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겉표지만으로 미루어 판단하지 말라고 했다.
하물며 사람을 겉모습으로 지레짐작해선 안 된다.
그러나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서로 힐끗 쳐다보며 평가하고 단정해버린다.
길을 건너는 모습만 봐도 그 사람을 대충 알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빨간불이든 파란불이든 완전히 제멋대로 길을 건너는 이는
도대체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다.
자기 자신만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자기 기분에 맞춰야 한다고 여긴다.
차가 빵빵거리든, 자기를 피해 돌아가든 개의치 않는다.
주변 세상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예 무시해버리는 타입이다.
어떤 사람은 보행신호 들어올 때를 기다린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빨간불인데도 누군가 길을 건너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따라 건넌다.
차가 달려와도 "우리 숫자가 많은데 뭘 어쩌겠어?" 한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언제나 다수의 편에 가담하는 유형이다.
어떤 이는 끝까지 신호를 기다린다.
전형적으로 법을 준수하는 사람이다.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횡단보도 신호를 바라보며 계속 기다린다.
삶의 방식도 그렇다.
맡은 일만 하고 규칙을 지키면서 안전한 쪽에 남아있는다.
중간형이 있다.
상황을 판단해 자기 주관대로 길을 건넌다.
주위를 완전 무시하고 어리석게 횡단하지는 않는다.
달려오던 차들이 다 지나가면 길 양쪽을 살펴가며 건너간다.
도로가 텅 비어있는데도 마냥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여긴다.
예측되는 위험 부담을 기꺼이 감수한다.
맹목적으로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세상이 다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한다.
옛말에 남을 얘기할 때는
두 달 동안 그 사람 입장이 돼보고 난 뒤에 하라 했다.
특히 남 손가락질할 때
세 손가락은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언제나 명심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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