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우의 쉬운 사진] (45) 포토샵 필요 없는 사진 찍기

 

조리개 '확' 열고 찍으세요, 사진이 뽀얗게 예뻐져요

렌즈 50㎜·셔터스피드 1/1600sec·조리개 f/1.4·감도 ISO 800.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게 꽤 많다.

특히 사진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제법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에 적절한 포토샵 처리를 해주는 것이다.

필터 효과를 입혀서 사진을 뿌옇게 만들기도 하고, 사진의 배경을 흐리게 바꿔 놓기도 한다.

그렇게 처리한 사진은 그러나 뜯어볼수록 어딘가 인위적이다.'포토샵 엄청 했네'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게도 된다.



사실 포토샵을 하지 않아도 렌즈 조작만 잘한다면 뽀샤시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사진을 충분히 찍을 수 있다.

비밀은 렌즈 조리개를 최대한 여는 것이다. 조리개를 연다는 건 사람 눈으로 치면 눈을 크게 뜨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무언가 잘 보이지 않을 때 눈을 가늘게 뜬다. 가늘게 눈을 뜨면 한층 사물이 또렷해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눈을 크게 뜨면 눈을 가늘게 뜰 때보단 사물이 상대적으로 흐릿해 보인다. 카메라 렌즈도 비슷하다.

조리개를 충분히 열어주면 한 부분만 초점이 맞고, 나머지 부분은 다 뽀샤시하게 찍힌다.

인물에 힘을 주고 싶을 때, 찍는 대상과 배경을 제대로 분리하고 싶을 때 이보다 좋은 방법도 없다.

따라서 난 렌즈 조리개를 최대로 여는 '조리개 개방'을 두고 '자동 뽀샵 기법'이라고 농담처럼 부르기도 한다.



이때 기왕이면 렌즈는 기본 렌즈인 '표준 렌즈(50㎜)'를 쓰는 걸 권하고 싶다.

보통 다른 렌즈는 조리개를 최대한 열어도 그 개방치가 2.8에서 4 정도지만, 표준 렌즈는 최대 개방치가 1.4 또는 1.2까지 된다(조리개를 열수록 조리개 수치는 작아진다).

그만큼 표준 렌즈로 찍으면 표현하고 싶은 부분에만 힘을 주기에 좋다.



이때 기억할 것은 초점이 맞는 범위가 좁은 만큼이나, 초점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인물을 찍는다면 눈동자에, 비에 젖은 나뭇잎을 찍는다면 그 나뭇잎에 매달린 빗방울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1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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