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오스카 후보작 선정 영향
비비안 마이어의 '셀카'
수수께끼 같은 천재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작품 저작권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마이어 작품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CBS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어의 생애를 담은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Finding Vivian Maier)가
2015 아카데미상 최우수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에 선정되면서 그의 사진 작품이 장당 수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포스터
이달 22일 거행되는 시상식에서 수상하게 되면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마이어는 유모를 생업으로 삼고 1950년대부터 시카고와 뉴욕 거리의 사람들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그는 일상 속의 사람들과 거리 풍경, 부자와 걸인의 희로애락 등 한 시대의 풍미가 담긴 사진을 찍었으나
필름 속에 담긴 15만여 장의 작품은 생전 공개된 일이 없다.
마이어는 지난 2009년 한 푼의 재산도 유족도 없이,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사후에 비로소 빛을 보게 된 사진들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그의 생애가 영화로까지 만들어지게 됐다.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스틸컷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스틸컷
마이어의 작품은 이제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됐고, 그가 남겨놓은 필름의 인화 및 사진 판매·전시 등에 관한 권리를 놓고
아무 연고 없는 두 남성이 치열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방의 당사자는 시카고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존 말루프와 버지니아 주의 상업 사진작가 출신 변호사 데이비드 딜이다.
말루프는 2007년 시카고 벼룩시장에서 누가 찍은 지도 모르는 필름이 든 상자를 400달러(약 45만 원)에 사들였다.
이 안에 마이어가 평생 찍은 작품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0만 장 이상의 영상이 들어 있었다.
말루프는 필름의 원주인을 찾아나서 어렵사리 소재지를 알아냈으나 마이어가 세상을 떠난 수일 후였다.
이 과정은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에 그려져 있다.
그는 "일생을 걸고 마이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마이어와 가장 가까운 친척인 프랑스인 사촌 실뱅 조소로부터 저작권 이양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딜은 마이어 친인척 관계를 조사한 끝에 또 다른 프랑스인 사촌 프랜시스 베일리가 마이어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고
상속인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딜은 말루프가 유언 검인 절차를 밟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아직도 필름 속에 숨겨져 있는 마이어의 작품이 인화돼
새롭게 소개되는 절차가 느려지거나 심지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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