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공항 면세점의 스카프,롤러코스터를 장식한 골리앗의 머리,전염병을 다루는 의학 학술지의 표지,
런던 성인용품점의 광고판...
이들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초기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화가 카라바조(Caravaggio.1571~1610)의 작품이 쓰인다는 점이다.
최근 카라바조가 재조명받으면서 이탈리아 고전 예술의 왕좌를 지켜온 미켈란젤로(Michelangelo.1475~1564)의 인기를
제칠 기세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미술사가 필립 솜(Sohm)교수는 지난달 시카고 미술협회 강연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 50년간 책이나 학술 논문 등 인쇄물에 미켈란젤로와 카라바조의 작품이 쓰이는 빈도를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카라바조가 꾸준히 미켈란젤로를 추격해 마침내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솜 교수는 설명했다.
카라바조의 삶은 구설과 폭력의 연속이었다.
고관대작들의 스캔들에 연루되는가 하면,잘생긴 남녀의 뒤꽁무니를 끊임없이 쫓아다녔다.
경쟁자를 단검으로 찌르고 도망다니고,습격을 당해 얼굴에 칼자국까지 났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빛과 그림자의 날카로운 대비와 강한 사실주의적 화풍으로 이후의 미술 사조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솜 교수에 따르면 카라바조가 재조명받은 것은 그림의 특성 때문이다.
카라바조의 인물들은 어딘지 모르게 뒤틀려 있고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든다.
사람의 신(神)큐피드조차 닭털을 이어붙인 듯한 가짜 날개를 달았다.
천국에서 내려온 근육질의 남자가 아니라,거리에서 만나는 볼살 통통한 소년과 초췌한 노인이 주인공이다.
반면 미켈란젤로의 그림은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이 아름다움에 보통 사람들은 거리감을 느낀다.
NYT는 "카라바조는 현대적 반영웅(反英雄)이자,직관에 호소하는 극사실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과거의 전통에 괴리감을 가진 전후(戰後)세대가 특히 친근감을 느낀다는 것이다.(100312)
'한 줄의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53]연장자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에 있어서는 기여할 ... (0) | 2010.04.28 |
---|---|
[1652]보건학 전문가들은 현재의 건강수준으로 볼 때 과거와 비교하려면 .. (0) | 2010.04.28 |
[1650]발레는 춤출 수 있는 시간이 짧은 예술이지만 도 닦는 마음으로 ... (0) | 2010.04.27 |
[1649]이런 기능성 벼 종자 개발은 논농사 경작지를 유지해 줄 ... (0) | 2010.04.27 |
[1648]뇌를 더 많이 손상시키는 등 더 악성이라는 필로폰 비율이 ... (0) | 2010.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