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닭볶음면을 1조원 넘게 수출한 삼양식품은 20%에 육박하는 영업 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률은 매출에서 영업 이익의 비율로, 기업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삼양식품의 매출에서 수출의 비율은 77%에 달했다.
라면은 국내에서 인구가 줄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기피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삼양식품은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며 작년 삼성전자(10.9%)보다 영업 이익률이 높았던 것이다.
10년 전인 2015년 삼양식품의 영업 이익률은 2.4%에 그쳤다. 하지만 2017년 불닭볶음면 수출액이 내수를 넘어서면서 수익성이 몰라보게 개선됐다.
이 회사의 영업 이익률은 2018년 11.8%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는 약 20%로 치솟았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비율이 커서 대표적인 저마진 산업으로 꼽히는 식품 산업의 수익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인구 감소, 내수 시장 불황 장기화를 피부로 느끼는 국내 식품 업계에서는 “영업 이익률 5%만 나와도 잘하는 회사”라는 말이 통용됐는데, 삼양식품·오리온·빙그레 등이 이를 깨고 있는 것이다.
‘마의 영업 이익률 5%’를 깬 식품 기업들은 해외시장을 공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마의 5% 영업 이익률을 깨고 있는 건 삼양식품뿐 아니다. 빙그레도 바나나맛 우유와 아이스크림 메로나 등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2016년 469억원이었던 빙그레의 해외 매출액은 2022년 1000억원을 돌파(1042억원)했다.
북미와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인기를 끌던 메로나는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으로 수출국을 확대했다.
작년 메로나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3년 매출액의 3배를 뛰어넘었다.
2021년 2.29%에 그쳤던 빙그레의 영업 이익률은 2023년 8.05%로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빙그레의 영업 이익률이 8.71%로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베트남·러시아·미국 등에서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오리온은 식품 업계에서 높은 영업 이익률로 잘 알려진 회사다.
오리온은 2018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10% 중반대 영업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율은 64%에 달한다.
오리온은 해외 법인의 영업 이익률을 별도로 집계하는데, 중국·베트남·러시아 법인의 2022년, 2023년 영업 이익률은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식품 기업 입장에서 한국과 해외시장이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볼까.
국내 사업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한 식품 기업 관계자는 “정책 당국의 가격 통제와 소비자의 저항으로 가격을 올리는 건 엄두를 내기 어렵다”며 “먹는 사람도 줄어드는데 가격도 올리지 못하니 점유율을 높이려면 1+1 행사와 같은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품 업체들은 원재료, 인건비 등은 치솟는데 제품 가격은 물가 상승률만큼도 올리기 어려워 영업 이익률을 높이는 건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한다.
식품 업계는 인기 제품을 보유한 기업일 경우 해외에서 충분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국내 이마트몰에서 5봉에 5100원에 판매되는데 미국 아마존에서는 7.29달러(약 1만1000원)에서 9달러(약 1만3000원)에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보는 해외에서는 인기 있는 제품의 경우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한 기업 관계자는 “수출할 때는 물류비가 들어가고, 해외에 법인을 세울 경우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 비용을 상쇄하고도 이득이 남는 게 해외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업의 미래가 어둡다고 보는 식품 기업들은 저마다 해외 진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복수의 식품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들 삼양식품·오리온·빙그레처럼 해외를 공략하고 싶지만 해외 사업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2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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