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 장사 있다… 35세 커쇼, 200승


LA 다저스 수호신, 16시즌 만에 대기록

 


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35)가 MLB(미 프로야구)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현역 선수 중 네 번째이며 역대 121번째 ‘200승 투수 클럽’에 가입했다. 
전 다저스 감독 토미 라소다(2021년 별세)는 “세상에는 3가지 유형의 선수가 있다. 일을 이뤄내는 선수과 그걸 바라보는 선수, 그리고 그저 감탄하는 선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커쇼는 첫 번째 유형인 셈이다. 그는 데뷔 후 16년째 줄곧 다저스에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커쇼는 19일 뉴욕 메츠와 벌인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5대0 승리에 앞장섰다. 
안타는 3개만 내줬고, 사사구 없이 삼진 9개를 잡았다. 
올해 세 번째 승리(3승1패·평균자책점 2.52). 통산 200승(88패·평균자책점 2.48)이었다. 
현역 선수 중 200승은 뉴욕 메츠 저스틴 벌랜더(40·244승), 캔자스시티 로열스 잭 그레인키(40·223승), 뉴욕 메츠 맥스 셔저(39·203승)가 있다. 
커쇼는 승률(0.694)만 따지면 200승 이상 현역 투수 중 가장 높다.

 

 

 



커쇼는 이날 1회초 시작하자마자 우익수가 실책을 저질러 노아웃 3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탈출했다. 
7회엔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3루에 몰렸지만 토미 팸(35)에게 86마일(138㎞)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하자 커쇼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고, 4만6884명 관중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커쇼는 전성기이던 2010년대 초중반 시속 155㎞ 안팎 강속구(주로 포심 직구)에 폭포수 커브를 장착, 무적(無敵)으로 위용을 떨쳤다. 
2014년엔 21승(3패) 평균자책점 1.77, 2015년엔 16승(7패)에 301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구속이 하락했다. 
이날도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 정도. 전 같은 ‘공포의 아우라(aura)’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그는 건재하다. 
2021년 6승(2패) 3.55로 성적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12승 3패 2.28로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도 순항 중이다. 
다저스 투수코치 마크 프라이어(43)는 “커쇼는 이제 경력(career)의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수싸움으로 타자를 돌려세우고 후배들에겐 ‘멘토(mentor)’를 자처한다. 
팀 내 젊은 투수들은 커쇼를 맏형처럼 따른다고 한다.

 

 




커쇼에겐 이제 3000탈삼진 클럽이 눈앞에 있다. 
이날까지 2833삼진을 올려 역대 22위(현역 4위). 3000탈삼진은 놀런 라이언(5714개)을 비롯해 19명만 달성한 금자탑이다. 
미 야구 통계 사이트(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커쇼는 이날까지 메이저리그에서 4만2139개 공을 던졌다. 
55.3%가 포심 직구, 28.4%가 슬라이더, 커브 14.1% 등이었다.(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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