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충칭(重慶) 길거리에서 '방방(棒棒·짐꾼)'하고 부르면 순식간에 저를 다섯 명이 에워쌌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방방을 찾아다녀야 할 판이네요."


중국 선전에서 공예품 공장을 운영하는 샤오리원(肖力文)씨는 최근 충칭에 왔다가 깜짝 놀랐다.
택시에서 내린 지 반나절이 지났는데 방방을 한 사람도 못 본 것이다.


훠궈(火鍋·중국식 샤부샤부), 미녀와 함께 충칭(重慶) 3대 명물로 꼽혔던 방방의 수가 급격히 감소해 "역사의 무대로 사라지고 있다"고

충칭일보 등 중국 언론이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한때 중국 충칭(重慶) 길거리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던 짐꾼 ‘방방(棒棒)’의 모습.
                                                                    대나무 봉(棒) 양쪽에 물건을 매달아 날라준다 해서 방방이라고 한다.
                                                     고갯길과 계단이 많은 충칭의 대표적 서민 직업으로, 1990년대까지 수만명이 활동하기도 했다.>

 


방방은 물건을 날라주고 돈을 받는 배달부로, 대나무 봉(棒) 양쪽에 물건을 매달아 나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80년대 이후 그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개혁개방 이후 농촌에서 도시로 왔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서민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수가 불어났다.
마치 부대를 연상시킨다고 해 '방방쥔(棒棒軍)'이라고 불린다.

 


특히 고갯길과 계단이 많은 충칭에서는 방방이 대표적인 서민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매체들은 전성기였던 1990년대 중반 인구 3200만명인 충칭에만 10만~50만명의 방방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7년에는 충칭 방방의 애환을 다룬 코미디 드라마가 방영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고 젊은이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방방의 수가 급속히 줄고 있다.
충칭사회과학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방방의 평균 나이는 55세로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칭일보는 1990년대까지 1000여명의 방방이 모여 살았던 지역을 조사한 결과 현재 방방으로 일하는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갖게 되고, 택배 등 운수업이 발달하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1990년대 초 1위안이던 요금이 5위안으로 올랐지만 남은 방방의 생활은 여전히 고단하다.
56세인 왕취안린(王全林)은 "생활비가 올라 매달 남는 돈은 그때나 지금이나 500위안으로 똑같다"고 말했다.(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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