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이 미어터진다. 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 수는 경기당 1만4328명. 지난해 전체(1만1250명)와 비교하면 27.3% 늘었다.
3월 23일 개막부터 지난 19일까지 232경기 332만4028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2012년 이후 역대 둘째로 빠른 흥행 속도다.
특히 232경기 중 69경기가 매진됐는데, 이는 2015시즌 68경기 매진 이후 최다 기록. “지금 추세라면 작년(총 810만326명)뿐 아니라 2017년 역대 최다 관중(840만688명)도 돌파해 900만, 1000만 관중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팬 층도 다양해졌다. 젊은 여성 팬이 눈에 띄게 늘면서 야구장이 아이돌 그룹 콘서트장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학원생 전주희(27)씨는 작년부터 KIA 팬으로 야구장 나들이가 잦아졌다.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는 덕분에 KIA가 대전 원정만 왔다 하면 빠지지 않고 간다.
원래 남성 아이돌 그룹 ‘세븐틴’을 좋아했지만, 작년부터 KIA 타자 ‘나스타’ 나성범으로 갈아탔다.
사인회도 다녀왔다. 그는 “아이돌을 10년 넘게 따라다녀도 못 간 팬 사인회를 야구 덕분에 갈 줄 몰랐네요”라면서 웃었다.
이들은 이채롭게 ‘가성비’론을 설파한다.
전씨는 “세븐틴 콘서트를 가려면 최소 13만원에서 최대 20만원 정도 내야 하는데 야구는 1만원 정도로 부담 없이 경기를 볼 수 있잖아요. 아이돌 팬 사인회는 앨범을 200만원어치는 사야 하는데, 야구는 1000명을 무료로 추첨해 가게 해주더라고요”라고 했다.
아이돌 NCT 팬이었다 최근 한화 팬이 된 임주영(25)씨는 “아이돌 콘서트나 굿즈가 고가인 것에 비해 야구는 매일 경기가 열리니 좋아하는 선수를 매일 볼 수 있고 가성비도 좋다”고 말했다.
삼성 구자욱 선수를 응원하는 이모(29)씨도 “야구 선수 사인을 받으려면 경기장 근처에서 선수를 기다리면 된다. 아이돌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 생일에 지하철 광고를 거는 팬클럽도 생겼다.
<19일 두산과 롯데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의 모습. 만원 관중이 들어차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날까지 올 시즌 232경기 중 69경기가 매진됐다.>
야구장을 노래방이나 야외 공원처럼 즐기는 풍토도 많아졌다.
친구·연인과 부담 없이 ‘치맥(치킨+맥주)’ 하며 함성과 응원가,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영화처럼 관람하는 것이다.
직장인 정진범(27)씨는 “특별히 야구를 좋아한다기보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맥주 한잔하고 야구장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좋아 야구장에 간다”며 “푸른 잔디를 보면 기분 전환이 제대로 되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덕분에 야구장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 시즌 전국 9개 구장 주변 상권 카드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작년보다 13% 증가했다. 광주 구장은 32%, 창원 구장은 45% 증가했다.
초반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부분도 흥행을 부추긴다.
선두 KIA와 공동 5위 LG·SSG의 경기 차는 20일 현재 4.5경기. 매일 순위가 뒤바뀌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흥미를 배가하고 있다.
선두 KIA 홈구장 광주는 작년 대비 관중이 72% 늘었다.
한화는 올해 ‘레전드’ 류현진 복귀와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홈경기 23번 중 21번이 매진됐다.
한화 관계자는 “유니폼 판매량도 늘었고 몇몇 종류 유니폼은 구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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