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어른의 간곡한 부탁

 

 

 

 

미국의 한 교회인 것으로 보인다. 결혼식 장면이다.
하객들 앞 왼쪽에 신부, 오른쪽에 신랑이 서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로 한 노신사가 끼어든다.
결혼식 주례는 아닌 듯한데, 신랑에게 뭔가를 한참 이야기한다. 알고 보니 신랑의 장인이 될 신부의 아버지다.
신랑이 웃다 울다 한다. 뭔 얘기를 한 걸까.
한 독자께서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 사연을 조선일보 모든 독자와 함께 나눌 수 있게 소개해 달라고 하셔서

글로 옮긴다.
사위의 이름은 필립이다.

 


"필립, 자네에게 얘기 하나를 들려주고 싶네. 얘기들이라는 게 다 그렇듯이 '옛날 옛적에'로 시작된다네.
한 아버지가 있었지. 자네가 혹시 알아채지 못할까 봐 말하는데, 그 아버지는 바로 나일세.

 

 
그 아버지는 이미 어린 아들이 있어서 행복했지. 그런데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다는 말을 들었어.

아버지는 기도했어. '하나님의 뜻이시라면 예쁜 딸을 주시옵소서.'
하나님이 들어주셨어. 그 녀석을 이 세상에서 맨 처음 가슴에 품는 행복을 누렸지.

 


갓난 녀석을 바라보면서 다시 기도했어. '제 엄마를 닮게 해주시옵소서.' 다시 들어주셨어.
사랑스럽고 다정다감하고, 착하고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고. 그런데 아버지인 내가 소외되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다시 기도했지. '저를 닮게 해주세요.' 이번에도 응답해 주시더군.

이 녀석이 트럭도 몰고 트랙터도 끌고 다니고, 건초를 실어 올리고 담뱃잎 줄기를 뜯어내고….

 


근데 아버지를 너무 닮게 돼서인지 고집 세고 감정적이고 냉정적으로 되더군.
하나님께 다시 부탁드렸지. '그건 됐습니다. 이제는 하나님 당신처럼 만들어 주십시오.'

또 들어주시더군. 간호사가 되는 데 일생을 바치더니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 곳곳에 의료봉사 활동을 다녔지.
죽음 문턱에서 사람들을 살려내기도 하고, 숨을 거두는 사람들의 손을 끝까지 붙잡아 주기도 했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도드렸어. '제 딸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이번에도 또 들어주셨어.
그래서 만난 것이 자네일세. 저 녀석 얼굴의 저 표정 보이나?

녀석이 자네를 만날 때까지 아버지인 나도 저런 표정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네.
그래서 나는 그것이 그리 고맙네.

 


오늘, 나는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존재를 자네에게 양보하는 것일세.
그래서 말인데, 한 가지만 명심해 주게. 나와 하나님은 그 녀석의 오늘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네.
한 가지만 더 충고 같은 말 해도 들어주겠나?
아버지인 나와 하나님 아버지가 그렇게 공들이고 애써온 것을 자네가 절대 망치지 말아 주기를 간절히 부탁하네."(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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