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트로(New+Retro) 유행과 함께 과거 발매 곡을 찾아 듣는 경향이 커지면서 저작권료 또한 과거 곡이 거꾸로 상승하는 ‘역주행’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국내 다수 곡의 저작권 징수와 분배를 맡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저작권 수익을 원곡자 외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곡의 전체 혹은 일부 저작권 지분을 사들여 투자에 재활용하는 투자 플랫폼들이 공개한 정보에서도 역주행 인기가 저작권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2022년 KBS ‘불후의 명곡’에서 열창하는 패티 김. 16년 전 노래 ‘그대 내 친구여’가 역주행했다.>
15일 국내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 집계에 따르면 저작권료가 발생하는 매체(방송,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노래방, 무대 공연, 호텔·백화점, 유튜브 등) 중 역주행 수익이 큰 곳은 주로 유튜브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전송 부문)이다.
지난 연말 가수 황치열의 2018년 곡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는 온라인 숏폼에서 커버곡 인기가 늘면서 멜론 차트 200위권에 진입했다.
차트 순위가 7000계단 이상 오른 것이다. 덕분에 2021년 286만원에서 2023년 1132만원으로 저작권료 수입이 훌쩍 뛰었다.
이 중 76.9%가 스트리밍과 유튜브(전송 부문)에서 발생했다.
뮤직카우 측은 “유튜브 음악 소비자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의 사용자 수를 추월한 만큼, 저작권 수익에서도 전자의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방송가에서 ‘뉴트로’ 주제 프로그램이 끈 인기 효과도 저작권료 역주행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패티김의 노래 ‘그대 내 친구여(2008년 발매)’는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수익이 2022년 92만원에서 지난해 952만원이 돼 10배 이상으로 뛰었다.
미스터트롯2 진 안성훈이 부르고, KBS2 방송 ‘불후의 명곡’에서 패티김을 주제로 하면서 이 곡을 다룬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tvN ‘댄스가수 유랑단’에 출연해 인기를 끈 가수 엄정화의 곡 ‘D.I.S.C.O(2008년 발매)’도 전년 189만원이었던 저작권료 수입이 445만원으로 상승했다.
뮤직카우 측은 “두 곡 모두 뮤직카우가 전체 저작권 지분 중 일부만 매입한 곡이다. 원곡자에게 돌아갔을 수익을 모두 합치면 더 큰 폭으로 저작권료가 상승했을 것”이라고 했다.
원곡자가 스스로 재발매하며 저작권료 역주행 인기를 누린 사례도 있다.
가수 양요섭과 정은지의 듀엣곡 ‘LOVE DAY(2012년 발매)’는 2021년 원곡자들이 직접 다시 불러 재발매한 후 전년 210만원이었던 저작권료 수입이 2021년 1575만원으로 올랐다.
저작권료 역주행 인기는 차트 순위와 달리 가수나 저작권료 투자자의 통장에 즉시 반영되진 않는다.
통상적으로 저작권료 수익 중 높은 지분을 차지하는 스트리밍 매체는 수익 분배까지 약 5~6개월의 시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곡으로 역주행 인기를 누리며 음원 플랫폼 20위권 안에 들고 있는 가수 아이유의 곡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2010년 발매)’도 가장 높은 저작권료 수익을 올리는 때는 매년 4~5월이다.
가요 한 곡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작곡가·작사가·편곡자에게 돌아가는 일반 저작권과 가창자·실연자·녹음 및 제작자 등에게 돌아가는 저작인접권, 두 형태로 분배 된다.
분배 비율은 음반 제작사와 가창자, 작곡·작사가 간 계약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가수가 직접 전체 곡을 써서 히트까지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통상적으로 작곡가와 작사가에게 돌아가는 저작권료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음저협이 2011년부터 매해 국내 저작권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이에게 시상해 온 저작권 대상 역대 수상자는 대부분 작곡가였다.(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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