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0시 55분, 서울 강동구의 한 베이커리 앞.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 이 가게 앞에 43명이 줄을 서 있었다.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간 이날, 이들이 이곳에 줄을 선 이유는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오전 9시 30분부터 첫 순서로 웨이팅을 하고 있던 이재환(33)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맛이 독특하다는 후기를 봐서 호기심이 생겼는데, 집 근처에서도 판다고 해서 오픈 런을 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의 디저트 카페 ‘테미즈’에서 지난달 30일부터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하고 있다는 김수겸(36)씨는 “충남 천안에서 찾아와 오픈 4시간 전부터 웨이팅을 하거나 경남 거제에서 오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의 한 디저트 업체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현지에서 온라인 주문만 가능하다. 
가격이 개당 65디르함(약 2만4000원)으로 싸지 않지만, 현지인도 구매가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현지 시각으로 매일 오후 5시에 한정 수량이 판매되는데, 1~2분 내에 완판된다고 한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도 ‘두바이 초콜릿 열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 초콜릿은 초콜릿 코팅 안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중동식 면)가 들어가 있다. 
단면을 보면 초록색 스프레드에 카다이프 조각들이 박혀 있는 형태다. 
한입 먹으면 초콜릿의 달콤함, 피스타치오의 고소함, 카다이프의 바삭함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건 각 매장에서 현지 업체와 같은 레시피로 만드는 것이다.


치즈 등갈비, 슈니발렌, 흑당 버블티, 탕후루에 이어 이젠 두바이 초콜릿까지. 2030세대의 입맛 유행은 빠르게 변한다. 
유행 주기가 짧은 이러한 음식들의 등장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고, SNS에서 유행하는 건 다 해봐야 하는 한국인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남들이 하는 건 다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한 편”이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집단에 소속되려는 ‘인싸 본능’이 가장 큰 나라”라고 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SNS에서 소개되는 상품이라면 더 사고 싶어 하는 게 한국인의 특성”이라며 “2030세대는 주머니가 가벼운 것에서 오는 공허한 마음을 구하기 힘든 상품을 사고 이를 SNS에 자랑함으로써 달래려 하는 습성이 있다”고 했다.(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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