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처럼 영종도가 뜬다!!

카멜리온 같은.. 그 곳


대체 무엇이, 그리고 또 무엇이 있기에 사람을 끄는 것일까.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뒤 나들이 장소로 세인의 관심을 모으는 영종도 일대(인천시 중구 영종동.용유동). 공항 개항 이후 매립지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은 섬 곳곳에 다양한 풍광을 빚어냈다.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공항의 화려한 조명, 해변에 진동하는 조개구이 냄새, 매립지 위에 우뚝 선 신도시, 평범하지만 활기 넘치는 포구의 어시장, 최근 개봉된 영화 '실미도'에서도 다루어진 아픈 역사…. 영종도 일대는 그래서 카멜레온 같다. '십소십색'(十所十色)이라고 할까.


발닿는 곳마다 색다른 표정
살아있는 갯벌, 영종도 동부=공항이 생기기 전 이 일대의 원래 모습을 섬 동부에서 더듬어 볼 수 있다. 용유도 서부처럼 모래 입자 고운 백사장은 없다. 대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개흙 천지다. 썰물 때 드러나는 물골의 깊이만도 3~4m다.


무섭기도 하고 푸근하기도 하다. 왜 이 일대 조개가 유명한지 이해가 간다. 갯벌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예단포(여단포라고도 함). 그저 평범한 포구다.


관광객도 별로 오지 않는다. 편의시설도 거의 없다. 그래서 오히려 독특하다. 숨겨진 보물 하나. 1천3백년 된 사찰 용궁사다. 영종.용유 일대의 최고봉인 백운산(해발 2백56m) 자락에 있다. 요사채에 흥선 대원군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삶의 활기가 넘치는 포구=섬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제맛. 영종도도 그렇다. 인천 월미 선착장(032-762-8880)에서 배를 타면 섬 동쪽 끝 구읍배터에 닿는다. 영종대교가 뚫리기 전까지 영종도.용유도의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일대에서 캐낸 해산물이 이곳에 모여, 해산물을 사가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현지에서 먹을 수도 있다. 4인 가족의 경우 5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배편에 승용차를 싣고 가도 된다. 운전자와 승용차 6천원, 추가 인원 승선료 1천5백원. 동절기의 경우 오전 7시~오후 9시에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15분 소요. 구읍배터에서 예단포.공항.을왕리행 버스(032-746-4491~2)가 행선지별로 40분~2시간 간격으로 떠난다.


나들이 인파로 붐비는 용유도 해안=공항이 생기기 전부터 원래 유명했다. 용유도 을왕 해수욕장의 경우 1963년에 개장해 86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됐을 정도다. 서부 해안은 길이가 6㎞ 남짓. 북에서 남으로 왕산.을왕해수욕장, 선녀바위, 용유.마시란.거잠포 해수욕장, 잠진도 등이 늘어서 있다. 짧은 구간에 해수욕장이 이렇게 다양하니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용유도 해안은 조개구이가 별미다. 3만원이면 4명이 즐길 수 있다.


우아한 야간 드라이브=공항 일대는 특히 밤에 운치가 있다. 곧게 뻗은 공항 남.북측 방파제 도로의 가로등 불빛은 매혹적이다. 드라이브의 압권은 역시 영종대교(4.42㎞)다. 공항 방향으로 달리다 다리 입구에 있는 영종대교 기념관(032-560-6400)의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념관 내부는 동절기의 경우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에 구경할 수 있지만, 전망대는 24시간 연다.


공항 내부도 구경거리다. 출국장(보세구역)이 아니더라도 항공기가 주차, 아니 주기(駐機)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여객터미널 4층의 조선호텔 파노라마 라운지(032-743-6789)다. 영업 시간은 오전 7시~오후 9시. 공항 밖에서 공항 야경을 보고 싶다면 자동차를 몰고 공항 전망대로 올라간다. 용유 해변과 마시란 해변 사이의 오성산(1백72m) 기슭에 있다. 전망대 1층의 카페(032-746-0286)에서 스낵.음료수 등도 판매한다. 오전 11시~오후 8시 영업.


드라이브족을 위한 추가 정보. 영종도 내부 구간에서만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통행료가 없다. 공항고속도로 통행료는 신공항 영업소 통과시 6천4백원, 북인천 영업소 통과시 3천1백원.



아우 섬들도 재미 만점


산행을 즐기는 섬, 무의도=영종도 남쪽 무의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개봉된 영화 '실미도'(주연 설경구)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천국의 계단'(주연 권상우.최지우) 덕이다. 지척에 있는 무인도인 실미도는 영화 '실미도'의 실제 무대이며 촬영지다(촬영 세트장은 모두 철거되고 현재는 없다). '천국의 계단'에 자주 등장하는 바닷가 별장은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 설치된 세트장으로 현재도 남아 있다.


영종도발 무의도행 배(032-751-3354~6.www.muuido.co.kr)는 잠진 선착장에서 탄다. 역시 차를 실을 수 있으며, 비용은 운전자 승선비를 포함해 편도 1만원, 추가 인원 승선비 1천원. 오전 7시~오후 6시에 30분 간격으로 운항하며, 10분 소요. 다만 잠진 선착장과 무의도 사이의 수심이 얕아 간조 때 길게는 네시간 정도 배가 못 다니니 결항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무의도는 호룡곡산(2백46m)과 국사봉(2백30m), 두 개의 산으로 이뤄져 산을 타며 즐길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원점회귀 산행을 피하는 방법이 있다. 인천 연안부두 여객선 터미널에서 무의도 남단 광명 선착장행 여객선 승선(032-887-2891.오전 10시 하루 1회)→광명 선착장에서 식사→산행 시작→호룡곡산→구름다리→국사봉→무의도 북단 큰무리 선착장에서 잠진도행 배 승선→버스편으로 귀가. 3~4시간이면 넉넉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실미도는 바닷물이 빠진 시간대에 무의도 실미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도보로 다녀올 수 있다. 15분이면 실미도에 당도한다.


조각 공원이 있는 모도=영종도 북쪽에는 신도.시도.모도가 있다. 낚시꾼이나 호기심 많은 여행자 정도가 찾는 조용한 섬들이다. 서로 연륙교가 설치돼 있어 일단 들어가면 세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최근 모도의 강돌 해수욕장에 조각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이미 입소문이 나 조각품을 구경하기 위해 섬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영종도 북단의 삼목 선착장에서 오전 7시10분~오후 5시10분에 한시간 간격으로 신도행 배(032-884-1864)가 떠난다. 차 싣는 비용은 운전자 승선료를 포함해 1만원, 추가 승선비 1천5백원.


영종도.용유도.무의도.모도=성시윤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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