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과정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 쓰는 일이다.
이력서는 오히려 쉽다. 오자(誤字) 없이 학력·경력 등을 열거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는 본인을 마케팅하는 행위다.
자칫 입심만 센 것으로 들릴 수 있고, 거꾸로 너무 틀에 박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미국 월스트리트의 한 구직자가 쓴 소개서는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솔직해 큰 화제가 됐다.
"귀사 입사가 평범한 대학 학부생에게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를 만들어주실 수는 없는지요.
제 과거 경험과 기량에 대해 어쭙잖은 소리를 늘어놓아 시간 허비하시게 하지 않겠습니다.
엄청나게 특별한 기량이나 천재적 별남 같은 것 없습니다.
다만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받았다는 것, 열심히 일하겠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귀사의 가르침 아래서 배우기를 무엇보다 원하고 있습니다.
커피 심부름하기, 구두 닦기, 세탁물 찾아오기도 꺼리지 않겠습니다."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라고 했던가.
그는 현재 세계 4대 신용평가사인 더프 앤 펠프스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 소셜뉴스사이트 레딧에선 한국의 한 구직자 영문 소개서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저는 '뛰어난 영어 사용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급여 없이 무기한 일할 용의가 있습니다.
월급 줄 만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가서 주시면 됩니다."
용기, 강인함, 민첩성을 특히 강조했다.
모국어를 말 그대로 번역해 문법 오류투성이다.
"I have brave fight to wold bear. I have strong arm to wild bear.
I am so fast more than train."
엉터리 영어로 인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야생 곰과 싸울 용기가 있습니다. 야생 곰을 때려잡을 힘센 팔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기차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려 한 듯하다.
'정말 용감하다'는 응원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1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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