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전력 거래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15년 만에 가장 높은 32.5%를 나타냈다. 
우리 국민이 100의 전기를 썼다면 그중 32.5가 원전이 만든 전기였다는 의미다. 
신한울 2호기가 본격 상업 운전에 들어가며 탈(脫)탈원전이 본격화했고 극심한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를 기록해 원전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영향으로 보인다. 
원전은 2007년부터 17년간 전력 거래량 1위를 차지했던 석탄도 18년 만에 제쳤다. 
탈석탄 흐름에 따라 석탄 발전은 2021년 이후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새울 원전 1·2호기>

 


9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 전력 거래량은 17만8749GWh(기가와트시)로, 전체 전력 거래(54만9387GWh)의 3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NG(29.8%), 석탄(29.4%), 신재생(6.9%)이 그 뒤를 이었다. 
원전 비율은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에는 23.7%까지 줄었지만, 이후 계속 회복세를 보이며 2009년(34.8%) 이후 최고 수준까지 돌아왔다. 
전력 거래량은 한전이 발전 자회사와 민간 발전 업체 등에서 사들이는 전력량을 말한다.


원전이 석탄을 제치고 ‘1위 발전원’이 된 것은 18년 만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전력의 가장 많은 부분인 40% 안팎을 석탄에 의존해왔다. 
당시 석탄의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2011년 후쿠시마 사고를 겪으며 원전 가동률이 다소 줄면서 석탄의 비율은 45%를 웃돌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탈탄소 흐름이 강해지며 석탄의 비율은 2017년(44%)을 기점으로 계속 줄었고, 지난해에는 30% 선까지 무너졌다. 
줄어든 석탄의 빈자리는 원전과 LNG가 채웠다. 2010년대 20% 초반에 머무르던 LNG 비율도 지난해 약 30%까지 높아졌다.


원전의 비율이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데는 원전 가동률이 높아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목표보다 5년 넘게 가동이 늦어진 신한울 2호기가 지난해 4월 본격 상업 운전을 시작하면서, 원전의 발전 능력 대비 실제 발전량을 가리키는 ‘원전 이용률’도 9년 만에 가장 높은 83.8%를 나타냈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원전은 24시간 전원 공급이 가능한 무탄소 발전원인 만큼 앞으로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려면 발전량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2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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