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4인 가족이 살기에 적합하다는 의미에서 34평(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일컫던 말인 ‘국민 평형’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올해 신규 아파트 청약에서 60㎡(이하 전용면적) 이하 소형 평형 경쟁률이 84㎡가 포함된 중형의 3배에 달했고, 기존 아파트 거래에서도 소형 비중은 늘고 중형은 줄어드는 추세다.
1·2인 가구 비율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설계를 효율화하면서 평수가 작아도 쾌적한 생활이 가능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구 고령화로 1~2인 가구가 더욱 늘어나 ‘미니 아파트 전성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서울 소재 한 아파트의 25평형 견본주택을 관람객들이 둘러보는 모습.
최근 1·2인 가구가 늘고 분양가도 오르면서 과거 국민 평형으로 통했던 34평형 대신 소형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5일 본지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의뢰해 올해 청약 신청을 받은 아파트의 평형별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60㎡ 이하가 15.62대1로 가장 높았다.
60㎡ 이하의 90% 이상이 25평형인 59㎡다.
84㎡가 포함된 중형(60㎡ 초과~85㎡)의 경쟁률은 4.85대1로 소형에 크게 못 미쳤다. 작년보다 경쟁률이 높아진 타입도 60㎡ 이하뿐이었다.
최근 분양된 단지 중·소형 평형의 인기가 중형을 능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작년 10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60㎡ 이하의 청약 경쟁률이 24.6대1로 84㎡(15.2대1)보다 높았다.
올해 2월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도 59㎡ 경쟁률이 164.2대1로 84㎡(111.2대1)를 앞질렀다.
기존 아파트 거래에서도 소형 평형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 중 60㎡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32.9%에서 지난해 38.5%로 올랐다.
같은 기간 60㎡ 초과~85㎡ 비중은 54.5%에서 51.3%로 떨어졌다.
소형 아파트 인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구 구조 변화가 꼽힌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지난 3월 1002만1413가구로 사상 처음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전체 가구의 41.8%에 달한다. 2인 가구(590만9638가구)까지 더하면 전체의 66.4%에 달한다. 세 집 중 두 집이 소형 아파트의 잠재적 수요층인 셈이다.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간 활용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지면서 굳이 비싼 중형 아파트를 살 이유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
2000년대 이전 건설된 소형 평형은 방이 두 개이거나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59㎡도 방 3개, 화장실 2개가 일반적이고, 드레스룸이 있는 경우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 공사비가 오르면서 분양가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래 수요를 감안할 때 소형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공사를 시작한 아파트 중 60㎡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27.5%로 60㎡ 초과~85㎡(52.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금까지 소형 아파트 수요는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구매력 있는 60대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요즘 은퇴하는 사람들은 은퇴 후에도 활발한 사회 활동을 유지하길 원하고 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도심 아파트를 선호한다”며 “장년층 수요 증가에 대비해 소형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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