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처럼 
          정수자

 

 



무언가에 서러워 뒤란에 숨어들면
제 안에 고이 담은 하늘 한 끝 베어서
말갛게 나를 헹구던 웅승깊은 그 우물


그래 가만 씻기며 팔을 넣어보면
슬픔도 샘처럼 고여 들 줄 알았던
어머니 젖은 손 같은  이끼가 감겨 왔다


전설처럼 서려오는 푸르른 힘에 잡혀
그 속에 들어가 나,물이 되고 싶었다.
누구든 내 가슴으로 별이듯 비춰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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