당기는 냄새가 부엌에 가뜩 차자 부인이 웃으면서 말했다.
"처음 시집왔을 적에 배운거에요. 저녁식사가 2시간 후에야 될지라도 뭔가 요리를 하고 있는 듯하니까
식구들은 제 할 일을 하며 안심하고 즐겁게 기다리죠."
마를레네 디트리히를 신성한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절하고 너그러운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 디트리히는 어떤 남자가 자기 쇼를 보려고 입장권을 샀는데 몸이 아파 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이 입원하고 있는 병원을 찾아갔다.
그리고는 그 남자의 침대 옆에 앉아 그를 위해 반시간 동안이나 노래를 불러주었다.
"대단한 일도 아녜요 그 사람은 내 쇼를 보기 위해 돈을 낸 사람이니까요"
각각 2살 터울이 지는 어린 세 자녀를 둔 나는 저녁이면 무척 피곤해진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엄격한 규칙을 정했다.
저녁때 아이들에게 이야기책을 읽어주고 기도를 드리고 나면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모두 자기 방으로 가서
나오지 않기로 했다.
어느 날 저녁 몹시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아이들이 모두 자기 방으로 돌아간 다음 나는 부엌으로 가서 우유와 과자를 먹으면서
모처럼 한가로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들 셋이 모두 나타나 나를 둘러싸고 내가 과자를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는 곁에 있는 남편에게 물었다.
"얘들을 봐줘야 하나요, 아니면 우리 규칙대로 해야 하나요?"
그러자 3살짜리 막내딸이 "규칙대로 해요, 엄마!" 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 아이가 자기 방으로 돌아가기 싫어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규칙이라는 게 뭐지?" 하고 물었다.
"과자를 나눠 먹는거야." 막내딸이 대답했다.
우리가 네 아이들과 함께 이사한 새 집의 증축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때였다.
지붕에서는 타일 붙이는 인부들이 계속 뭔가를 두드려 대고 있었고 밑에서는 바닥 콘크리트를 치고 벽칠을 하며
배관공사를 하느라고 집안이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그런 소란 속에서 개학이 되었다.
개학 첫날 두 아이를 데리러 가려고 막 집을 나서는 참인데 콘크리트혼합기를 돌리고 있던 인부 하나가
기계 스위치를 끄더니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애들이 없으니까 집안이 조용하지요?"
예수 탄생을 그리는 연극에 처음 출연해서 가브리엘천사역을 맡은 우리 아들이 커튼으로 가려진 창가에 서서
무대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커튼이 열리자 아들 녀석은 낭랑한 음성으로 대사를 외었다.
"마리아야, 두려워 마라. 그대는 신의 은총을.... "
그러더니 역시 똑같이 낭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어머니. 우리 차 옆에 순경이 와 있나이다."
8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우리 시누님이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참석한 축하파티를 열고 있었다.
"어머니, 88세가 되시니 기분이 어떠세요?" 그분의 딸이 물었다.
"아직 견딜 만하다. 하지만 거창한 장래 계획을 세울 수는 없을 것 같구나."
"어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마르크 샤갈을 보세요. 그 사람은 나이 90이 넘어서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을 만들었잖아요?"
"얘, 난 유리창 같은 건 못 만든다!"
손녀를 위해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 질문의 답을 맞히면 댄스교습을 무료로 열 번 해드리겠습니다."
내가 관심이 없다고 대답하려는데 그가 말을 이었다
"알렉산더 그레이멈 벨이 무엇을 발명했는지 맞히시면 행운을 잡게 되십니다."
"몰라요." 나는 그를 떼어 버리려고 일부러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지금 부인께서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이 뭡니까?" 그가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
"볼로냐샌드위치요."
"축하합니다." 그가 소리를 질렀다.
"아주 훌륭한 유머감각을 가지신 상으로....."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431) (0) | 2016.12.24 |
---|---|
이런 일,저런 일(430) (0) | 2016.12.24 |
이런 일,저런 일(428) (0) | 2016.12.24 |
이런 일,저런 일(427) (0) | 2016.12.24 |
유부남 룰렛 (0) | 2016.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